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울산기협 "안상수 창원시장 공개 사과하라"

KBS창원 기자들 상대 2억원 민사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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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와 안상수 창원시장이 KBS창원 기자들을 상대로 2억원의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기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경남울산기자협회는 12일 성명에서 “우리는 이번 소송이 기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창원시정이나 안상수 시장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못 쓰게 하거나 기자들이 자기검열하게 하려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며 공개사과와 시정매진 등을 촉구했다. 경남울산기자협회 소속의 언론사는 경남도민일보, 경남신문, 경남일보, 울산매일, 울산신문, 경남CBS, KBS창원총국, MBC경남, 연합뉴스 경남울산 등이다.


▲경남도내 현안을 다루는 KBS 창원총국 '감시자들' 프로그램 홈페이지 갈무리.


KBS창원총국 한 기자에 따르면 창원시 등은 최근 지난달 2일과 9일 방송된 프로그램 ‘감시자들’과 관련해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해당 날짜 방송에선 각각 ‘창원문화복합(SM)타운 조성사업’과 ‘북면 오폐수 무단방류 사건’ 등이 다뤄졌다. 기자(취재기자와 보도국장 등 총 2인)들을 대상으로 한 소송은 '북면 오폐수 무단방류'와 관련된 건이다.

 

이와 별도로 해당 프로그램에 패널로 출연한 김동수·노창섭 창원시의원, 강기태 여행대학 총장까지 포함하면 소송 규모는 각 1억원씩 총 5억원이다. 이 기자는 “처음엔 문제를 삼지 않았는데 ‘감시자들’ 프로그램에서 SM타운 특혜를 주고 있다는 내용이 나간 후 지난해 보도된 ‘오폐수 방류’ 건까지 한꺼번에 소송을 걸었다”며 “다분히 (이번 소송을) 정치적으로 보고 건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경남울산기자협회는 “악의적인 왜곡보도로 안상수 시장과 창원시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게 저들이 밝힌 (소송) 이유”라면서 이에 대한 반박과 보도내용의 정당성을 밝히는 데 성명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들은 해당 보도의 개요에 대해 “‘북면 오폐수 불법 방류’ 사건을 창원시민들은 모두 기억하고 있다. 환경을 감시해야 할 창원시가 불법으로 처리되지 않은 오폐수를 낙동강에 방류시키는 관로를 매설했고, 그 결과 주말 기준으로 하루 1400㎥~2000㎥에 달하는 오폐수가 1년 넘게 낙동강을 오염시켰다. 게다가 창원시가 방류시킨 지점은 창원시민들의 식수를 공급하는 본포취수장에서 상류 1Km지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으니 재판과정에서 밝혀지겠지만 불법 관로를 2개나 묻은 이유는 아파트 허가는 내놓고, 그 전에 당연히 해야 할 북면 하수처리장 증설공사가 늦어졌기 때문”이라며 “그럼 왜 늦어졌나? 지주와 사업자들에게 ‘법으로’ 받도록 되어 있는 ‘하수처리시설 설치 원인자 부담금’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보도 내용의 진실성에 대해 “이는 취재결과 드러난 사실이고, 경상남도도 특정 감사를 하고 이를 확인했다. 이 보도에 악의적인 왜곡이 어디 있나? KBS창원의 보도가 악의적이라면 왜 창원시는 자체 감사를 하고 직원 12명을 징계했나? KBS창원의 보도가 왜곡이라면 왜 창원시는 25명이나 징계처분을 요구하고 기관경고까지 한 경상남도에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성명은 해당 보도가 지닌 공익성에 대해서도 “106만 창원시민들의 환경과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고, 환경수도라고 자부했던 창원시의 행정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며, 수백억원의 시 예산이 걸린 일이었다”며 “그렇기에 KBS창원 뿐만 아니라 경남도내 언론은 물론 서울에서 발생되는 매체에서도 적극적으로 보도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도 이후 창원시는 불법 관로를 제거하고, 오폐수 방류를 근절시켰고, 지금이라도 받을 수 있는 ‘원인자 부담금’ 징수에 나섰다. 이 문제에 대한 언론 보도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라고 부연했다.


▲'감시자들'에 패널로 출연했던 노창섭 창원시의원 등이 창원시로부터 손해배상 소송을 당한 데 대해 지난 8일 경남도의회에서 소 취하와 공개사과 등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연 모습(정의당 경남도당 페이스북).


경남울산기자협회는 보도의 진실성과 공익성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소송을 건 이유로 ‘전략적 봉쇄소송’을 거론했다. 기자들은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정은 두려움이 아니라 분노”라며 “KBS창원총국의 기자들 뿐만 아니라 경남의 다른 기자들이 움츠러든다고 생각한다면 지독한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봉쇄소송을 일삼았던 권력기관은 다름 아닌 박근혜 정부다. 지금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성명 말미에선 안상수 시장에 대해 공개사과와 시정 매진을 강력히 촉구했다. “경남도민들과 창원시민들이 중앙정치권에서 밀려난 정치인에게 기회를 준 것은 그간 쌓은 경험을 지역 발전을 위해 사용해 주길 바라서였다. 중앙정치권이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더러운 협잡을 보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며 “지금이라도 안상수 창원시장은, 창원시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한 사실을 공개사과하고, 시민을 위한 행정에만 매진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의 관련보도에 따르면 북면 오폐수 방류에 대한 소송에 대해 안 시장은 자신이 하수처리장 증설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보고받은 후 증설사업비 확보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처럼 보도가 나갔다고 주장했다. 또 창원시는 "패널 3명이 문화복합타운 심의에 하자가 있다거나, 여러가지 규제를 다 풀어주었다는 등 악의적인 허위발언을 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주장을 소송이유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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