•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독자가 본 기사들 데이터 분석해 기호에 맞는 광고를 붙여라”

[잃어버린 독자를 찾아서/해외편] ③ 영국 뉴스UK의 독자 분석 플랫폼 ‘뉴스IQ'

김달아 기자2019.08.28 15:53:31

영국 대표 일간지 중 하나인 타임스(The Times·상단 왼쪽)와 대중지 선(The Sun·상단 오른쪽) 등을 발행하는 뉴스UK는 독자 분석 플랫폼 ‘뉴스IQ’를 개발해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영국 대표 일간지 중 하나인 타임스(The Times·상단 왼쪽)와 대중지 선(The Sun·상단 오른쪽) 등을 발행하는 뉴스UK는 독자 분석 플랫폼 ‘뉴스IQ’를 개발해 콘텐츠 제작과 온라인 광고에 활용하고 있다.


과거 언론사들은 독자를 궁금해 하지 않았다. 그들이 누구인지, 관심 있는 이슈는 무엇인지, 어떤 기사를 읽고 무엇을 느끼는지 알지 못 했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러다 언론산업에 위기감이 돌자 뒤늦게 독자를 찾기 시작했다. 언론사가 독자의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구독이나 후원을 독려하는 모습은 전 세계적 흐름이다.


영국 대표 일간지 중 하나인 타임스(The Times)와 대중지 선(The Sun) 등을 발행하는 뉴스UK도 그 대열에 있다. 뉴스UK는 2년 전 뉴스 이용자 분석 플랫폼 ‘뉴스IQ’ 개발에 나서 지난해 6월 공식 도입했다. 뉴스IQ는 뉴스UK 산하 미디어 웹사이트에 방문한 이들의 디지털 지문을 수집, 분류, 분석해 시각화한다. 방문자가 남긴 정보와 인터넷 쿠키 등을 통해 자사 웹사이트뿐 아니라 다른 플랫폼에서의 행동까지 추적하는 방식이다. 집계된 데이터는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쓰이는 것을 넘어 온라인 광고에도 활용된다.


뉴스IQ 운용을 총괄하는 베디에르 에디미르(Bedir Aydemir) 뉴스UK 청중·데이터·커머셜팀장은 “우리는 누가 왜 이 기사를 읽는지, 기사에 대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을 갖는지 알고 싶다”며 “뉴스IQ가 수집, 분류, 분석한 데이터를 이용하면 특정 독자층에 맞는 광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 데이터 수집-분류-분석 플랫폼 뉴스IQ 개발  
불과 3년 전만해도 뉴스UK 역시 독자 데이터를 수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늘 타임스와 선 웹사이트에 직접 찾아와 기사를 읽었다. 기자와 편집자는 직감에 따라 써야할 기사를 결정했고 어떤 기사가 반응이 좋을지 추측했다. 기사를 통해 독자를 알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한 것이다.  


뉴스IQ를 개발한 이후 뉴스UK 뉴스룸 풍경은 사뭇 달라졌다. 인기 있는 기사, 공유 수, 댓글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독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독자 개개인이 관심 가질 만한 기사도 추천한다. 에디미르 팀장은 “구성원 모두 과거와 다른 마음으로 데이터를 대한다. 콘텐츠, 독자, 브랜드 등 모든 것을 정보의 관점으로 이해하고 사업에 활용하려 한다”며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면 독자들이 웹사이트에 오래 머물며 더 많은 기사를 읽게 된다”고 말했다.


뉴스IQ가 독자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는 과정은 매체별로 다르다. 먼저 타임스는 유료 정기구독으로 운영된다. 구독자가 자신의 나이, 성별, 이메일, 수익, 결혼 여부 같은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뉴스IQ는 이메일 주소와 쿠키를 기반으로 독자가 접속한 또 다른 웹사이트, 인터넷 활동 정보를 수집한다.


구독방식이 아닌 선의 경우 웹사이트를 방문한 익명의 독자를 파악해야 한다. 이때 자체 개발한 디지털 지문 추적 시스템을 활용한다. 뉴스IQ는 특정 독자의 이름이나 얼굴은 모르지만 그가 지난 한 달 동안 테니스 관련 기사를 하루에 3개 정도 읽었다는 것, 즉 테니스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그가 클릭한 광고, 가입한 서비스, 참여한 이벤트와 여론조사 등 웹에서 활동한 기록들을 지속적으로 수집한다.


