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주 방송문화이사장이 향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사퇴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고 이사장은 19일 기자협회보와의 통화에서 “어제 점심 때 이사들을 만나 (김원배 이사의 사퇴로) 상황이 변화된 만큼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논의를 했다”며 “이사들 의견과 함께 다른 여러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 들으려고 하고 있다. 어떤 게 공인의 처사로 합당한지를 찾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고 이사장은 ‘본인의 사퇴도 염두에 둔 것인가’는 질문에 대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구 여권 이사들과의 동반 사퇴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것은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선을 그으며 “나는 지금 경우가 조금 달라서 (사퇴와 관련한) 여러 의견을 듣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구 여권 추천 김원배 이사가 방문진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김 이사는 지난 18일 “본인과 가족의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방문진에 전한 바 있다. 김 이사의 사퇴로 6대3으로 옛 야권에 쏠려 있던 방문진 구도에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달 사퇴한 유의선 이사 자리가 공백인데다 김 이사 자리마저 공석이 된 상태에서, 후임은 지금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하게 돼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방문진은 방송통신위원회의 관리감독권에 제동을 걸고 있는데, 여야 구도가 5대4로 개편되면서 방문진이 방통위에 협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방통위 감독권 발휘가 급물살을 맞게 되며, 고영주 방문진 이사장 불신임안과 김장겸 MBC 사장 해임안 등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커진 것이다.
고 이사장은 이 같은 상황 변화와 함께 최근 불거진 자신의 골프 접대 의혹 등이 연이어 터져나오며 사퇴까지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오는 25일과 26일 양일에 거쳐 방문진을 현장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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