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양김 시대' 역사속으로

[11월23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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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전 대통령이 22일 향년 88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0시22분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패혈증과 급성심부전으로 숨을 거뒀다. 긴급브리핑을 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정오쯤 고열과 호흡곤란으로 입원했으며, 상태가 악화돼 21일 오후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오늘 새벽 서거했다”고 밝혔다. 이날 모든 주요 신문들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크게 실으며 ‘거산(巨山·김영삼 전 대통령의 호)’이 떠났다고 애도했다.


▲11월23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 캡처.

동아일보는 1987년 10월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그가 주먹을 불끈 쥐며 연설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내걸었다. 동아일보는 1979년 10월4일 헌정사상 첫 의원직 제명 뒤 그가 인터뷰하며 말했던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를 1면 제목으로 뽑으며 “30여 년간 야권의 지도자로 독재의 서슬에 맞섰던 거목도 세월과 병마는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고 애도했다.


한겨레는 199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사를 마친 뒤 참석자들에게 손을 들어 답례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실었다. 한겨레는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군사정권에 정면으로 맞서 싸워 ‘문민 대통령’ 시대를 열었고, 퇴임 뒤엔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박근혜 대통령(예비후보) 비판도 주저하지 않던 그였지만, 세월마저 이겨내지는 못했다”면서 “질곡의 한국 현대사의 중심에 섰던 김 전 대통령은 그만큼 영욕과 명암이 교차하는 발자취를 남겼다”고 추모했다.


▲11월23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서울신문은 1993년 2월25일 국회의사당에서 제14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차량에 탑승해 청와대로 이동하는 도중 광화문 인근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김 전 대통령의 모습을 1면 사진으로 담았다. 서울신문은 “우리 국민에게 군부 쿠데타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고 불가능하다고 여겨지던 금융실명제를 도입했으며 한때 철권을 휘둘렀던 전직 대통령들을 법정에 세우고 일제 잔재인 조선총독부 건물을 과감히 해체했던, 지금은 너무나 당연한 일로 생각되지만 당시에는 지극히 무모해 보였던 개혁을 무섭게 밀어붙였던 인물이 영원히 잠들었다”면서 “김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명박, 노태우, 전두환 전 대통령 등 전·현직 대통령들이 애도를 표했다”고 전했다.


▲11월23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DJ 서거 6년 만에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양김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김 전 대통령 서거로 민주화 동지이자 정치적 라이벌로, YS·DJ로 불리며 한국 현대정치사의 한 획을 그은 ‘양김(兩金)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며 “YS는 여섯 해 전인 2009년 8월 병중이던 DJ를 찾아가 ‘젊을 때부터 동지 관계였다. 협력도 오랫동안 했고 경쟁도 오랫동안 했다. 둘이 합쳐서 오늘의 한국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데 큰 힘을 쏟았다. 세계에서 유례없는 특수한 관계’라고 했다. 압축된 표현이지만 이만큼 둘 사이를 잘 정리해주는 말도 없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대도무문의 승부사, 거산이 잠들었다며 그를 추모했다. 조선일보는 “김 전 대통령은 독재·기득권의 벽에 몸으로 부딪쳐 가며 정면 승부를 펼쳐온 우파 민주화 진영의 중심축이었다”며 “‘올바른 길을 걸어가면 거칠 것이 없다’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은 그의 좌우명이었다”고 전했다.


▲11월23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는 그의 마지막 메시지인 ‘통합과 화합’에 주목했다. 중앙일보는 “삶 자체로 현대사를 써 내려간 김 전 대통령은 유언처럼 메시지를 남겼다”며 “YS의 차남 김현철씨는 이날 빈소를 찾은 김 전 총리와의 대화에서 ‘지난해 입원했을 때 말씀을 잘 못했는데 필담으로 통합과 화합을 쓰셨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하시곤 다른 말씀을 못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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