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전문가들 "디지털 혁신만큼 저널리즘 가치 중요"

<중앙일보 창간 기념 미디어 콘퍼런스>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사장 등 참석
조직문화 재편·수익원 다변화 필요
"독자 직접 찾아나서 소통해야"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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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혁신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되 저널리즘의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된다.” 지난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 50년 기념 미디어 콘퍼런스에 참석한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들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 언론이 나아갈 길을 이렇게 진단했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사장 겸 CEO는 신문·모바일·PC 등을 아우르는 크로스플랫폼과 고품질 뉴스 구현, 충성도 높은 유료독자 확보를 강조했다.


마크 톰슨 사장은 “그동안 뉴욕타임스의 주 수입원은 신문광고였지만 3년 전부터 유료독자를 통한 소비자 수입이 광고수익을 넘어섰다”며 “최고의 기사를 쓰면 누군가 찾아와서 읽을 것이라는 착각을 버리고 독자를 직접 찾아 나서 밀접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디지털 혁신을 통해 디지털플랫폼에 신경 써야 하지만 종이신문이 위태롭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종이신문의 장점을 이해하는 독자와 광고주들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존재”라며 “대대적인 변화를 단행하는 지금, 변하지 않는 하나의 가치는 기사에 대한 품질”이라고 덧붙였다.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 50년 미디어 콘퍼런스’에 글로벌 미디어 전문가들이 모여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모색했다. 사진은 이날 강연자로 나선 마크 톰슨 뉴욕타임스 사장 겸 CEO,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왼쪽부터)

얼 윌킨스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 사무총장 겸 최고경영자는 “우리가 변해야 하는 이유는 독자들이 디지털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인데, 모바일퍼스트보다 오디언스(독자)퍼스트를 추구해야 한다”며 “종이신문은 아직 변화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조직문화를 바꾸고 탄탄한 기반을 만들어야 신문과 디지털의 시너지가 날 뿐 아니라 수익원을 다변화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은 “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의 종말을 고해야 하느냐”고 반문하며 “방송·신문·모바일·PC 등을 상호보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디지털 문화를 구축하는 데 내부적으로 경쟁하기보다 모든 사람이 협업해야 한다”며 “우리는 뛰어난 저널리즘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난민 이야기 등 우리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여러 플랫폼에 걸쳐 전달할 수 있다면 미래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이노베이션 미디어 컨설팅그룹 파트너인 후안 세뇨르는 뉴욕타임스·르몽드·이코노미스트·파이낸셜타임스를 혁신한 경험을 살려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제시했다.


후안 세뇨르 파트너는 “모바일 전략이 없는 것은 자살행위”라고 지적하면서 “트래픽의 77%가 비디오를 통해 소비될 만큼 이미 인터넷의 보편적인 언어가 된 비디오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결국 (언론사는) 파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뉴스가 재활용되고 값싼 정보와 분석 없는 취재, 사기성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이제 뉴스의 양에서 가치로 넘어가야 할 때”라며 “디바이스에 콘텐츠를 끼워 넣으려 집착하기보다 감동적이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이야기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더 경쟁력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미디어의 그린라이트’ 세션에서는 마이크 펄리스 포브스 미디어 사장 겸 CEO,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CNN 인터내셔널 앵커 겸 홍콩 특파원, 라주 나리세티 뉴스코프 전략 담당 부사장이 토론을 벌였다. 이들은 ‘양질의 저널리즘은 안정적인 비즈니스모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나’는 질문에 모두 “그렇다”고 답했다.


마이크 펄리스는 “독자들이 읽고 싶은 위대한 콘텐츠를 만든다면 독자가 늘어나고 커뮤니티가 생길 것이며 비즈니스모델도 나올 것이다. 물론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콘텐츠로 출발해 독자와 연결되는 것이 매출과 수익성을 이끄는 선순환”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데이비드 민킨 아틀라스 옵스큐라 발행인은 “사이즈가 작은 모바일 스크린에는 배너광고로 제품·기업 브랜딩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아 광고주들은 모바일 배너광고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결국 배너광고를 벗어나 내러티브광고로 가야 한다”고 재촉했다.


콘퍼런스의 마지막 강연자로 홍정도 중앙미디어네트워크 대표이사가 나섰다. 그는 “창사 50주년을 준비하며 미래에 살아남을 수 있는 언론사가 실현해야 할 원칙을 담은 혁신보고서를 지난 1년 간 준비했다”고 밝히면서 혁신보고서의 일부 내용 △뉴스는 끊임없는 흐름이다 △뉴스도 패션처럼 T(Time 시간), P(Place 장소), O(Occasion 상황)에 맞춰 전달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가치 있는 정보다 등을 공개했다. 이어 홍 대표이사는 “이 자리가 콘퍼런스 주제 ‘Know way out(나갈 길을 알고 있다)’ 그대로 위기에 대한 걱정을 벗어내고 해법을 제시하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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