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출두 한상균 "나는 해고노동자"

[12월11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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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이 10일 은신해 있던 조계사에서 나와 경찰에 자진 출두했다. 경찰의 추적을 피해 지난달 16일 조계사에 들어간 지 25일 만이다. 물리적 충돌은 피했지만 노-정 관계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모든 주요 일간지들은 이와 관련된 소식을 다룬 사진을 신문 전면에 내걸었다.

▲11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 캡처


한국일보는 10일 오전 자진 퇴거해 경찰에 연행되고 있는 한상균 위원장의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국일보는 관련기사에서 “한 위원장은 10일 오전 10시24분쯤 은신 중이던 조계사 관음전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조계종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과 함께 나타난 그는 대웅전으로 들어가 절을 올린 뒤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조계종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과 면담을 했다. 한 위원장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법정에서 광기어린 공안탄압의 불법적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혼돈에 빠진 불의한 정권의 민낯을 까발릴 것’이라며 경찰 출두 전 마지막 심경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조계종은 경찰의 조계사 검거 작전 등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치닫던 이번 사태를 불상사 없이 마무리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며 “한 위원장 은신 직후부터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한 위원장과 경찰, 정치권을 오가며 적극적인 중재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11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퇴거 중인 한 위원장에게 경찰이 수갑을 채우려 하자 조계사 부주지 담화스님이 막는 모습을 전면 사진으로 내세웠다.

경향신문은 관련기사에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은 10일 경찰에 자진출두하기에 앞서 ‘저는 살인범도, 파렴치범도, 강도범죄나 폭동을 일으킨 사람도 아니다. 저는 해고노동자’라고 말했다”며 “박근혜 정부가 5대 노동입법을 밀어붙이면서 자신에게 폭력 이미지를 덧씌운 것을 겨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체포영장이 집행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01년 단병호 위원장은 명동성당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다 자진출두하면서 체포됐고, 2008년 촛불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수배 중이던 이석행 민주노총위원장도 체포된 전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향신문은 또 “그는 ‘정부는 저임금 체계를 만들고 해고를 쉽게 할 수 있어야 기업과 경제를 살리는 것이라 말하고 있다’며 ‘노동자가 죽어야 기업이 사는 정책이 제대로 된 법이고 정책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해고를 쉽게 하는 노동개악을 막겠다며 투쟁을 하고 있다’며 ‘이것이 지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1급 수배자 한상균의 실질적인 희망’이라고 말했다”고 게재했다.

▲11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신문은 한 위원장이 자진출석하면서 조합원들과 포옹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한겨레신문은 관련기사에서 “조계종의 중재와 한 위원장의 자진출석 결정으로 물리적 충돌이라는 극단 상황은 피했지만, 노-정 관계는 더욱 파국을 향해 내달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여당이 노동계가 반대하는 노동개편 방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9월 노사정 합의에 참여했던 한국노총 역시 정부·여당의 독주탓에 점차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어 노사정 합의도 종이쪽지로 전락할 위험이 커졌다”고 전했다.

▲11일자 세계일보 1면 사진 캡처


세계일보는 경찰에 체포돼 압송되는 한 위원장의 모습을 전면 사진으로 내걸었다. 세계일보는 관련기사에서 “10일 체포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한 위원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일반 교통방해, 해산명령 불응, 특수공무집행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특수공용물건손상 등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검·경은 한 위원장에 대해 ‘다중이 집합해 폭행, 협박 또는 손괴 행위를 한 자’를 처벌하는 형법상 소요죄를 적용하기 위해 법리검토에 착수했다“며 ”1987년 인천의 민정당사가 불탄 ‘5·3인천사태’이후 소요죄가 적용된 사례는 없다“고 전했다.

▲11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서울신문 역시 같은 사진을 1면 사진으로 골랐다. 서울신문은 관련기사에서 한 위원장의 체포와 관련해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노동 개악 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국회를 상대로 노동개혁 5대 법안에 대한 일괄 처리를 요구하는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집권 4년차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야 정치권은 입법권과 여야 합의, 국민 기대를 저버리는 ‘3포 국회’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게재했다.

▲11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 역시 같은 사진을 전면에 내걸었다. 중앙일보는 관련기사에서 “한 위원장은 지난달 15일부터 조계사 관음전에서 민주노총과 자신의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제2차 민중총궐기의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관음전에서 나온 그에 대한 평가는 차갑다. 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 위원장 체포영장 집행에 찬성하는 의견이 52.9%로 반대의견(32.9%)을 20%포인트 앞섰다”고 전했다. 이어 “전문가들은 한 위원장의 조계사 피신이 국민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한다”며 “한 위원장이 시대착오적 도피극을 계속하는 사이 한국 사회는 적지 않은 비용을 치러야 했다”고 전했다.

▲11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캡처


국민일보는 10일 한 위원장이 조계사를 나서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국민일보는 사진설명에서 “12·5평화집회와 한 위원장 자진출두가 불법·폭력·충돌로 점철돼 온 집회 문화에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관련기사에서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의 은신이 한달 가까이 길어지면서 자진출두냐 강제체포냐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노동계가 주장하는 노동법 개정 반대 이슈는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정부는 노동법 개정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으로 부르고, 노동계는 비정규직만 양산하는 ‘노동개악’이라며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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