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영업익, 1년만에 반토막?

411억서 작년 210억으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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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민이 길거리 가판대에서 조선일보를 집어드는 모습. /조선미디어 홈페이지 캡처.

▲한 시민이 길거리 가판대에서 조선일보를 집어드는 모습. /조선미디어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조선일보의 수익이 절반으로 쪼그라들었지만 배당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내부 기자들은 사측이 ‘임금은 줄이고 배당 불리기’만 급급하다며 비판에 나섰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은 지난해 21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411억원)의 절반 규모다. 2014~2016년 3년간 평균 약 402억원의 수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지난해 조선의 매출 총이익은 전년에 비해 123억원 급감했다. 펀드매니저 A씨는 “신문매출(-67억원)과 사업수익(-73억원)이 크게 줄어든 게 영업 악화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신문판매부수가 매해 줄어들고 있는 데다 광고협찬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어서다. 사측 한 관계자는 “재작년에는 ‘이중섭 전시회’와 같이 대형행사를 진행했지만 지난해에는 마땅한 전시가 없어 사업수익이 뒷걸음질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판매비와 관리비 등 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 하락의 요인이다. 특히 2016년 8억원에 불과하던 퇴직급여가 작년에 61억원으로 657% 늘어난 게 두드러졌다. 회계사 B씨는 “급여나 복리후생비보다 퇴직급여충당금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에 사측은 “2년치 임금인상분이 소급 적용되다보니 퇴직충당금이 함께 오른 ‘일시적인 요인’일 뿐”이라고 답했다.


수익은 줄었지만 주주에 대한 배당은 여전했다. 특히 올해는 신문용지값이 오르며 경영악화가 우려됐으나 3월 주총 결과 123억원을 배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7년 54억원 규모였던 배당은 꾸준히 오르더니 영업이익이 400억원을 넘어선 2014년부터 12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펴낸 <2016 한국언론연감>에 따르면 2015년 12월31일 기준 조선일보 1대 주주는 전체 지분 중 30.03%를 차지하고 있는 방상훈 사장이다.



조선 노조는 지난 6일 노보를 통해 “매년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임금을 줄이더니 배당은 부풀려왔다”며 “호봉제를 폐지한 이후 ‘한해는 동결, 한해는 찔끔 인상’이라는 원칙을 적용해 사실상의 임금 삭감을 종용했다”고 비판했다.


노조 관계자는 10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인상이 안 되면 숙련도나 연차 증가에 따른 보상이 전혀 없다. 우리는 ‘인상’도 아니고 ‘정상화’를 요구하는 건데 사측이 그조차 부정하고 있다”며 “2월초에 내놓은 ‘임금 5% 인상안’은 호봉 수준에 물가인상률을 반영한 규모다. 배당금의 5분의 1도 안 되는 규모인데 사측이 자꾸 협상을 미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에 “2년치 소급분을 적용해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매해 3%씩 임금이 오르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1인당 임금인상분’을 계산하면 줄어든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오른 것”이라며 “노조와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답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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