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 뉴스' 강행하는 MBC…기자들 "부끄럽고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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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아침뉴스인 뉴스투데이와 저녁뉴스인 이브닝뉴스가 이르면 오는 28일부터 사전 녹화돼 방영될 예정이다. 파업이 한 달 째 접어들며 부조의 기술 인력이 부족해지자 녹화된 뉴스라는 유례없는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이를 두고 내부 기자들은 뉴스가 없는 뉴스다라며 비상식적인 황당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사전 녹화 지침이 적혀있는 보도국 공지문.

 

뉴스투데이와 이브닝뉴스를 각각 담당해온 A스튜디오와 B스튜디오에서는 부조인력 부족으로 생방송 진행이 어렵게 되자 사측은 보도국 사무실 안에 있는 오픈스튜디오에서 사전 녹화 형식으로 뉴스를 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이와 같은 방안은 26일 저녁에 보도국 벽면과 보도CG실 벽면에 공지됐으며, 보도국 내 기자와 데스크, 부장까지 지시가 전달된 상태다.

 

공지된 문서를 보면 뉴스투데이의 경우 뉴스 없는 완제품으로 03~06시 작업 후 편성국으로 납품” “스트레이트 뉴스가 없으므로 리드멘트 겸 아침신문보기로 시작” “날씨와 교통정보는 제작 불가” “코너는 각 리포터 완제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즉 별별영상과 이시각 세계(해외토픽), 스마트리빙, 연예 투데이 등 코너만을 뉴스 없이 완제품 형태로 사전 녹화해 방영하겠다는 것이다.

  

이브닝뉴스의 경우에는 3꼭지의 뉴스 리포트가 나가되, 이를 모두 3시까지 자막완제로 납품하라는 지시가 이어졌다. 그 외 단신과 이브닝핫클릭, 연예톡톡, 글로벌인사이트 등의 코너도 모두 완제품으로 방영된다. 문서에는 상황변화 예상되는 아이템은 제외” “뉴스아이템 자막 최소화등의 지시 사항이 담겼다.

 

▲뉴스투데이 방송 화면.

내부 기자들에 따르면 뉴스센터를 담당해온 2명의 기술감독이 오는 27일 오전 7시부로 추가로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남아있는 제작기술국 부국장이 단독으로 대체근무를 서게 될 예정이다. 1명의 기술인력이 뉴스데스크를 커버한다는 의미다. 기타 뉴스는 현실적으로 불방이 불가피한 상황 속에서, 사전 녹화 방식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MBC 한 기자는 뉴스데스크만 남기고 다 접는다는 풍문이 있었는데 이브닝이랑 투데이는 사전 녹화로 하겠다고 하더라.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는 조치라며 내일(27)자 투데이는 생방으로 나가고 그 이후부터 녹화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브닝은 당장 27일부터 녹화로 방송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사측은 지난 21일 방문진 정기이사회 업무보고에서 추석 연휴에 투데이는 시간을 단축해서 내보내고, 이브닝뉴스를 불방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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