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롱파문' 이어 현수막 철거 위해 땅 임대 논란

춘천MBC 노조 "송재우 사장 퇴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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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MBC가 강원도유지에 게시된 송재우 사장 퇴진 촉구 현수막 등의 노조 자진철거를 종용, 이행치 않을 경우 해당 땅을 임대해 점유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면서 구성원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노조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 회사 돈으로 그 어떠한 것도 하겠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춘천 MBC 노조 조합원들은 지부장 징계에 반발해 지난달 파업에 돌입, 부서별 지명파업 실시 후 춘천시민들과 연대해 송 사장 퇴진을 지속 요구하고 있는 상태였다.

 

춘천 MBC는 지난 15일 ‘정원 수목과 회사 정문 입구 게시물 등 철거요청’이란 공문을 노조(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지부장 최헌영)로 보냈다. 회사 입구 경비실 일대와 정원 등에 설치된 송재우 춘천 MBC사장 퇴진 촉구 현수막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춘천 MBC는 공문에서 “노동조합이 회사 입구 조각품과 정원 수목에 부착한 게시물, 임시 천막 등에 대해 정당한 조합활동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보고 자진 철거 해줄 것을 요청합니다”라고 밝혔다.


   

▲춘천 MBC가 공문을 통해 노조에 자진철거를 요구한 임시 천막과 현수막 등의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공문은 추후 회사의 방침도 전했다. 도유지 임대에 이은 점유권 행사, 사규 위반 여부 판단 후 사후 조치 계획 등이 포함됐다. 춘천 MBC는 “특히 정원 수목과 경비실 입구 일대가 도유지라는 이유로 조합 측이 불법 게시물을 잇따라 설치해 회사는 이번 주말까지 이들 게시물과 시설물을 자진철거하지 않을 경우 강원도와 임대계약을 체결하고 임대료를 부담한 뒤 점유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시설 관리권 및 직장 내 질서유지 차원에서 일정한 절차를 거쳐 임의 철거 후 사규 위반 여부를 판단해 사후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회사의 이 같은 공문에 춘천 MBC 구성원들은 황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노조는 18일 ‘부끄러움은 왜 우리 몫인가’라는 성명에서 이 같은 회사의 방침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조합이 집회신고를 한 후 설치한 현수막과 천막에 대해 정당한 조합 활동을 벗어났고, 철거 후 사규위반에 따라 조치한다고 한다”며 “언제부터 사규가 초법적 권한을 가졌는가. 사규 위반여부를 판단하려면 구성원으로서 품위를 훼손한 사장부터 징계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노조는 회사의 도유지 임대 방침과 관련해 “집회신고된 강원도 소유의 땅을 임대해 조합이 더 이상 현수막과 천막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점유권을 행사하겠다고 조합에 통보했다”면서 “사장의 치부를 감추고,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 회사 돈으로 그 어떠한 것도 하겠다는 참으로 해괴 참신한 발상”이라고 게재했다. 이어 “이러다가 춘천시 아니 대한민국 전체를 임대하겠다는 것인가. 자신의 마음에 안 드는 언론사가 있다면 그 회사를 나랏돈으로 인수해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폭군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춘천 MBC 구성원들은 송재우 사장으로 인해 '부끄러움'을 가슴에 새겼다. '부끄러움'은 도대체 누구의 몫인가"라며 사장 퇴진요구를 분명히 했다.


▲지난 15일 '송재우 사장 퇴진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출범해 춘천MBC 노조 조합원 등과 함께 피케팅을 진행 중인 모습. (사진=언론노조 MBC본부 춘천지부)


이와 관련 현재 춘천 지역사회에서는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는 언론·시민사회의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송재우 사장 퇴진을 위한 범시민 대책위원회가 출범했다. 노조 조합원들과 대책위 등에선 릴레이 피케팅을 연일 이어가고 있는 상태다. 앞서 강원도기자협회, 한국기자협회 강원일보지부, 한국PD연합회 강원지부 등은 물론 수십여 개 시민단체가 송재우 사장 퇴진을 촉구하며 춘천MBC 노조 파업지지 의사를 밝혔다.


현재 춘천 MBC 노조의 파업은 지난 4월 춘천MBC가 임금교섭을 요구하던 최 지부장에게 돌연 정직 3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면서 촉발됐다. 방송 제작물 제작 의무 위반 및 태만, 사원설명회 불참 및 유도 등이 사유였다. 노조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임금협상 조정 중지 결정 후 합법적인 파업권을 획득한 채 파업 투표를 미루고 교섭을 요구하던 차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노조는 찬반 투표 후 파업을 의결하고 지난달 26, 28일 부서별 지명파업을 실시한 바 있다. 송 사장은 당시 파업의 일환으로 피케팅을 진행 중이던 자사 직원들에게 세 차례 혀를 내밀고 ‘메롱’을 하면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최헌영 지부장은 “범시민 대책위, 조합원들이 매일 아침 함께 피케팅을 이어가고 있다. 송 사장은 이를 피해 늦게 혹은 이르게 출근하며 피해 다니고 있다”며 “송 사장 퇴진을 목표로 아침, 점심, 저녁으로 조별로 피케팅을 하고 시내 선전전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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