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사기획 창 ‘훈장’편이 2일 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고 밝혔다. KBS사측 등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지난해 5월 방송 예정이던 ‘훈장’은 8개월간의 순연 끝에 최근 제작을 재개, 지난달 29일 최종심의를 거쳤고 편성도 확정됐다. 현재는 법무실 등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수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KBS는 지난달 29일 홈페이지에 42초 분량의 ‘훈장’ 예고편을 공개하고,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한 소개도 곁들였다.
KBS는 '훈장'에 대해 “대한민국의 훈포장 서훈 자료를 분석한 결과, 1970~1980년대 간첩 사건 중 2000년대 들어 무죄가 인정된 해당 사건들의 수사관들이 이 사건들을 근거로 다양한 훈, 포장을 받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훈포장 기록과 수여 추이 등을 분석한 결과 당시 시대상도 읽을 수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KBS는 다양한 취재를 통해 정부수립 이후 최근까지의 훈,포장 기록 72만 건 전수를 국내 언론사 가운데 처음으로 확보해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 ‘훈장’ 제작진은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훈포장 기록을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공개치 않는 정부와 지난 2013년부터 2년여 간 행정소송 등을 치른 끝에 서훈정보를 얻어냈다.
이때 제작진이 확보한 데이터는 지난해 8월부터 행정자치부의 ‘대한민국 상훈’ 홈페이지를 통해 대중일반에게 공개되면서 JTBC, CBS노컷뉴스 등이 해당 자료를 기초자료로 활용해 먼저 관련 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KBS ‘훈장’의 서훈정보 ‘72만 건’은 이때 공개된 66~68만 건에 제작진이 추가 취재를 통해 확보한 자료가 더해진 수치다.
하지만 애초 제작진이 ‘간첩과 훈장(1부)’, ‘친일과 훈장(2부)’ 등 2부작 방송을 예정했던 것과달리 1부만이 방송될 정황이 관측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일 방송 예정인 시사기획 창 ‘훈장’편은 1부인 ‘간첩과 훈장’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제목은 ‘훈장’이다. 2부작을 계획하고 있다면 명확한 고지가 있는 것이 상식적이겠지만 이에 대한 설명이 제외됐다.
KBS 한 관계자는 “제작진이 수차례에 걸쳐 ‘제목이 이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재고해달라’고 했지만 데스크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안다. 프로그램의 포괄적인 내용을 상징적으로 담는 게 제목인데 우스꽝스럽게 돼 버렸다”며 “이거 하나로 끝내려는 거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앞서 제작진은 지난해 10월 성명에서 시사제작국 간부들이 각 편에 대해 통상적인 업무 범위를 넘어선 세세한 지침을 내렸고, 특히 이승만-박정희 시대를 다룬 ‘친일과 훈장’에 대해서는 원고의 3분의 1을 삭제토록 지시했다고 밝히는 등 간부들이 2부 제작 과정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BS 사측은 “친일 관련 부분에 대해서는 제작진에게 '재취재' 지시가 내려간 상태"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방송여부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승만,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담은 KBS ‘훈장’은 지난해 사장선임 정국을 앞두고 기약없이 방송이 미뤄지고, 관련 기자들에게 돌연 인사조치가 나면서 ‘청와대 눈치보기’의 일환이란 잡음이 일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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