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선데이 분사에 '구조조정 불안감' 술렁

"시니어들 배신감과 허무함"…사측 "디지털 혁신 속도 높이는 개편"

  • 페이스북
  • 트위치


중앙일보가 중앙SUNDAY(선데이)를 분사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부가 '구조조정 불안감'으로 술렁이고 있다. 중앙측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는 입장이지만 기자들은 사실상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병상 중앙일보 편집인은 지난 6일 편집국 기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선데이의 계열사 전출을 언급했다. 현재 중앙일보 편집국에 속해 있는 선데이를 계열사인 중앙일보플러스로 옮기고, 선데이 담당 기자들의 소속까지 변경하겠다는 것이다. 중앙일보플러스는 월간중앙, 포브스, 이코노미스트 등 시사잡지와 중앙일보 일부 섹션면을 제작하는 곳이다.


이날 오 편집인은 계열사로 적을 바꾸는 선데이에 중앙일보 시니어 기자들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앙일보를 큰 배에 비유하면서 침몰하지 않기 위해 무거운 짐과 선원들을 작은 배로 이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올해 삼성광고 중단 여파 등으로 큰 폭의 적자가 예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들이 이번 개편을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이라고 보는 이유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설명회에서도 회사의 어려운 경영사정이나 고령자가 많은 인력구조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결국 인건비 절감이라는 목적이 있는 것”이라며 “대상이 된 시니어들 사이에선 배신감과 허무함이 있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또 다른 기자는 “무거운 짐과 선원은 연봉이 높은 시니어 기자들 의미하는 것”이라며 “50대 이상 기자 20~30명이 선데이행 명단에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에선 시니어 기자들을 보내놓고 선데이를 폐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최근 선데이의 매출이 좋지 않은 데다 일요일 배달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또 선데이를 중앙일보 토요판과 통합한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소문으로 돌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선데이 폐간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중앙일보 디지털 혁신의 속도를 높이기 위한 개편”이라며 “깊이 있는 콘텐츠를 생산해 온 선데이를 시사매거진을 만드는 중앙일보플러스로 보내 시너지를 높이려는 것이다. 선데이 지면과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설명회에선 방향성에 대한 이야기만 나왔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곧 TF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김달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