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집단 워딩 나온 게 문재인 캠프 쪽인데, 찍지 말라고 은연중에 얘기하고 있군.”
“얼마나 시청률이 안 나오면 이런 민감한 선거시국에 댓글이 하나 밖에 없네.”
“응. 그래서 너네 뉴스 안 봐.”
지난 8일 오전 MBC ‘생활뉴스’ 클로징 멘트 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이다. 이날 최대현 앵커는 뉴스 마무리에 “프랑스 대선에서 통합을 외친 마크롱이 당선됐다. 우리나라 대선에서는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패륜집단이라며 편 가르기까지 나오고 있다. 선택은 국민 여러분의 몫이다. 내일 소중한 한 표 행사해 달라”고 말해 ‘공정성’ 시비에 휘말렸다.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의 문용식 전 가짜뉴스대책단장이 페이스북에 ‘이 시각 부산·경남(PK)의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 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는 글을 올렸는데, 최 앵커가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한 것이다. 선거를 하루 앞두고 앵커가 클로징 멘트에서 민주당을 비판하는 내용의 선거 독려 발언을 한 것을 두고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MBC의 한 기자는 “클로징 멘트는 여론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앵커는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며 “이번 최 앵커의 발언은 의도 여부를 떠나 특정 후보를 대놓고 비난한 건 선거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MBC의 기자는 “최 앵커는 두 달 전에도 김세의 기자와 ‘빨갱이는 죽여도 돼’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어서 논란이 되지 않았나. 언론인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 관계자는 “관행적으로 주로 메인뉴스 앵커들이 보도국의 입장을 대표해 클로징멘트를 하는데 짧은 뉴스에서 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인데다, 내용 자체도 누가 봐도 노골적으로 특정 후보를 배제하려는 거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앵커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며 “선거 막판에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노골적으로 접근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날 MBC 기자들은 사측이 편파 보도를 통해 ‘홍준표 띄우기’를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MBC기자협회와 영상기자회, 노동조합 민실위는 ‘대선보도감시단 보고서7호’에서 “뉴스데스크는 철저히 자유한국당의 시각으로 탈당 사태를 조명했다. 첫 번째 꼭지에서 탈당 소식을 스트레이트로 다뤘다면, 두 번째 꼭지에선 탈당의 배경이나 파장 등을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뉴스데스크는 두 번째 꼭지 전체를 홍 후보의 입장에서, 홍 후보의 의도를 분석해 전달하는 데 할애했다”고 설명했다.
MBC본부는 “처음에는 단순히 반문재인 정서로 가는 것 같더니 막판되니까 노골적으로 홍준표 후보를 띄우고 있다”며 “끝까지 객관적으로 후보를 검증하려는 노력이 없고 특정 후보를 배제하려는 방향으로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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