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차 기자들 "국민일보에 희망이 있습니까"

박현동 편집국장 "대화의 문 언제든 열려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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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22·23·24기(2013년~2015년 입사) 기자 18명이 사내 상황을 비판하며 쓴 호소문이 국민일보 노조에 실려있다. (국민일보 노조 제공)

국민일보 22·23·24기(2013년~2015년 입사) 기자들이 "국민일보에 희망을 묻는다"며 사내 현실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 노조는 17일 노보를 통해 주니어 기자들의 호소문 전문을 공개했다.


국민일보 2~4년차 기자 18명은 '온라인 퍼스트' 구호 아래 기자로서 중심을 잡을 수 없는 현실, 자조적인 사내 분위기 등을 꼬집으며 "회사가 이 상황을 바꿀 의지와 전략이 있느냐"고 묻는다.


기자들은 "국민일보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며 "젊은 기자들이 회사를 점점 포기하고 있다. 최근 한 동료가 회사를 떠났고 제법 많은 동기·후배들이 제2, 제3의 사표를 맘속으로 쓰고 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했다.


이들은 "신문 업계의 어려움을 알면서도 우리는 국민일보에 입사했다. 그때 우리의 젊음과 열정, 패기를 바치기로 했다"며 "그러나 지금 사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우리의 의지를 좀먹고 있다. 부족한 인력, 이른 마감. 다음날 초판 신문을 받아들 독자에 대한 부끄러움은 잊은 지 오래"라고 비판했다.


이어 "'온라인 퍼스트' 구호 아래 수십 건의 휘발성 기사를 찍어내고 있다. 쥐어짜내는 식의 콘텐츠 생산도 이어진다"며 "하루 종일 기사만 고치거나 7판에 새 기사를 쓸 때가 허다하다. 매일 수차례 요동치는 판단 때문이다. 움직이는 기자에게 앉으라는 지시만큼 슬픈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일보 22·23·24기(2013년~2015년 입사) 기자 18명이 사내 상황을 비판하며 쓴 호소문이 국민일보 노조에 실려있다. (국민일보 노조 제공)

기자들은 "4년차 이하가 10년차 이상 기자들이 즐비한 주요 출입처를 메우는 현실을 이해할 수 없다. 아이를 물가에 내놓고 빠져 죽는지 지켜보자는 식"이라고 비판하면서 사내 허리급 기자 부족을 지적했다. 


이들은 "언론사는 기자가 자산이다. 온라인이 중요하다면 온라인 그래픽, 편집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사람이 적은 것도 문제지만 전략이 없는 게 더 큰 문제다. 회사가 명확하고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줬다면 이 글을 쓸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사의 향후 전략을 듣기 위해 부장급 이상 회사 간부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갖고 싶다"며 "특정인에 대한 한 점의 미움도 담지 않았다. 결국 함께 웃으며 술잔을 나누게 될 거라고 믿는다. 회사의 변화와 답변을 기대한다"고 썼다.


이에 대해 박현동 국민일보 편집국장은 "회사에 대한 후배들의 애정이 느껴진다"며 "기자들이 비전과 요구사항을 제시하고 위 같은 주장을 펴는 것은 국민일보가 건전한 조직이고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후배들의 고민이 나와 회사의 고민일 수 있다"며 "항상 같이 고민하고 답을 찾아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국장은 "나름대로 소통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후배들이 느끼기에 부족했을 수도 있다"며 "언제든지 후배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국장실 문은 항상 열려 있으니 누구든 찾아와서 이야기하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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