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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노조 “당신은 그동안 어디에 있었나”

“최남수 사장선임 반대” “두 번이나 YTN 버린 인물”
내부 반발 확산…최남수 “얼굴 맞대고 얘기할 것”

이진우 기자2017.11.08 13:58:53

“적폐청산과 개혁에 부적합한 인물인 데다 내부 정서상의 문제도 있어요. 과연 그 리더십이 움직일 수 있겠는가. 또 다른 줄서기가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사내 게시판에도 계속 반대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내정자가 조속히 스스로 거취를 표명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최남수 YTN 신임 사장 내정 소식에 내부 반발이 끊이질 않고 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6일 저녁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최 내정자에 대한 선임 반대를 결의했다. 이날 YTN지부는 △노조는 최 내정자에 대한 선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는 점 △파업과 출근저지를 포함한 향후 투쟁 방향을 노조 집행부에 일임한다는 점 등의 내용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박진수 YTN지부장은 “파업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어놓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최 내정자가 IMF 경제위기 당시 해외연수를 다녀오자마자 회사를 떠났고 지난 2005년 사정이 좋아지자 경영기획실장으로 다시 돌아온 점, 이후 2008년 YTN 해직사태가 일어난 해에 머니투데이방송으로 자리를 옮긴 점 등을 들며 ‘YTN에 대한 책임 의식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YTN지부 노조는 지난 6일 저녁 긴급 대의원대회를 열고 최남수 사장 내정자와 관련해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결의했다. (YTN지부 제공)

YTN의 한 기자는 “두 번이나 YTN을 버린 분이 이제 와서 수장의 역할을 하겠다고 다시 나서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 YTN은 자리에 욕심내는 사람이 아니라 정상화를 위해 완전한 희생이 감수된 사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YTN 기자는 “이미 내부는 여러 갈래로 분열돼 있는 상태”라며 “지금 이 상황에서는 내부 혁신과 함께 조직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해나갈 수 있는,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사장이 돼야 한다. 최 내정자는 결코 적임자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임 과정에서 해직기자 출신인 노종면 기자에 이어 우장균 기자마저 사장직에서 탈락한 것을 두고 ‘내부에 음해세력이 조직적으로 활개치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박근혜 정권 당시 적폐 인사가 ‘해직기자만은 막자’는 생각으로 외부인의 사장 선임에 공을 들였다는 지적이다.


YTN지부는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내정한 이사회는 해산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박근혜 잔당들이 결국 YTN 개혁을 발목잡고 생존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려는 음모를 획책한 것”이라며 “탈영병을 지휘관으로 앉히면 부대 사기는 대체 뭐가 되겠는가. 촛불 민심의 요구를 등지고 시대정신을 역행하는 부적절한 인사”라고 비판했다.


내부 직능단체의 반발도 이어졌다. YTN기자협회는 “지난 9년 해직사태를 주도하고 보도 농단과 부역에 앞장섰던 인사들과 또 그들의 횡포에 눈 감고 방관 또는 동조했던 이들이 외부 허수아비 인물을 앞세워 자신들의 자리 보존에 몰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YTN 보도영상인협회도 <역사상 가장 수치스럽고 치욕스러운 사장 선임입니다> 성명에서 “더 이상 사장이라는 직이 개인 영달의 발판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철학도 비전도 YTN에 대한 애정도 없는 이에게 또다시 회사를 맡길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외부에서도 반대 성명을 잇달아 내놨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사실상 공공 소유인 방송사에서 또 다시 부적격 낙하산 인사가 임명된 것을 규탄하며, 사장 내정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YTN은 한전KDN과 마사회 등 공기업이 대주주인 언론사로서 사실상 공공기관과 같이 엄격한 공공성의 잣대로 운영되어야하는 기관이다. 부적절한 YTN 사장 임명에 가담한 공공기관의 장 역시 적폐 세력으로 규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 5일 YTN은 이사회를 열고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이사를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최 내정자는 한국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SBS에서 기자 생활을 했고 1995년 YTN에 합류해 경제부장과 경영기획실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08년에는 머니투데이방송으로 옮겨 보도본부장을 거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오는 12월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정식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최 내정자는 6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후배들과 힘을 합쳐서 언론개혁과 공정개혁, 적폐청산도 할 생각이다. 9년의 시간적 간극은 있지만, 세상을 보는 관점은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배들이 문제제기한 사안에 대해서는 얼굴을 맞대고 얘기하겠다. 또 조만간 ‘YTN 후배들과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하겠다”고 전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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