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을 주요지지 기반으로 한 보수 여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첫 호남 대표를 선택했다. 9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이정현 의원은 주호영 의원을 비교적 큰 표 차로 이겼다. 이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10일 동아일보와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등 대다수 조간신문은 전날 있었던 이 의원의 새누리당 대표 발탁 소식을 1면에 담았다. 동아는 “새누리당의 뿌리인 민주자유당이 1990년 창당된 이후 호남 출신이 당 대표로 선출된 것은 처음”이라며 “전남 순천에서 연거푸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 신임 대표는 한국 정치의 철옹성으로 여겨진 지역주의 벽을 넘은 데 이어 당의 아웃사이더에서 메인스트림으로 우뚝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이 대표 체제는 계파 청산과 정권 재창출이라는 양대 과제를 안고 있다”며 “4.13 총선과 전대 경선 과정에서 노골화된 계파 갈등 해소 여부가 체제 안착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바로미터는 당직 인선”이라며 “친박계 중심의 쏠림 인사는 비박계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탕평 인사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 또한 관련 소식을 전하며 “박 대통령의 친정 체제가 강화되고 친박계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권주자 영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며 “12년만에 부활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에게 당무 통할과 당직 인선의 전권을 부여해 대표 권한이 막강해졌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 신임 대표가 12년간 박 대통령과 함께 정치를 해왔다는 점에서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청 간에 신밀월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선은 “친박계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총선 패배 책임론에 대한 당내 논란에서 어느정도 벗어나면서 내년 대선 후보 경선에까지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비박계는 김무성, 오세훈 등 차기 대선 주자들이 나서 후보 단일화까지 이뤄냈지만 친박의 벽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의 당선은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우려한 친박 성향 당원들의 전략투표 때문”으로 분석했다. 중앙에 따르면 별도로 치러진 최고위원 선거도 친박계의 압승이었다. 조원진, 이장우, 강석호, 최연혜 의원과 유창수 글로벌정치연구소장이 당선됐는데, 이 가운데 강석호 의원을 빼면 모두 친박계 인사다.
한겨레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모두 친박계가 휩쓸었다”며 “친박 패권 심판이라는 4월 총선 민심과는 정반대로 친박계가 당 지도부를 더욱 강력하게 장악하게 됐다. 수직적 당청 관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이 대표는 박 대통령 의 의원 시절부터 공보특보와 대변인을 지냈고,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했다”며 “2014년 4월엔 청와대 홍보수석 신분으로 한국방송의 세월호 보도에 적극 개입했던 사실이 지난 6월말 녹취록 공개로 알려지며 파문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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