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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보도본부장 취임 첫날부터 기자들 사퇴요구 직면

기자들 피켓들고 '침묵시위'

최승영 기자2017.08.02 18:14:39

공영방송사 안팎에서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고대영 KBS사장이 최근 부사장, 본부장, 국장급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신임 홍기섭 보도본부장이 취임부터 기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KBS 기자 수십 여명은 지난 1일 오후 6시 보도본부에서 치러진 홍 본부장 및 국장단 취임식 현장에서 이번 인사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전하는 침묵시위를 진행했다. ‘고대영 퇴진, 홍기섭 퇴진, ’고대영 순장조, 취임 축하드립니다‘, ’’정상화‘ 본부장, 이거 실화냐?’ ‘걔 인천상륙작전 아니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였다. 

▲KBS기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보도본부에서 치러진 본부장 및 국장단 취임식 현장에서 피켓을 드고 침묵시위를 하는 모습. (KBS기자협회)


이는 안팎에서 사퇴요구를 받는 고대영 사장의 이번 인사권 행사 자체와 홍 본부장의 전력에 대한 비판을 담은 내용이다. 홍 본부장은 KBS기자사회를 분열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기자협회 정상화 모임’에 본부장급 인사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또 KBS가 투자한 영화 ‘인천상륙작전’의 홍보성 보도를 거부했다가 징계를 받았던 서영민·송명훈 기자의 인사위 당시 ‘개전의 정을 보여야 징계수위를 깎아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 본부장은 취임식에서 “여러 후배들이 손팻말을 들고 의사표시를 하고 있는데 이런 모습들이 오늘날 우리 KBS, KBS보도본부가 처한 적나라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이어 “보도본부 3년을 떠나 있으면서 가졌던 심정은 안타까움과 자부심이었다. 그 복잡한 심사를 이 자리에서 더는 말씀드리진 않겠다”며 “KBS의 힘은 보도에서 나왔고 단언컨대 KBS 뉴스는 대한민국의 대표 뉴스였다”고 전했다. 

홍 본부장은 또 “항상 힘든 시기와 고전이 많았지만 우리는 항상 잘 견뎌왔다. 그만큼 역량이 있고 저력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제 마음을 하나로 좀 모아야 될 것 같다. 쉽지 않고 한 번에 안 되겠지만 저는 물꼬라도 트고 싶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대립과 반목, 분노를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여러분들이 침묵 시위를 하지 않도록 조금이나마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발언 말미에 “보도본부장방은 항상 언제든지 열어놓겠다. 모든 문제를 터놓고 얘기하겠다. 저부터 여러분 곁에 다가서 귀담아 듣겠다. 보도본부 모든 문제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겠다. 저를 믿어달라”며 “모든 것을 다 해결하겠노라고 장담할 순 없지만 보도본부가 조금이라도 달라졌다는 얘길 들을 수 있도록 힘 닫는 데 까지 한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KBS기자들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 보도본부에서 치러진 본부장 및 국장단 취임식 현장에서 피켓을 드고 침묵시위를 하는 모습. (KBS기자협회)


KBS기자협회는 2일 사내 게시판에 글과 영상 링크를 올리고 취임식 당시 분위기를 전하며 보도본부장 퇴진을 촉구했다. 

KBS기자협회는 “후배기자들와 대화하겠다던 송기섭 신임 보도본부장이 취임식장에서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들의 목소리에 또다시 부끄러운 뒷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날 취임인사에서 홍 본부장은 “보도본부장방은 항상 언제든지 열어놓겠다”고 했지만 “물러날 생각은 없냐” “서영민·송명훈 기자 징계 주도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는데, 이를 꼬집은 것이다. 

KBS기자협회는 “본부장 취임인사가 끝나자 기자들 사이에서 사퇴와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며 “대화하자던 홍 본부장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취임식 10분 만에 도망치듯 자리를 떠났다”고 전했다. 

이어 “취임식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국장실로 숨은 본부장에게 기자들이 ‘좀 전에 대화를 하겠다고 해놓고, 어떤 대화를 하겠다는 거냐’며 항의하자, 본부장은 자신이 임명한 주간·국장 등과 황급히 보도본부를 빠져나가는 부끄러운 모습으로 후배들에게 또 다시 실망을 안겼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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