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추천탭' 화면
▲구글 'AI 뉴스편집' 화면
포털 다음은 지난 10일 기존 모바일 다음 첫 화면, 즉 기존 뉴스탭의 왼쪽에 ‘추천탭’을 놓는 개편을 진행했다. 구글도 지난 14일 뉴스앱 업데이트를 마무리지으며 모바일 뉴스 서비스에 대대적인 변화를 감행했다. 다음은 이번 개편에서 AI 편집의 결과물로 채워지는, ‘추천탭’을 만들었다. 아예 새 카테고리를 만들어 ‘이용자 맞춤’ 콘텐츠를 모아 보여주는 방식이다. 추천탭을 누르면 뉴스 뿐 아니라 브런치, 티스토리, 카카오TV, 카페 등 카카오 플랫폼에서 나온 콘텐츠를 이용자 구독패턴과 취향 등에 따라 선별해 AI가 추천, 배열하는 식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뉴스를 추천하는 기존 루빅스 알고리즘이 전체 콘텐츠를 추천하는 카카오i 알고리즘 일부라고 보면 된다”며 “대상 콘텐츠 풀의 범위를 넓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용자 반응을 고려해 업데이트를 하고 첫 화면 배치도 검토할 예정이다.
언론계 안팎에선 뉴스와 타 콘텐츠를 섞어 제공하는 방식이 뉴스 전반의 신뢰도를 하락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최민재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은 “뉴스, 오락 콘텐츠, 블로그·카페 글이 구분 없이 혼재되면 신뢰도 확인이 어려워지고 등가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용자의 뉴스에 대한 신뢰도 전반이 떨어지고 오독을 할 여지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공동체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음 입장에선 뉴스를 일반 콘텐츠와 섞어 보여주는 게 ‘이용자 우선주의’에 부합한다고 볼 수도 있다. 탭 이동의 불편없이 ‘한 큐’에 선호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에게 공론장으로 인식되면서도 공론장이길 포기한 처사”라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정보인권연구소 이사인 이은우 변호사는 “어떤 집단이든 전문가 윤리가 있다. 포털은 언론을 서비스한다는 점에서 저널리즘의 윤리 같은 규율도 고려해야 한다”며 “포털 공간은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관계를 맺고 결집하며 이룬 것이지 독자적인 성취가 아니다”라고 했다.
구글의 개편에서도 ‘AI 뉴스배열의 전면화’는 부각되는 포인트다. 개편된 뉴스앱을 켜면 맞춤형 AI추천뉴스 5개가 뜨고, 모두에게 공통으로 보이는 우측 헤드라인 섹션의 뉴스도 AI가 배열한다. 기사 우측 하단의 버튼을 터치하면 같은 사안을 다룬 타 언론사 기사를 보여준다는 강점도 있다. RSS피드로 제공하는 기사 최상단에 로고를 박아 언론사 브랜딩을 강화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성규 메디아티 미디어테크랩장은 “한국 포털에서 파편화시킨, 탈맥락화시킨 단편 기사들의 맥락을 복원하고 싶었던 거 같다”며 “한국 버전에선 뉴스 양이 적어 잘 드러나지 않는데 타임라인을 제공하고 SNS 인플루언서의 견해를 보여주는 방식 등에서 이용자 배려가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추천 기사 출처가 다양하지 않고, 어떤 기준에 따라 배열되는지 설명 부족에 대한 불만이 많다. 김경숙 구글 홍보총괄상무는 뉴스배열 기준, 추천 언론사 풀이 다양치 못하다는 지적에 “구글 검색알고리즘에 200여개 시그널이 있는데 뉴스 알고리즘도 비슷하다. 모바일 최적화도 고려요소고 AMP 시그널이 세다보니 적용한 곳이 랭킹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몇몇 언론사가 자주 보이는 건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앱 내 뉴스 대부분이 인링크로 제공되는 걸로 보인다는 질문에는 “99%가 아웃링크다. 100%라고 못하는 건 알고리즘상 정말 아웃브레이킹한 뉴스의 경우 RSS피드에 있는 게 나올 수 있어서”라고 부연했다. 현재 뉴스앱 내 ‘뉴스스탠드’에 특정 매체들이 인기뉴스로 등재된 기준에 관해선 “언론사들 선택에 따라 AMP, 웹페이지, 뉴스스탠드 등을 할 수 있고 RSS 전송여부도 각사 상황에 따라 고를 수 있다. 그 여러 개를 다한 곳이 순위에 올라있다”고 전했다.
포털의 모바일 뉴스개편 기조가 ‘AI 편집’으로 변하면서 이에 대한 언론사의 대응, 네이버의 3분기 개편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최진순 한국경제신문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 포털의 AI 도입을 “기술 플랫폼이 뉴스영역에서 시도하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의 거대한 변화 국면”이라고 했다. 이어 “생산자 능력이 거세된 유통 구조에선 유통자의 기술력을 사회적으로 제어할 수 없다면 포털의 기술 정당성, 책임, 도덕 문제는 언제고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연진 한국일보 디지털콘텐츠국장은 “네이버, 다음보다 학습도가 높다고 하는 구글만 봐도 기사를 만드는 입장에선 미덥지 못한 게 솔직한 얘기”라며 “AI제공뉴스가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될 텐데 각 뉴스가 가치대로 대우받고 독자에게 전달될지 걱정스럽고 궁금하다”고 했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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