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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대주주 지위 회복하자”… 호반 견제 나선 서울신문

[구성원 180명 만민공동회 운집]
'기본급+연야수당 1% 이상 약정' 임시총회 열고 15일부터 투표

[독립언론 의지 보여주는 상징]
‘낙하산 사장’ 논란 있었을 때 견제카드로 활용해 온 자구책

최승영 기자2019.07.10 14:32:16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신문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한국기자협회 서울신문지회,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등이 마련한 자리엔 경영진을 비롯한 180여명 구성원이 참석, 호반건설이 3대 주주가 된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을 함께 고민했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제공

▲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신문 만민공동회가 열렸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한국기자협회 서울신문지회,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 등이 마련한 자리엔 경영진을 비롯한 180여명 구성원이 참석, 호반건설이 3대 주주가 된 상황을 공유하고 대응을 함께 고민했다.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 제공


“호반건설을 검색하면 서울신문 3대 주주로 올랐다는 게 제일 먼저 나옵니다…1대 주주가 되면 사옥 재건축부터 하고 제작국과 발송국을 외주화하거나 폐쇄할 것이라 합니다…우리가 할 일은 없는 것입니까.”


지난 3일 서울신문사 구성원은 ‘만민공동회’를 열었다. 갑작스레 3대 주주로 들어온 민간 건설사의 행보에 내부 우려는 컸다. 이날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엔 저녁 식사도 거른 180여명이 빼곡이 자리를 채웠다. 야근으로 불참한 한 사원은 위와 같은 이메일을 보내 심경을 토로했다. “현재 상황은 어떤지” “대응 전략은 무엇인지” 질문부터 “우리가 좀 더 부담을 지겠다” “대책을 더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까지, 격론이 벌어졌다. 결국 이날 오후 6시10분께 시작된 만민공동회는 밤 8시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됐다.


이날 총의는 ‘1대 주주 지위복원’으로 모였다. 실행여부와 방안을 두고 표결을 앞둔 상태다. 서울신문 제11기 우리사주 이사회는 8일 ‘1대 주주 지위복원 및 유지를 위한 사주조합원 급여(기본급+연야수당) 최소 1% 이상 약정 참여’를 안건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15~18일 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안건이 통과되면 현재 143명이 참여한 약정 캠페인에 전 사주조합원(420여명)이 함께하게 된다. 건설사 지분 참여를 위기로 인식한 구성원들이 자신들 역시 부담을 지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그간 적립금과 향후 마련될 기금으로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방안이 구체적으로 거론된다. 현재 서울신문 지분은 기획재정부(30.49%), 우리사주(29.01%), 호반건설 (19.4%), KBS(8.08%) 등인만큼 최소 1.5%만 더 확보하면 1대 주주를 차지할 수 있다. 박록삼 서울신문 우리사주조합장은 “적립기금은 1대 주주 지위 복원과 유지, 퇴직자 주식 매입에 쓰인다. 여러 방안이 있고 압도적인 지지만 확인되면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목표”라면서 “자사주 매입은 (타 주주에 대한) 배임 우려가 있어 경영진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를 최소화하며 ‘윈-윈’할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1대 주주 복원’은 ‘독립언론’을 지향하는 구성원의 의지를 드러내는 상징으로서 의미가 크다. 나아가 호반건설의 개입을 견제할 최소한의 장치로써도 의미가 있다. 정관상 사장추천위원회 개최권한을 1대 주주가 갖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분을 가진 공적 지배구조 아래 정권 교체 때마다 ‘낙하산 사장’ 논란을 겪어온 서울신문에선 관행상 2대 주주이면서도 실제 견제카드로 활용해 온 방식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호반건설이 기존 포스코 보유 서울신문 지분을 전량 매입했다는 소식이 급작스레 전해지며 서울신문엔 비상이 걸렸다. 국영기업에서 민영화된 포스코가 ‘국민주’로 여겨져 온 서울신문 지분을 청와대 동의 없이 매각할리 없다는 우려가 나왔다. 지분매입에 약 230억원의 추산비용을 들인 호반건설이 경영권 행사가 어려운 3대 주주에 만족할리 없다는 시선이 많았다. 특히 호반건설이 출자 주주 내 수의계약이 가능한 한계 지분(20%)에 가까스로 든 포스코 지분을 매입하면서 국고재산매각절차 예외조항을 “적대적 인수합병의 정교한 플랜” 아래 이용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후 노조와 우리사주, 기자협회, 사측은 진상파악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3일 고광헌 서울신문 사장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서울신문 경영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분 처리 시 서울신문 독립추진위원회(추진위) 논의 내용을 참고, 서울신문과 협의 하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민간에 이익을 줄 의도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추진위는 서울신문 노사와 우리사주,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학회 등이 참여해 서울신문 지배구조 독립방안을 모색하는 기구다. 기재부도 참여하는 추진위는 지난 4일 “최근 호반건설의 서울신문 지분 매입에 대해 서울신문이 민간 건설사에 넘어가선 안 된다는 원칙에 합의”하기도 했다.


단,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서울신문 우리사주가 3대 주주가 바뀐 배경과 관여여부를 질의한 공문에 아직까지 어떤 답도 하지 않았다.


건설자본의 지분 개입에 서울신문 구성원들은 이제 막 대응의 첫발을 내디딘 상태다. 이를 계기로 추진위는 중장기 계획으로 잡았던 ‘서울신문 지배구조 독립’을 위한 시나리오 3~4가지를 호반건설에 대한 대응과 맞물려 당면 과제로 고민하고 있다. 우려는 잔존하지만 다소 미온적으로 체감돼 온 ‘지배구조 독립’ 문제가 구성원 개개인의 이슈로, 우리사주 지분을 궁극적으로 50.01%로 만드는 내부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서울신문 한 기자는 “흐릿해졌던 ‘우리가 회사 주인’이라는 의식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북돋아진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회사가 새로 거듭나는 계기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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