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영향력 확대 안간힘

모바일 전용 '기자 페이지'
주저하던 언론사 참여 늘어
뉴스1 등 희망 기자들 허용
언론사 수익에 도움 안되고
네이버 종속 가속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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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기자가 쓴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네이버 ‘기자페이지’에 참여하는 언론사가 늘고 있다. 기자페이지를 통해 기자 브랜드 구축과 기사 노출 기회를 늘리겠다는 것인데, 이를 두고 언론의 네이버 종속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네이버가 지난 7월 시작한 기자페이지는 기사 하단에 기자 이름이나 ‘기사 더 보기’를 클릭하면 해당 기자가 쓴 기사 목록을 볼 수 있도록 한 모바일 전용 서비스다. 기사는 시간 순서대로 정리되고 ‘주간 많이 본 뉴스’와 기자에게 바로 이메일을 보낼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독자는 하트 모양의 아이콘으로 해당 기자에게 호감을 표현할 수 있다.


서비스 시작 당시 참여한 언론사는 IT동아·JTBC·KBS·게임동아·뉴시스·디지털데일리·연합뉴스·일간스포츠·지디넷코리아·코메디닷컴·프레시안 등 11곳이다. 주요 종합일간지나 경제지 등은 언론사에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뉴스1, 서울신문, 파이낸셜뉴스 등이 가세하면서 기자페이지 적용 언론사는 모두 14곳으로 늘었다. 이들 언론사는 참여를 희망하는 기자들만 기자페이지에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일부 스포츠지와 경제지 등도 참여를 확정하고 네이버와 구체적인 사안을 조율 중이다.


▲지난 7월 네이버가 발표한 기자페이지 시범 화면. 네이버 기자페이지는 특정 기자가 쓴 기사를 모아볼 수 있는 모바일 전용 서비스로 현재 14개 언론사가 참여하고 있다.

기자페이지에 참여한 한 언론사 관계자는 “모바일 이용자의 뉴스 소비는 줄어드는 반면 다른 콘텐츠의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며 “당장 네이버를 떠날 수 없다면 네이버에서 우리기사를 더 많이 노출할 공간과 기회를 만드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자페이지에 참여하고 있는 한 기자는 “처음엔 거부감이 들기도 했지만 독자들이 내 기사만 모아 본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을 갖고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또 기자 브랜드화에 초점을 맞춘다면 기자페이지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러 언론사가 우려하는 점은 기자페이지에 모인 기사가 해당 언론사로 연결되는 아웃링크 방식이 아니라 네이버 안에서만 구동되는 인링크 방식이라는 점이다. 언론사의 페이지 뷰는 늘어나지 않기 때문에 언론사로선 실제로 얻는 게 없다는 것이다. 또 모바일 이용자를 네이버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수단에 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간지 한 기자는 “표면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있겠지만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언론이 공멸하는 길”이라며 “언론사 자체 홈페이지에 기사페이지와 비슷한 시스템을 만들어 독자들이 네이버를 통해서가 아니라 언론사로 바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계 또다른 관계자는 “네이버가 모바일 사업 확장을 위해 각 언론사에 모바일 언론사페이지 참여를 제안하면서 기자페이지를 패키지로 내건 것으로 안다”며 “언론사페이지·기자페이지는 언론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각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을 네이버로 흡수시키는 등 언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기사를 개별적으로 배치하다보니, 언론사와 기자가 부각되지 않는 것 같아 독자들이 선호하는 언론사·기자별로 기사를 모아볼 수 있도록 기자페이지를 도입한 것”이라며 “시범 서비스 중이기 때문에 제호 크기를 키우는 등 언론사의 의견을 반영하고 있고, 현재 기사 아래 부분에 해당 언론사의 관련뉴스를 배치해 아웃링크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온라인미디어 분야 관계자는 “기자페이지를 보는 시각은 네이버를 통한 기사 홍보냐, 네이버와의 밥그릇 싸움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언론사가 기자의 기자페이지 참여를 강제하거나 무조건적으로 막기보다 기자 개인에게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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