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격전지에서 프랑스와 독일 양국의 정상이 손을 맞잡았다. 베르됭 전투 100주년을 맞은 29일(현지시간) 베르됭 두오몽 납골당 앞에서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란히 섰다.
1984년 9월22일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헬무트 콜 서독 총리가 같은 자리에서 손을 맞잡은지 32년만의 일이다. 당시 양국 정상은 1916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베르됭 전투로 목숨을 잃은 30만 명의 프랑스·독일군을 기리는 첫 추모 기념식 자리에 참석한 것이었다. 국경통제를 폐지하고 자유 통행을 보장한 셍겐협정이 합의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31일 대다수 주요 일간지는 이와 관련한 사진과 소식을 신문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5월31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는 양국 정상이 베르됭 납골당에서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을 붙인 뒤 손을 맞잡은 모습과 100년전 베르됭 전투의 모습을 나란히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중앙은 관련기사에서 “베르됭 전투 100주년을 맞은 29일 베르됭 두오몽 납골당에서 1984년 때처럼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나란히 섰다”며 “그때와 달리 지금은 양국이 더할 나위 없는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 만큼 두 정상은 이날 ‘화해와 평화’라는 기념식의 의미를 유럽 통합에 십분 활용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은 “이날 올랑드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가 전달한 메시지는 ‘하나의 유럽’이다. 로이터통신은 ‘한달 뒤 영국의 브랙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가 예정돼 있고, 난민 유입과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잇따른 테러 등으로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며 “‘유럽이 쪼개질 판에 프랑스와 독일 정상이 유럽 통합을 강조한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경향신문과 국민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역시 같은 소식을 전한 사진을 신문 전면에 내걸었다.
▲5월31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5월31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캡처.
경향은 사진설명에서 “두 정상은 이날 입을 모아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둔 영국을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면서 “메르켈 총리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합의할 수 있도록 타협점을 찾는 것이 결국은 이익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5월31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 캡처.
▲5월31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 캡처.
한국은 현재 양국 정상이 베르됭 전투 100주년을 맞아 손을 맞잡은 모습과 1984년 당시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 콜 서독 총리가 같은 장소에서 나란히 손을 맞잡은 사진을 나란히 걸었다. 한국은 사진설명에서 “1차 대전 당시 독일과 프랑스와 최대 충돌로 꼽히는 1916년 베르됭 전투에서 양국 군인 30만명 이상이 전사했다”고 게재했다.
이날 일부 주요 일간지는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고장난 안전문을 고치다 열차와 안전문 사이에 끼여 숨진 수리업체 직원 김 모(19)군과 관련된 뉴스와 사진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5월31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신문은 김 모군의 작은 아버지가 30일 오후 사고 현장에 추모하는 글을 남기며 흐느끼는 모습을 담았다. 한겨레는 사진설명에서 “이날 하루 종일 구의역에서 자발적인 추모 포스트잇 행렬이 이어지자 서울메트로 쪽은 대합실 내 별도의 추모공간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첫 직장에서 갓 수습사원을 벗어난 사회초년생, 밀려드는 일감 탓에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우면서도 곧 공기업 자회사의 정규직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한 청년 노동자의 죽음이 우리 사회 기저에 깔린 각종 모순에 공명하며,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는 걸 끊어야 한다’는 목소리로 터져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그러면서 “지하철 안전문 수리 노동자의 사망사고는 2013년 성수역 사고 이래 4년째 계속됐다. ‘2인1조 작업원칙’을 세우는 등 서울메트로는 그때마다 안전 매뉴얼들을 내놨다”면서 “자회사 전환 대책도 지난해 8월 강남역 사고 이후 나온 대책의 ‘재탕’이다. 하지만 홀로 작업하던 김군의 죽음은 그것이 현장의 상황과는 괴리된 ‘탁상’ 매뉴얼이었음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5월31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서울신문은 ‘새마을운동 지도자 교육원’이 아프리카 최초로 우간다 수도 캄팔라 근처 음피지 마을에서 문을 연 것과 관련해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 오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현장을 방문한 사진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서울은 관련기사에서 “‘새마을운동은 우간다에서도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은 우간다의 가까운 친구이자 새마을운동의 동반자로 항상 그 길에 함께 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게재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