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내볼까"…해외판에 눈 돌리는 언론사

한겨레, 중문판 월간섹션 발행
국민일보, 미국·일본판 선보여
아주경제, 일·월간 이어 주간지 창간
유커·유학생·교민 독자층 노려

  • 페이스북
  • 트위치

외국인이나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한 ‘해외판’ 발행이 잇따르고 있다. 독자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플랫폼을 만들거나 기존 뉴스를 재포장하는 언론사들의 시도에 이목이 쏠린다. 


한겨레는 지난해 9월 제주를 테마로 월간 섹션 ‘济州&(제주&)’을 선보였다. 모두 12면으로 구성된 제주& 지면에는 한글과 중문이 함께 실렸다. 이달에는 제주도 건축을 커버스토리로 다뤘고 맛집이나 한류스타 인터뷰도 배치했다. 필진은 음식문화기자, 영화기자 등 사내 인력과 여행작가, 교수 등이다. 


독자는 제주를 찾은 내국인과 중국 관광객(유커)으로 잡았지만 ‘중문판 제주 길라잡이’를 기치로 내건 만큼 유커에 더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한국을 찾는 유커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유커는 806만여명으로 전년보다 34.8% 증가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6.8%(2016년)에 이른다. 이와 함께 제주를 관광하는 유커도 많아지는 추세다.


▲외국인이나 해외 교민을 대상으로 해외판을 발행하는 언론사가 늘어나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매체 영향력 확대를 기대하는 움직임이다. 사진은 한겨레 중문판, 국민일보 일본판, 아주경제 중문판(왼쪽부터 시계방향).

제주& 편집자인 박영률 기자는 “유커들도 제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를 만든 것”이라며 “시작하는 단계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방향을 잡고 있다. 주요 관광지나 면세점, 쇼핑몰 등에 제주&을 배포하기 위한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국민일보는 선교와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 강화’ 목적으로 미국판과 일본판 발행을 시작했다. 2015년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기반으로 미주국민일보 법인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신문은 미국 현지에서 매주 금요일마다 28면, 한글로 발행된다. 중심 콘텐츠는 국민일보 종교섹션인 미션라이프다. 여기에 국내외 뉴스를 다룬 국민일보 기사와 현지 소식이 더해진다. 기독교 선교를 담당하는 국민문화재단이 매주 1만여부 가량 발행되는 신문을 구매해 현지 교인과 교민들에게 무료로 배포한다.


국민일보재팬(JAPAN)은 지난해 3월 현지 별도 법인과 협약체결로 출범했다. 32면 타블로이드판 종합신문으로 한국어와 일본어를 병기해 발간하고 있다. 이달 초엔 본지 기자를 파견하기도 했다. 일본에 자리한 한국 기업, 한인 교인과 교민, 한국어 과목이 개설된 대학 등에 배포하다가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정기구독자를 모집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일보 관계자는 “종교 콘텐츠라는 특성을 해외판에 적용해 경쟁력을 높이려는 것”이라며 “본지의 정치, 경제, 사회분야 기사도 해외판에 많이 실린다. 장기적으로 국민일보의 위상과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판에 가장 적극적인 언론사는 아주경제다. 아주경제는 2007년 창간하면서 국내 첫 중국어 신문도 함께 발간했다. 현재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4개 언어로 아주경제를 읽을 수 있다.


한국어를 제외한 3개 영역 가운데 매체 다양화와 콘텐츠 개발이 활발한 곳은 중문판이다. 중문판 일간지 아주경제(亞州經濟)를 비롯해 월간지 동방성(東方星), 중국(中國) 등을 운영하고 있다.


중문판 아주경제의 경우 한국에선 매일 지면(4면)을 발행하지만, 지면 창간이 쉽지 않은 중국에선 웹사이트나 SNS로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인민일보 해외판 발행도 맡고 있고, 이달 초에는 주간지 아주차이나를 창간하는 등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장충의 아주경제(亞洲經濟) 총편집 겸 인민일보 한국대표처 대표는 중문신문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유학생 7만명 등 한국에 있는 중국인들이 많고 중국어를 공부하는 학생이나 대학, 기업, 연구소, 도서관도 중문판을 찾는다”며 “지난 10년간 중국에서 인지도와 영향력을 키워온 덕에 아주경제를 인용하는 중국 주류언론이 많다”고 전했다.


장 총편집은 “한중수교 25주년을 맞았지만 아직도 서로 모르는 게 많다”며 “양국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강화하겠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한국과 중국에서 깊이 있는 기사를 접할 수 있는 창구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김달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