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이 50여일 만에 바뀐 세계일보가 이번에는 사장 교체설로 술렁이고 있다. 당장 오는 12일 사장 거취에 관한 이사회가 열릴 예정이다. 정윤회 문건 보도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세계일보가 회장에 이어 사장까지 교체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세계일보 안팎에서는 세계일보 모체인 통일그룹 재단본부가 조한규 사장을 조만간 경질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후임으로 사모 전 세계일보 사장이 거론됐으나 지금은 차모 전 세계일보 상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단의 사장 교체 시도는 재단 내부에 깔려있는 불안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20일 당시 조민호 세계일보 심의인권위원은 사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공개하긴 좀 그렇지만 통일교는 내부에 상당한 고민거리를 안고 있었다. 정치권력이 바보가 아닌 한 ‘정윤회 문건’ 파동으로 언론 탄압이나 종교 탄압을 할 리 만무하다. 다름 아닌 형법으로 다스릴 폭탄들이 있다”고 했다.
재단은 통일그룹 관련사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의 배경에 정윤회 문건을 보도한 세계일보가 있고, 상황에 따라 한학자 총재에까지 형법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사장 교체 카드로 세무조사 등 유·무형 압박을 가하고 있는 정권과 긴장 관계를 해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세계일보 기자들은 관측한다.
세계일보의 한 데스크급 기자는 “권력기관의 압박 때문에 사장을 교체하는 것이 분명하다”면서 “내부적인 취재를 통해 압력이라는 것이 밝혀진다면 기자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세계일보는 11일자로 황정미 편집국장을 논설위원으로, 한용걸 사회부장을 편집국장으로 임명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세계일보 한 기자는 “이번 인사는 2월에 있는 정기적인 인사로 사장 교체건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