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3일 오전 국회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20대 국회 개원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국회와의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국민에게 희망을 드리는 국정운영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14일 국민일보과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 등 대다수 조간신문은 박 대통령의 개원 연설 모습을 1면 사진으로 보도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날 박 대통령은 “앞으로 3당 대표와의 회담을 정례화하고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서 국회를 존중하며 국민과 함께 선진 대한민국으로 가는 길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박 대통령이 이날 “우리는 경제와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구조조정 이라는 절체절명의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6월 중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말한 것을 보도했다. 동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청년 취업난 등 민생이 어려운 것과 관련해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히며 “조선 해운업 등의 구조조정을 경제 재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도 박 대통령이 스웨덴 말뫼의 세계적인 조선업체가 문을 닫으며 핵심 설비를 단돈 1달러에 넘긴 ‘말뫼의 눈물’을 언급하면서 “산업 구조조정은 시장원리에 따라 기업과 채권단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하고,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오랫동안 누적돼 곪아 있는 환부를 과감하게 도려내야 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전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대 국회는 상생과 화합의 전당으로 오로지 국민 입장에 서서 나서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국민을 위한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20대 국회에서는 민생과 직결되는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돼 국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도 관련 소식을 전하며 “여권이 4.13 총선에서 기록적인 참패를 당한 지 두 달이 됐다. 하지만 그후로도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은 “청와대의 현실 인식은 그대로이고 새누리당은 자기들끼리 자리다툼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에 따르면 여당은 국회 개원 당일에야 겨우 국회 상임위원장 배분을 끝냈다. 의원들은 누구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고 지도부는 조정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통산 2년인 위원장 임기를 1년으로 쪼개서 나눠 먹기를 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국회에 바라는 점은 화합과 협치”라며 “구조조정과 규제개혁 모두 정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로 국회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서는 “비핵화 없는 대화 제의는 국면전환을 위한 기만일 뿐”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한국일보도 같은 내용을 전하며 “박 대통령이 ‘국회는 정부가 추진하는 국정 과제를 도와주는 대상’이라고 보는 인식을 바꾸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법안들이 좀 더 일찍 통과될 수 있게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국회가 혜안을 가지고 산업구조조정을 뒷받침 해 주시기 바란다” “북한 핵 포기에 국회가 함께 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등 국민과 민생을 앞세워 국회의 협조를 압박하는 화법을 이어갔다.
이날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전날 미국 올랜도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을 1면 사진으로 담았다. 경향은 “지난 12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나이트클럽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의 희생자 가족들이 병원 입원 명단에 가족 이름이 없는 것을 보고 오열했다”며 “부상자들이 입원한 올랜도 메디컬센터 인근에 게시된 명단에 이름이 없으면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겨레도 관련 사건을 보도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말을 빌려 “테러 행위, 증오 행위”로 규정했다. 한겨레는 “이번 사건은 이슬람과 동성애 등 소수집단을 둘러싼 미국 사회의 깊어지는 사회 갈등이 배경으로, 이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겨레에 따르면 50명이 숨지고 53명이 중상을 당한 이번 사고는 미 역사상 가장 많은 인명 손실을 낸 최악의 총기 난사이며, 9.11 이후 최악의 테러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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