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감사'논란...윤길용 MBC NET사장의혹 "업무관련성 인정"

11일 방문진 정기이사회 결정

울산MBC 사장 재직 시절 업무추진비 한도를 수천만원 초과해 쓰는 등 배임·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윤길용 MBC NET 사장에 대해 MBC가 내부 감사에서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11일 방송문화진흥회 정기이사회에서 공개된 감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윤 사장의 업무추진비 한도액은 월 220만원으로 2013~2015년 동안 총 3910만원을 사용했고, 사용액 중 휴일 사용분을 포함해 업무관련성 확인이 필요한 80(550만원)에 대해 소명을 요청한 결과 모두 업무관련성이 인정됐다. 접대비와 관련해서도 2013년부터 3년간 광고주나 협찬주에게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증정한 26(1320만원)이 금액 규모나 횟수 모두 적정한 것으로 판단됐다.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연합뉴스)

특히 문제로 거론된 대외 인사와 방문진 이사, 계열사 이사가 함께 행사를 하고 증정한 7(300만원)도 대외협력으로 분류돼 업무관련성이 인정됐다. 또 전임사장, 본사국장 등에게 선물한 경우에도 금액의 규모와 업무관련성 모두 적정하다고 보고됐다.

 

아울러 방문진 이사나 본사 임원들에게 증정한 11(370만원)에 대해서는 20154월과 7월에 있었던 수익형 부동산 취득 관련 현지실사 과정에서 사용된 것으로, 업무관련성을 인정받았다.

 

방문진 이사회에서는 이날 김상철 감사의 보고를 놓고 엉터리 감사라며 공방이 끊이질 않았다. 김 감사가 윤 사장에 업무추진비와 접대비 사용 관련해 해명을 요청했고 해명서를 토대로 감사보고서를 만들었다고 설명하자, 최강욱 이사는 해명 서류를 받았으면 감사가 해야 할 일은 그 자체가 사실인지 확인하는 것이라며 그것도 안하고 와서 대변을 하고 있는 거냐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진행된 행사도 공식적으로 이뤄진 것도 아닌데 왜 일부 이사만 비밀리에 초청해서 향응·접대했나고 따져 물었다.

 

이완기 이사도 실사를 다녀왔다고 돼있는데 접대비를 새로 사용했으면 그 당시 날짜로 된 걸 확인하면 되지 않나엉터리 감사가 따로 없다고 지적했다. 유기철 이사는 교묘하게 업무추진비와 접대비를 쪼개 사용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끼워 넣었다며 보고서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유 이사는 법인카드를 두세배로 과다하게 사용한 게 문제가 된 건데 보고자료 보면 나눠져 있다. 업무추진비와 접대비의 개념이 모호한 틈을 타서 허위로 작성한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문서 위조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업무관련성을 운운하는 건 면죄부를 주려는 건데, 사실 울산 MBC와 방문진과는 사장 선임하는 것밖에 연관성이 없지 않느냐대가성이 분명히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제라도 당사자로부터 사과를 받고 잘못 집행된 게 있으면 구상권을 행사해서 돌려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감사 보고는 3시간이 넘도록 설왕설래가 이어지며 결국 다음 이사회 때 실무 감사 자료를 추가로 보고토록 하고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윤 사장은 안광한 전 MBC 사장 등 7명과 함께 지난 4MBC공대위에 의해 업무상 배임·횡령, 배임증()재죄 등의 혐의로 고발당했다. 20136월부터 201612월까지 울산MBC 사장으로 있으면서 여러 차례 품의 절차도 없이 회사 공금으로 방문진 이사, MBC 간부들에 접대를 하고 수시로 선물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아울러 안 전 사장은 MBC 자회사인 MBC 플러스 사장 재직 시절 해외 출장비 명목으로 받은 회사 공금 3000여만 원을 개인 여행비로 전용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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