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에서도 기자들은 투쟁 중
이번 속리산 등반대회에는 한 달 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MBC 기자들에게 ‘공영언론의 정상화’를 알리는 뜻 깊은 기회이기도 했다.
이승용 MBC 기자는 “파업 중에 행사가 열려서 손 팻말을 준비했다. ‘김장겸은 물러나라’는 메시지가 담긴 피케팅으로, 등산객에게 현 언론의 상황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피켓을 본 많은 등산객들이 스스로 다가와서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더라. ‘추석 전에 김장겸 사장이 물러나고 잘 해결되길 바란다’며 현 파업 상황을 지지하고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었다”고 전했다.
▲속리산 등반대회에 참석한 MBC 기자들이 공영방송의 파업사태를 알리는 피케팅을 벌였다. 김용진 중계PD(사진 왼쪽), 이승용 기자(오른쪽).
김종순 전라일보 기자는 부인 이춘숙씨, 딸 덕현 양과 함께 문장대에 올랐다. 김 기자는 “15년 전부터 매년 등반대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자식들이 몸 건강히 자라주는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생각하며 산에 올랐다”고 했다. 노경아 이투데이 기자는 남편 양정식씨와 함께 문장대에 올랐다. 노 기자는 “20여년 만에 문장대에 오르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문장대를 3번 찍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을 들었다. 내년에 다시 와서 3번을 꼭 찍고 싶다”고 말했다.
피톤치드 한가득…‘세조길’ 인기
지난해 새롭게 개통된 ‘세조길’은 기자 가족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속리산과 인연이 깊은 조선시대 세조 임금의 이름을 딴 세조길은 속리산 법주사~세심정 구간(총연장 2.35㎞)에 새롭게 조성된 우회탐방로다. 피톤치드와 음이온을 그대로 체감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고된 산행 끝에 문장대에 오른 기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용철 한겨레 기자, 노경아 이투데이 기자, 김용철 기자의 아들 김경 군, 노경아 기자의 남편 양정석씨.
안선영 아주경제 기자의 모친인 김무경씨는 “딸 셋인데 그 중 첫째가 기자다. 매우 자랑스럽다”며 “이번에 레크리에이션 때 보니 잘 뛰더라. 경품으로 커피메이커와 체중계를 탔다”고 전했다. 아내와 행사장을 찾은 송문용 중부매일 기자는 “기자협회 회원 가족들이 1년에 한번씩 속리산에서 만남의 기회를 갖게 해줘서 감사하다. 각자 일터에 떨어져있는데 만남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서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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