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기자들 더 이상 지면 기사 쓰지 않는다

무게중심 디지털로 이동
디지털 기사 취사선택해 지면 제작

▲중앙일보 뉴스룸 전경.


중앙일보가 콘텐츠 제작의 무게중심을 종이신문에서 디지털로 확 옮기는 전례 없는 실험에 나섰다.


중앙일보는 28일 오후 전 사원을 불러 모아 '디지털 혁신 설명회'를 열고 본격적인 '디지털 퍼스트' 도입을 발표했다. 모든 조직 역량을 디지털 콘텐츠 생산에 투입하고 종이신문 중심의 제작 방식에 변화를 주기로 했다.


또 올해 안에 디지털 퍼스트 안착을 목표로 3개월마다 사업구조를 바꾸고, 인사를 단행하는 등 조직문화 쇄신 의지도 밝혔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중앙일보 뉴스룸혁신추진단은 지난달 초 구체적 혁신안을 마련할 3개 TF를 구성했고, 그 가운데 '페이지네이션'이 지면과 온라인 업무 분리, 섹션 폐지 등 개편안을 내놨다.


오는 31일 개편안에 따른 인사가 단행되면 취재기자들은 온라인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생산하게 된다. 그간 지면용, 디지털용 발제를 따로 해왔던 기자들은 품질 높은 온라인 기사 송고에 주력하고 지면용 기사엔 관여하지 않는다. 지면 제작은 별도의 전담인력이 이미 온라인에 출고된 기사 중 많이 읽히고 추천 횟수가 높은 기사 등을 재가공해 지면에 옮겨 싣는다.


강남통신, 열려라 공부, 건강한 당신, 위크& 등 다수 섹션면이 폐지되고 일부는 본지에 삽입된다. 섹션을 담당했던 기자들은 디지털, 지면 제작, 취재 인력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대대적인 업무구조 개편을 예고하면서 중앙일보 내부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2년 전부터 디지털 퍼스트 기조는 이어졌지만 지면 중심 관행은 바뀌지 않았다. 이번 개편은 디지털에 맞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새로운 체계가 안정적으로 운영될지 섣불리 전망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관계자는 "디지털에 전념하는 동시에 섹션 상당수를 폐지해 효율적인 업무구조를 만들었다"며 "취재기자들이 지면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신문 퀄리티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다. 좋은 온라인 콘텐츠가 있다면 신문의 품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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