뉴스IQ는 광범위한 독자 데이터를 선호도, 의견, 감정, 이슈별로 분류한다. 독자 개개인이 좋아하는 주제, 같은 기사를 읽었더라도 누가 얼마나 머물렀는지, 해당 이슈에 얼마나 관심이 있고, 각각 어떤 의견과 감정이 있는지 구분하는 것이다. 이런 정보를 담은 디지털 지문을 기반으로 독자별 프로필을 만든다. 비슷한 디지털 지문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그룹화한다. 뉴스IQ 플랫폼 안에서 독자 한 사람의 프로필부터 항목·유형별 그룹 자료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에디미르 팀장은 “뉴스IQ는 1년 전 도입했지만 정보 수집·분류 방법, 특정 주제에 대한 독자의 감정·의견 분석 규칙을 정립하는 과정을 거쳐 지난 5월 실제 시각화가 가능해졌다”며 “대시보드는 매우 단순해 보이지만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수집, 보관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디에르 에디미르 뉴스UK 청중·데이터·커머셜팀장. 그는 뉴스IQ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만난 베디에르 에디미르 뉴스UK 청중·데이터·커머셜팀장. 그는 뉴스IQ 운용을 총괄하고 있다.


◇독자 분석으로 광고 효율성 높여 수익 창출
뉴스IQ 출시 1년여가 흐른 현재 뉴스UK는 독자를 150여개 집단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이는 광고 타깃층이 150개로 세밀하게 분류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에디미르 팀장은 “매달 4000만명 이상이 우리 웹사이트를 방문하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 수익을 내는 게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뉴스IQ로 분석한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들의 관심사와 관련 있는 광고를 보여주면 광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영국 언론사 상당수는 광고에서 수익을 얻고 있다. 실제 광고 효과가 크지 않은 지면 광고는 줄어드는 추세다. 온라인 광고부문에서도 더는 큰 폭의 매출 증가를 기대하긴 어렵다. 뉴스UK는 뉴스IQ를 활용한 새로운 온라인 광고 수익모델을 만들었다. 직접 수집하고 분석한 독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광고 적중률을 높이는 것이다. 에디미르 팀장은 정원 관련 제품 광고를 예로 들었다. 광고주는 ‘우리 제품은 나이 든 사람들이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광고할 것이다. 반면 뉴스IQ 데이터를 살펴보면 중·노년 여성들이 정원 가꾸기를 좋아하는 것은 맞지만 젊은 남자들, 특히 런던 외곽에 사는 남성들도 정원에 관심 있다는 사실까지 알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정원 그룹에 속한 독자들이 공통적으로 선호하는 주제를 추천할 수도 있다. 뉴스IQ 데이터로 광고주에게 효과적인 타깃층을 조언하고 실제 자사 웹사이트에 광고를 싣게 만드는 것이다.


이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독자가 언론사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일을 가치 있다고 느낌으로써 언론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에디미르 팀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라인 광고에 부정적이다. 자신과 별 상관없는 내용의 광고에 많이 노출돼 싫은 것”이라며 “그러나 그들에게 흥미롭고 유용한 광고를 제공하면 광고를 좋아하게 되고, 웹사이트에서 더 나은 경험을 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독자 데이터를 분석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회사 전체가 독자 분석 나서야”
뉴스UK의 실험은 이제 막 본게임에 접어들었다. 뉴스IQ 개발 단계부터 지난 2년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신들만의 기준을 정립했다. 뉴스IQ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인력은 청중·데이터·커머셜팀 소속 10여명이지만 새로운 플랫폼이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다양한 직군이 대화하고 협업했다. 지금도 여러 프로젝트를 통해 수정·보완이 이뤄지고 있다.


광고회사 출신으로 이전 직장(영국 메일온라인)에서부터 데이터 분석업무를 해온 에디미르 팀장은 “언론사에는 데이터로 작업해본 사람들이 많지 않다”면서 “이들에게 데이터가 무엇을 말해줄 수 있는지 이해시키는 일은 굉장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언론사들이 독자 데이터 분석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모델이야말로 언론사, 독자, 광고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우리는 콘텐츠에서 정보 수집을 시작한다. 독자를 분류하고 그에 맞는 광고를 제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독자를 오래 붙잡아두려면 기사든 광고든 그들이 흥미 있어 하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 독자 데이터 없인 어려운 일이다. 경영진부터 뉴스룸, 마케팅팀, 엔지니어팀 등 모든 구성원이 합심하지 않으면 데이터를 제대로 수집할 수도 분석할 수도 없다. 우리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먼저 도전한 것이다. 경영진 동의하에 빨리 시도해보고 실패하더라도 책임을 추궁하지 않는 문화가 필요하다. 언론사도 이런 스타트업 문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