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와 MBN 등 종합편성채널의 지난해 매출이 시청률 상승과 브랜드 이미지 개선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방송사는 전반적으로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 면에서는 MBC를 제외하고 모두 호조세를 보였다.
KBS는 지난 2016년 매출 1조4866억원에 영업이익 1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엔 매출 1조4326억원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1년(-651억)부터 2015년(-211억)까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다 2016년에 흑자로 돌아서더니 지난해 수익을 더 늘린 셈이다.
2016년 89억원의 적자를 낸 SBS도 작년에 140억원의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KBS와 MBC의 총파업 여파가 반사 이익으로 이어졌다는 게 주된 평가다. 하반기 노동조합의 ‘리셋 SBS’ 투쟁이 가열차게 진행되자, 내부 불만을 달래기 위해 계열사와의 콘텐츠 거래요율을 소급 인상한 게 실적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MBC의 경우 지난 2014년 27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 또다시 큰 폭의 손실(-565억원)을 기록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 들어서면서 경영진이 정부비판 보도를 묵인 축소하는 등 꾸준히 보도 논란을 일으켜온 MBC로서는 신뢰 하락이 수익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광고시장이 호황일 때 총파업에 돌입하며 보도와 드라마, 예능 등이 ‘올스톱’된 것도 적자난에 한몫했다. MBC 관계자는 “2016년 대비 광고 매출이 약 1000억원 빠졌고 프로그램판매 매출도 500억원 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승호 신임 사장이 △‘2018년에 700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제작비에 과감히 투자해 콘텐츠의 질을 높이겠다’는 장기 플랜을 제시한 점 △뉴스데스크와 스트레이트 등 보도시사프로그램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점 △여의도 사옥 매각 혹은 모델하우스 임대 준비 등을 감안하면 내년부터는 점차 안정되지 않겠느냐는 업계 기대가 나오는 상황이다.
종편에서는 JTBC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JTBC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3000억원, 영업이익은 2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1년 개국 이래 첫 흑자다. 뉴스룸의 신뢰도 상승이 전반적인 시청률 향상과 브랜드 개선에 영향을 미치며 광고 수익으로 이어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 광고가 완전히 끊긴 와중에 낸 성과여서 더 의미있다. JTBC의 관계자는 “중소형·외국계 기업들의 광고가 빈 자리를 메웠다”고 설명했다. 다만 5000억원에 달하는 누적적자가 있는데다, 지상파 총파업에 따른 반사효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올해 성과가 더욱 주목된다.
MBN의 경우에도 실적이 크게 향상됐다. 지난 2016년 매출 1305억원에 영업이익 8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더니, 지난해엔 매출 1403억원에 132억원 규모의 영업 흑자를 이어갔다. MBN 관계자는 “예능과 교양프로그램이 장수프로로 자리를 잡은 데다, 보도 채널의 경우에는 공정과 신뢰를 기반으로 채널 브랜드 제고에 도움이 됐다”며 “이미지가 변화되고 젊어진 느낌이 있다. 마케팅 채널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매출 1800억~2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매출 1305억원에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TV조선의 경우에는 지난해 14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TV조선 관계자는 “재승인 과정에서 콘텐츠 투자를 많이 하라고 해서 작년보다는 (영업이익이) 많이 빠질 듯하다”고 설명했다.
채널A도 지난 2016년 매출 1320억원에 17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지난해 적자폭이 더 커졌다. 주주들에 따르면 매출액은 1422억원, 영업손실은 콘텐츠 투자 확대 등으로 전년보다 조금 늘었다.
한편, 지상파TV의 광고시장은 지난해에도 소폭 쪼그라든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의 ‘2017 방송통신광고비 조사’에 따르면 지상파TV의 광고비는 1조6529억원으로, 전년(1조7692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보고서에는 종편의 광고 매출이 꾸준하게 상승세를 보인데 비해 지상파의 경우에는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에는 지상파와 종편 모두 광고시장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코바코의 3월 ‘KAI 지수’에 따르면 올해 4월 종합 KAI는 113.5로 3개월 연속 광고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광고주가 많았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이진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