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만에 손잡은 美-쿠바 정상

[3월22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 페이스북
  • 트위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현직으로는 88년 만에 쿠바를 방문해 21일(현지시간)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수도 아바나 혁명궁전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2014년 12월 쿠바와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국교 정상화를 추진한 지 1년 3개월 만에 중남미에서 냉전의 마지막 흔적 제거라는 새로운 역사를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쿠바 정부가 민감해 하는 인권 문제가 양국 정상회담 의제로 오르는 등 미주 대륙의 마지막 냉전구도를 허물기 위한 역사적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22일 모든 주요 일간지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과 정상회담과 관련된 소식을 신문 전면에 내걸었다.


▲22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 캡처.


동아일보는 쿠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악수를 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동아는 관련기사에서 “‘쿠바 잘 지냈어요(Que bola Cuba)?” 20일(현지시간) 오후 4시경.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자신을 태운 ’에어포스 원‘이 쿠바 수도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공항에 착륙한 뒤 트위터에 스페인어로 이렇게 썼다.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쿠바 영토에 착륙한 첫 미국 대통령으로서 쿠바 국민들에게 보내는 인사였다“고 전했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은 도착 직후부터 아바나 곳곳을 누볐다. 미주 대륙에 남아있는 마지막 냉전구도를 깨고 쿠바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동참시키기 위한 행보였다“면서 ”수백 명의 현지인이 나와 ’오바마, 오바마‘를 연호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오전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미-쿠바 국교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54년간 이어져 온 대 쿠바 금수 조치 등 경제 재재 해제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며 ”하지만 라울 정권도 갑작스러운 개방으로 체제 자체가 불안정해지는 데는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2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는 쿠바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라울 국가평의회의장과 사열을 받는 모습을 전면에 내걸었다.


중앙은 관련기사에서 “88년 만에 쿠바 땅을 밟은 미국 대통령을 쿠바인들은 열렬히 환영했다”며 “NYT는 ‘오바마 대통령이 도착했던 이날 호텔 바부터 가정집에 이르기까지 도시 곳곳에서 오바마 얘기가 계속됐다’고 전했다”고 게재했다. 중앙은 “쿠바와의 우호관계를 새로 만들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아바나 2박3일은 ‘1호 가족’의 관광으로 시작됐다. 구 시가지 관광에는 미셸 여사와 딸 말리아·사샤는 물론이고 장모 매리언 로빈슨까지 동행했다”고 전했다.


중앙은 “쿠바 방송 총괄 국영기관인 ‘코바 라디오·TV기구 부사장을 역임한 오마르 올라사발 로드리게스 아바나 예술대 교수는 20일 e메일 인터뷰에서 ’외교관계는 복원됐지만 실질적인 정상화가 이뤄지려면 미국의 대 쿠바 금수조치가 해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22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 캡처.


한국일보도 오바마 대통령과 라울 의장이 악수를 하는 모습을 신문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은 관련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역사적인 방문에서 쿠바의 민감한 인권상황 문제도 정공법으로 대응했다. 그는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에서 정치범 문제를 거론한 데 이어 쿠바의 인권운동가 및 반체제 인사들과 면담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쿠바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앞서 반정부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감금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쿠바 정부는 일반 국민에게는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진심 어린 환영을 주문하면서도 오바마 대통령 도착 직전 경찰을 동원해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 회원 등 반정부 인사 수십 명을 연행했다”고 보도했다.


▲22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가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착륙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내려와 쿠바 땅에 첫발을 디디는 모습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경향은 관련기사에서 “오바마의 방문을 앞두고 쿠바는 유화조치는커녕 오히려 주민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며 “오바마는 쿠바 체류 마지막 날인 22일 반체제 인사들과 만난다. 백악관은 아직 면담에 참석할 사람들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는 쿠바 당국이 이미 기예르모파리나스 등 오바마와 만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반체제 인사들을 가택연금한 상태라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쿠바 인권은 오바마가 이번 방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껄끄러워했던 문제”라며 “미국 대통령의 외국 방문에 앞서 국무장관이 해당국을 방문해 의제와 의전을 조율하는 것이 상례이지만, 이번에는 사전방문을 하지 않았다. 인권문제에 대한 이견이 원인이었다. 쿠바는 외부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체제 전복 위협으로 간주한다”고 게재했다. 이어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쿠바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바마가 방문하는 것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다”고 덧붙였다.


▲22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신문은 쿠바 아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도착해 로드리게스 쿠바 외무장관의 영접을 받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 미셸의 모습을 1면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계기로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실용주의 노선’이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는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의 동생인 라울은 2008년 형으로부터 공식적으로 권력을 물려받을 때까지만 해도 세간의 주목을 그다지 끌지는 못했다”면서 “하지만 라울 의장은 2011년 4월 제6차 당대회에서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경제사회 개혁을 단행한다. 식당·택시·바 등의 업종에서 자영업을 허용하고, 제한적이지만 인터넷을 허용하면서 개혁을 위한 씨앗들을 뿌리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관심은 4월에 열리는 제7차 당대회로 모아진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폭의 개혁이 이뤄질 수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선의의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