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전 일본 총리 무릎 꿇고 과거사 사죄

[8월13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 페이스북
  • 트위치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꽃을 바쳤다. 전·현직 일본 총리가 서대문형무소를 찾은 것은 2001년 10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 이후 두 번째다. 추모비 앞에 무릎 꿇고 고개 숙인 것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처음이다. 13일 모든 주요 신문들은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추모비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 숙인 하토야마 전 총리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1면에 내걸었다.

▲8월13일자 경향신문 1면 사진 캡처.

경향신문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12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을 방문해 추모비에 헌화한 뒤 큰절을 하고 있는 사진을 1면에 걸었다. 경향신문은 관련기사에서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동선과 행동을 자세히 소개하며 “그(하토야마 전 총리)는 ‘(전직) 총리로서, 한 사람의 일본인으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이곳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하게 되었다’며 ‘유관순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고문당하고 목숨까지 잃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죄송하고 사죄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형무소 안에 들어와서도 계속해서 만세를 외쳤다고 들었다. 그분들에게 경의를 드린다’고도 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또 “하토야마 전 총리는 14일로 예정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담화에 대해 ‘일본이 한국을 식민통치하고 다른 나라를 침략했다는 것이 역사적 사실로 담겨야 한다’며 ‘담화내용이 아베 총리의 진심으로부터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고도 했다.

▲8월13일자 국민일보 1면 사진 캡처.


국민일보 역시 추모비 앞에서 무릎 꿇고 고개 숙인 하토야마 전 총리의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선택했다. 국민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가 광복 70주년을 앞둔 12일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들이 수감됐던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옛 형무소)을 찾아 일본의 식민지배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죄했다”고 전했다.


국민일보는 또 다른 관련 기사에서 “아키히토 일왕이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아베 신조 총리를 간접 비판하는 성명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고 게재했다. 국민일보는 또 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담화와 관련된 기사에서 “박 대통령의 대일 메시지 수위와 방향 역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달려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발표 전날인 14일 전후 담화를 발표한다. 이 자리에서 아베 총리가 ‘식민지배 침략’등 과거사에 대한 사과를 할 경우 박 대통령의 메시지 역시 미래지향적인 관계 발전 쪽으로 주안점을 두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한번 과거사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을 것이란 얘기”라고 설명했다.

▲8월13일자 동아일보 1면 사진 캡처.

동아일보도 같은 사진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동아일보는 사진설명을 통해 “일본 전현직 총리 가운데 일제 식민지 지배에 대해 무릎까지 꿇고 사과한 건 하토야마 전 총리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이날 오후 2시부터 약 50분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을 찾은 하토야마 총리 전 총리는 방문 내내 ‘와바루’를 반복했다. ‘사죄한다’는 뜻이다”라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또 “전문가들은 이날 하토야마 전 총리의 행보가 한일관계의 ‘기념비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현진덕 강원대 일본학과 교수는 ‘서독의 빌리브란테 총리(1913~1992)가 폴란드 유대인 학살 추모비 앞에서 처음 무릎 꿇은 것만큼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경색된 한일관계 개선과 동북아 정세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8월13일자 세계일보 1면 사진 캡처.

세계일보도 동일한 사진을 1면 사진으로 골랐다. 세계일보는 관련 기사에서 “광복 70주년을 맞아 ‘2015 동아시아 평화국제회의’ 참석차 한국을 찾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는 12일 서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아 일제강점기 만행을 사죄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는 또 “그는 서대문형무소 방문에 앞서 한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문제는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인권·윤리 문제로서 일본이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며 ‘(생존자가) 47명밖에 남아 있지 않은 만큼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라고 견해를 밝혔다”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아울러 “아베총리가 내놓을 담화와 관련해서는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 담화의 4대 핵심 표현(식민지배, 침략, 반성, 사죄)을 언급하며 ‘진심으로 존중하고 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베 총리가) 마음 깊은 곳에서 (무라야마 담화를) 이해하고 담화로서 발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8월13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캡처.

조선일보 역시 같은 내용의 사진을 대문사진으로 선택했다. 조선일보는 사진 설명에서 “이날 최상용 전 주일 대사와 가진 조선일보 대담에서도 하토야마 전 총리는 ‘사죄’를 거듭 강조했다. 그는 ‘침략으로 입힌 고통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죄하는 것은 일본이 해야 할 최저한의 일’이며 ‘피해 입은 쪽에서 ’그만하면 됐어‘라고 말해주기 전까진 (사죄를) 멈춰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관련 인터뷰 기사에서 “그는 ‘(아베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에 담길 말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데 대해) 당연히 과거 일본의 한국 식민 통치, 중국 침략 등이 역사적 사실로 담겨 있어야 한다’면서도 ‘(아베 총리가) 피해 국민의 마음을 배려하도록 어떻게 진심을 담아 표현하느냐가 큰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8월13일자 중앙일보 1면 사진 캡처.

중앙일보 역시 동일한 내용을 담은 사진을 대문에 내걸었다. 중앙일보는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하토야마 전 총리의 행동과 발언 면면을 자세히 소개하며 “하토야마 전 총리는 과거 보안사 건물로 쓰였던 역사관을 찾아 ‘만세운동에 힘을 다한 모든 선령의 평안함을 바라며 독립, 평화, 인권, 우애를 위해’라고 방명록을 남겼다”고 보도했다. 

▲8월13일자 한겨레신문 1면 사진 캡처.

한겨레신문도 같은 사진을 1면에 걸었다. 한겨레는 관련기사를 통해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민주당 소속으로 ‘지한파’로 꼽힌다. 54년간 이어진 자민당 집권을 끝낸 그는 9개월 만에 총리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이후로도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경계하고 과거사를 반성하는 목소리를 내왔다”고 전했다.

▲8월13일자 한국일보 1면 사진 캡처.

한국일보 역시 같은 사진을 대문에 걸었다. 한국일보는 “광복70주년과 아베 총리의 담화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일본 전직 총리가 일본 제국주의 만행이 자행된 역사의 현장을 찾아 현 총리를 향해 사과를 촉구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라며 “2001년 10월에도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가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반성이나 참회의 성격과는 무관했다”고 게재했다.


한국일보는 또 “일본 93대 총리를 지낸 하토야마 전 총리는 야당의원 시절부터 일본의 전쟁범죄 조사와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사죄 및 보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며 “올해 4월에는 ‘식민지 지배, 침략이라는 말이 감춰지면 큰 문제가 된다’며 아베 총리에게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최승영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