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비정규직 노동자가 밥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하다가 변을 당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현장에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은 스크린도어 정비 작업 중 사망한 이 청년을 추모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붙이거나 꽃을 놓으며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물결을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의 방문도 잇따르고 있으며 사고원인, 대책과 관련한 다양한 소식과 보도도 나온다. 이날 상당수 주요 일간지들은 이와 관련한 사진을 신문 전면에 내세웠다.
▲6월1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31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 옆에 포스트잇과 국화꽃이 붙어있는 사진을 1면에 걸었다. 경향은 관련기사에서 “서울 지하철 1~4호선 안전문(스크린도어) 오작동 건수는 연간 2700~2800건에 달한다. 2호선 구의역 사고가 발생한 지난 28일 사망한 김모씨(19)를 포함한 근무조 6명이 49개역의 스크린도어 장애처리를 맡고 있었다. ‘2인1조 정비’라는 매뉴얼은 지킬 수 없는 구호에 불과했다. 세월호·메르스 사태 역시 있는 매뉴얼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아 생긴 사고였다”고 꼬집었다.
경향은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를 계기로 ‘위험의 외주화’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앞서 서울메트로에서 유사한 사고가 발생했을 뿐 아니라 조선·철강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에서 사내하청 등 비정규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업무상 재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6월1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신문은 지하철 안전문 수리 도중 사고를 당한 김모씨의 어머니가 31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에서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여겡서 안전문(스크린도어)을 나홀로 수리하다 사망한 은성피에스디 노동자 김아무개(19) 사건은 ‘효율화’ ‘비용절감’ 등을 내세워 정비·안전점검 같은 핵심 업무까지 외주화해온 우리 사회 ‘묻지마 외주화’ 광풍의 모순을 응축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게재했다. 그러면서 서울메트로와 김군이 소속된 용역업체 사이에서 나타난 구조적 원인으로 최저가 계약강요하기, 인건비 절감 위해 인력 쥐어짜기, 헐값에 청년인력 부리기, 원청의 퇴직자 내려꽂기 등을 꼽았다.
한겨레는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김 씨 어머니가 “지금도 우리 아이가 온 몸이 부서져 피투성이로 안치실에 있다는 것을 도저히 믿을 수 없어요. 회사 쪽에서는 지킬 수 없는 규정을 만들어놓고 그것을 우리 아이가 지키지 않아 그 과실로 죽었다고 합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너무 억울합니다”라고 한 말을 전했다. 한겨레는 “김군 어머니가 이날 용기를 내어 아들의 사고현장에 나온 건 민주노총 공공 운수노조가 이날 주최한 기자회견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며 “공공운수노조는 김군의 안타까운 죽음에 ‘외주화’가 있음을 지적하며 ‘서울시가 (안전사실에 대한) 용역 외주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3년 6월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쓴 “비록 이번 사고가 서울시 관할의 지하철에서 벌어진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타산지석으로 삼아 유사한 사례가 없도록 조치했습니다”라는 글이 3년 만에 다시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면서 김 군이 숨진 지 사흘 넘게 박 시장이 에스엔에스에 이에 대해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아 “이촌역 지상 구간은 서울시 책임이 아니라 코레일 책임이라고 ‘즉각’ 에스엔에스에 공개하더니, 구의역 사망사건은 서울시 책임이니 모른체 하는 거냐”는 비판이 나온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박 시장은 31일 오전 숨진 김군이 유가족을 뒤늦게 만나고 구의역 사고 현장을 찾았다. 그는 아침 출근길에 김군의 주검이 안치된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을 방문해 유족을 만났다. 고인에게 애도와 조의를 표하고 유족에게는 고인에 대한 예우와 보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게재했다.
▲6월1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서울신문은 구의역 역무실 옆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 시민들이 김 씨를 추모하는 내용의 메모지를 붙이거나 꽃을 놓으며 고인의 죽음을 위로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서울은 관련기사에서 “책임 회피에 급급한 서울메트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서울 메트로는 지난 5년간 발생한 스크린도어 작업 중 발생한 3건의 작업자 사망사고의 원인을 모두 ‘본인 부주의’로 결론냈다. 이번 사고도 발생 하루만에 사고원인을 ‘본인 부주의’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시민과 시민단체, 경찰관계자 등의 반응 등을 전하며 “서울메트로는 책임회피 등으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이날 오후 8시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6월1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는 구의역 플랫폼에서 한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붙어있는 쪽지를 읽으며 추모하고 있는 모습을 전면에 내걸었다. 중앙은 관련기사에서 “포스트잇 추모는 여성, 비정규직 근로자 등 사회적 약자가 희생된 사건·사고에서 비롯됐다. 그래서인지 추모 행렬에 참여한 시민은 대부분 여성이나 20-30대 젊은층이었다”면서 “이전까지 인터넷 공간에서 ‘흙수저론’ ‘헬조선’ 등 자조적인 목소리를 되풀이해 내던 것과는 전혀 다른 양상이나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마이너리티’들의 공감과 불안, 울분이 포스트잇을 매개로 현실공간에서 극적으로 표촐됐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중앙은 또 다른 관련기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이번 사건과 관련 “20세도 채 되지 않은 젊은이가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가방 속에서 나온 컵라면이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조금만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택했을지도 모른다”는 글을 올렸다가 뭇매를 많은 일을 거론했다. 중앙은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이라는 구절이 논란이 됐다. 안 대표의 글을 본 네티즌들은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찾아봉ㅆ을 ’덜 위험한 일‘이란 도대체 뭐냐’고 따졌다.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의 장준영 전 정책국장은 트위터에 ‘절박함 속에서 누군가가 선택한 ’가장 나쁜일자리‘라 해도 일하다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또 다른 상당수 주요 일간지들은 리수용 북한 노동장 정무국 북위원장이 31일 중국을 방문한 사실을 다뤘다.
▲6월1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캡처.
세계일보는 리 부위원장이 31일 오전 중국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해 의전차량을 타고 베이징 시내로 이동하는 모습을 신문 전면에 내걸었다. 세계는 관련기사에서 “리수용 북한 정무국 부위워장이 31일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 베이징을 전격 방문했다”면서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 북한 고위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세계는 “리 부위원장은 6월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다”며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사견임을 전제로 시 주석과 리 부위원장의 면담 성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역시 같은 사진을 사용했다. 조선은 관련기사에서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중국을 지렛대로 유엔 제재에 따른 외교적 고립 탈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도 오바마 대통령의 일·베트남 방문으로 대중견제가 강화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다”며 “실제 목적은 시 주석을 만나 김정은 방중을 포함한 대북 제재 국면타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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