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사장은 7일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MBC 하반기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야당 이사들이 “(트로이컷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고 묻자 “필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실수를 모두 사장 책임으로 넘기면 업무를 못 한다”면서 “사안의 성격에 따라 객관적으로 정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완기 이사는 “노사관계의 문제, 윤리경영의 문제들이 과거 MBC에서 볼 수 없었던 참담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며 “트로이컷과 관련해 최소한 사과의 말씀이 있어야 했는데 언급이 없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이사는 이어 “대법원은 안 사장을 공동불법행위자로 규정했다. 다 알고 지시했다는 게 판결문에도 나와있다”며 “직원들에 대해서는 회사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징계나 해고를 했으면서, 정작 법적으로 불법행위라는 게 확정됐는데도 왜 자기 자신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 허점은 느끼지 않는 것인가”라며 비판했다.
최강욱 이사도 “당시 안 사장이 부사장으로서 결재라인에 있다는 이유로 묵인·방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억울한 면도 있겠지만, 임원이 가져야하는 도덕성과 책임의식, 외부로부터 받아야 할 신뢰는 무한하다”며 “사장이 직접 이를 행해야 회사도 좋은 쪽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사장은 “회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거에 대해서는 유감”이라면서도 “회사 경영자가 일선 부서에서 일어난 일을 모든 관리, 감독하는 건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사소송에 의해 정리 되는대로 맞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진에서는 안 사장이 회삿돈으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한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최 이사가 안 사장에 ‘민사상 손해배상은 다 했나’고 물었고, 이에 안 사장이 “일단 회사에서 조치했다”고 밝힌 것. 이에 최 이사는 “방금 중요한 얘기를 했다. 업무상 횡령이나 배임이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진우 기자 jw85@journalist.or.kr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