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남기 농민 사망...책임도 처벌도 외면한 정부

[9월26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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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의 물대포를 맞은 뒤 317일 동안 사경을 헤매던 농민 백남기씨(69)가 25일 사망했다. 박근혜 정부로부터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고, 책임을 지거나 처벌 받은 이가 없는 가운데 나온 죽음이었다. 백씨가 숨지면서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과 책임 공방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일부 주요 일간지들은 이와 관련된 사진을 신문 1면에 배치했다.


▲26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25일 백남기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경찰병력이 배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촛불추모제를 연 모습을 신문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경향은 관련기사에서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11월 민중총궐기대회 도중 경찰이 쏜 물대포를 맞은 뒤 중태에 빠졌던 백씨가 이날 오후 1시 58분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경향은 “전남 보성군에서 농사일을 하던 백씨는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에 참석했다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졌다. 백씨는 서울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4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면서 “백씨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검안의 등 총 8명이 이날 오후 6시30분쯤 검시에 들어갔다. 경찰은 오후 11시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경향은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하루 두 차례만 면회가 허용되는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을 드나든 백씨 가족의 하루하루는 속앓이의 연속이었다. 이들은 정부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경찰 수뇌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불법 폭력시위에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반박했다”고 게재했다. 경향은 “백 씨가 병상에 누운 지 300일이 지나서야 국회에서 청문회가 열렸지만 공권력의 ‘모르쇠’를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지난 12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가 개최한 청문회에서 강신명 전 경찰청장은 ‘사람이 다쳤거나 사망했다고 무조건 사과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식사과를 거부했다”고 전했다.  

경향은 또 백씨의 빈소를 찾은 시민들의 반응을 전한 관련기사에서 “조문이 시작된 오후 6시10분쯤 시민 500여명이 빈소 밖으로 줄지어 있었다”며 “경찰이 장례식장 출입구를 통제하자 일부 시민들은 ‘조문이 죄냐’ ‘우병우 아들이나 데리고 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찰은 검안을 대비해 서울대병원과 서울 양천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45개 부대 3600여명의 경력을 배치했다. 시민 1000여명은 오후 7시 장례식장 앞에서 촛불 추모제를 열었다. 이들은 내가 ‘백남기다’ ‘살인 경찰 물러가라’고 외쳤다”고 보도했다.


▲26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캡처.


야3당의 지난 24일 김재수 농립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박 대통령이 거부한 소식과 관련된 사진도 신문 1면을 장식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24일 박 대통령이 2016년 장·차관 워크숍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조선은 관련기사에서 “야 3당이 지난 24일 새벽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서 단독처리하면서, 여야가 강대강으로 부딪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해임안 수용을 거부했고 새누리당은 대야 전면전을 선포하며 국회 보이콧을 예고했다. 새누리당은 26일부터 시작되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도 거부하겠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도 같은 사진을 사용했다. 국민은 관련기사에서 “정연국 청와대 개변인은 25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했다는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은 모두 해소됐다는 점, 더구나 새누리당에서 이번 해임건의안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점 등을 감안해 박 대통령은 해임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민은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김 장관은 인사검증 문제, 본인의 능력문제가 드러났음에도 자신이 ’흙수저‘여서 공격당했다며 보복을 언급했던 인사’라며 ‘불통과 오만으로 가득 찬 모습을 또다시 드러낸 박근혜 정부는 국민적 공분을 살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26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서울신문은 행정자치부 직원들이 25일 국감을 하루 앞두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 마련된 국감장의 시설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을 신문 1면에 담았다. 서울은 관련기사에서 “‘협치’에 대한 기대감 속에 출범한 20대 국회가 첫 정기국회부터 파행 위기에 봉착했다. 현재로선 극한 대치를 풀 출구 전략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타협은 곧 굴복’이라는 인식이 팽배한 탓”이라며 “당장은 여·야·청 모두 여론전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국감 파행은 물론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다만 파행 장기화에 대한 부담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북핵과 지진 등 국가적 현안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접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당초 정례화하기로 했던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와의 회동 성사여부도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26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미국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과 관련한 소식들도 신문 전면에서 다뤄졌다. 중앙일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 W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24일 워싱턴DC 스미소니언 재단 소속 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해 함께 사진을 찍은 모습을 1면에서 다뤘다. 중앙은 관련기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국립흑인역사문화박물관 개관식에서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의 사진사가 됐다”며 “이날 개관식에 참석했던 부시 전 대통령은 한 흑인 가족과 스마트폰으로 셀카를 찍다가 여의치 않자 앞에 서 있던 오바마 대통령의 등을 툭 치면서 스마트폰을 건넸다.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던 오바마 대통령은 뒤로 돌아선 뒤 흔쾌히 스마트폰을 받아 들곤 부시 전 대통령과 흑인 가족들이 함께 하는 사진을 찍어줬다”고 보도했다.


▲26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흑인 노예 후손 집안의 4세대 가족들과 함께 박물관으로 개조된 제일침례교회 종을 울리며 개관을 알리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에서 “박물관은 100여년 전인 1915년 남북전쟁 참전용사들이 제안했다. 이는 2003년이 돼서야 흑인 민권운동가 출신 하원의원 존 루이스가 법안을 발의하고,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이 서명하며 현실화했다. 이 박물관 건립을 책임진 스미소니언협회는 그동안 5억4000만 달러를 모금해, 이 협회의 19번째 박물관으로 만들었다”고 게재했다.


한겨레는 “오바마 대통령은 개관 기념연설에서 흑인들이 ‘미국의 부담이나 오점, 혹은 동정이나 자선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미국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물관의 전시물들은 흑백 갈등을 더 큰 맥락으로 보게 해서, 미국 사회의 진보와 약점 모두를 보게 해줄 것이라고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박물관은 이 나라가 수천개의 쇠사슬로 묶였던 자유의 원칙 위에서 세워졌음을 말해준다’며 ‘오늘도 정의를 향한 여정은 완성되지 않았으나, 이 박물관은 우리를 그곳을 향해 더 멀리 더 빨리 가도록 재촉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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