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주말뉴스부 기자들이 평일과 주말이 뒤바뀐 근무형태가 5개월째 이어지며 ‘워라밸’ 붕괴를 호소하고 있다.
JTBC A 기자는 “‘토일’에 근무하고 ‘월화’를 쉰다. 남들이 쉴 때 일하고 일할 때 쉬는 셈인데 휴일을 줬으니 된 건가. 가족과도 함께 못하고, 지인과 어울리는 것도 쉽지 않다. 남들 쉴 때 못 쉬면서 사회생활 전반 인간관계가 무너지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평일과 주말에 쉬는 걸 정말 똑같이 볼 수 있나. 그렇다고 어떤 혜택이 있는 것도 아니다. 회사 쪽에서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는 게 가장 서운하다”고 덧붙였다.
JTBC 기자들에 따르면 JTBC는 주 52시간 상한 근로제 시행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 7월 주말뉴스부를 꾸려 운영에 들어갔다. 전담 부서를 둠으로써 주중-주말 업무를 분담하고, 이를 통해 전체 기자들의 근무시간 단축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전체적으론 일부 개선 효과가 있었지만 주말뉴스부 소속 14명(보직자 포함) 기자들은 ‘주말이 없는 삶’을 지속해야 했다. 매주 부서별 당직기자 1~2명이 참여하지만 ‘토일’ 뉴스의 책임은 온전히 주말뉴스부에 쏠린다. 그렇게 ‘수목금토일’ 근무, ‘월화’ 휴식 사이클이 5개월 간 이어지며 일상의 훼손을 토로하는 게 현재 모습이다.
JTBC B 기자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 부족을 말하는 게 공통적”이라면서 “주말뉴스부에도 출입처 개념이 있다 보니 불가피하게 ‘월화’에 취재원을 만날 때도 있고, ‘그때만 인터뷰가 된다’ 그러면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주말뉴스부 운용이 주 52시간 상한근로제 시행에 따른 회사 측의 대응 조치였던 만큼 보상 등 개선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노동 관련 법안은 휴일의 빈도와 횟수 등은 적시하고 있지만 ‘주말’을 일괄적인 휴일로 명시하고 있진 않다. ‘토일’ 근무를 이유로 통상임금 1.5배 가산 지급 의무 등이 사측에 부과되지 않지만 기자들의 노동 여건을 감안할 때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영석 언론노조 법규국장(노무사)은 “‘일하는 시간이 같다면 임금을 똑같이 주면 문제없다’고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 본다. 보편적인 생활관계 유지라는 부분에서도 그렇고 주말에만 할 수 있는 일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휴일을 3일로 늘리거나 금전적인 보상을 해주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 제언했다.
앞으로 JTBC가 구성원 전체의 근무여건 개선이란 당초 취지를 살려 대응해 나아갈지 관심이 쏠린다. KBS와 SBS 등에선 아직 2주에 한 번 꼴로 돌아오는 당직자가 주말뉴스를 커버한다. JTBC와 달리 이들은 내년 ‘주 52시간’ 적용 대상이 된다. 한 지상파에선 주말뉴스팀 도입을 고려하다 JTBC와 비슷한 문제를 예상, 백지화한 바 있다. 이번 요구는 휴식의 ‘양’이 아니라 ‘질’을 문제 삼은 방송사 선례라는 의미도 있다.
중앙일보·JTBC 통합노조는 이번 건에 대해 “주말에 일하는 이틀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월화’ 쉬는 걸로 등치가 돼선 안 된다. 수당이든 어떤 형태로든 적절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공식입장”이라고 밝혔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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