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코스트에서만 무릎 꿇은 두 얼굴의 아베

[1월20일 신문 1면 사진으로 본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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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현지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부인 아키에 여사가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홀로코스트 추모관을 방문했다. 5만5000평 규모의 홀로코스트 추모관은 유대인들이 나치 치하에서 억압받았던 당시 사료들을 충실히 모아놓은 곳이다. 아베 총리는 “나는 오늘 인간이 타인을 차별과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면서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 배웠다”며 “일본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동아시아에서 과거사 논란을 일으키고 한국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사죄에 인색했던 그가 역사적 비극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정치 퍼포먼스’라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다수의 주요 신문들은 ‘아베의 두 얼굴’을 1면 사진으로 실었다. 

 

▲1월20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캡처.

조선일보는 아베 총리가 유대인 모자 ‘키파’를 쓰고 화환을 추도 시설에 올려놓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게재하며 “아베 총리가 헌정한 화환엔 ‘일본 총리 아베 신조와 그의 아내 아베 아키에’라는 문구가 담겼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과거 일본 침략과 관련된 발언이 나올 것 같다는 여러 기자들의 예상을 뒤엎고 아베 총리는 오히려 일본이 2차 대전 당시 인권 보호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강조했다”며 “110여명의 폴란드계 유대인을 구한 나치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에 빗대 ‘일본판 쉰들러’로 불리는 일본 외교관 스기하라 지우네를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도 ‘두 얼굴의 아베…위안부 반성 없이 홀로코스트 추모’라는 제목의 사진을 통해 ‘추모의 홀’에서 헌화한 뒤 묵념하는 아베의 모습을 전했다. 세계일보는 “아베 총리는 연설에서 홀로코스트와 같은 비극적인 역사가 결코 반복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으나 과거 일본이 저지른 침략과 식민지배,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전쟁범죄에 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날 아베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에 희생당한 유대인 600만명의 집단 묘지인 추모의 홀을 찾은 것은 전후 70년을 맞아 일본이 평화국가의 길을 걷고 있다는 이미지를 얻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1월20일자 서울신문 1면 사진 캡처.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통일부, 외교부, 국방부, 국가보훈처 등 4개 부처의 ‘2015년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오는 8월을 전후해 열차로 서울에서 신의주·나진을 각각 다녀오는 한반도 종단열차의 시범 운행 추진 등 다양한 업무들이 보고됐다.

 

국민일보는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게재하며 “정홍원 국무총리, 신원식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인요한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김귀옥 육군 2작전사령부 관리처장, 심윤조 새누리당 의원, 서울교대 재학생 김봄란씨 등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서울신문은 정 총리, 류길재 통일부 장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박 대통령과 함께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전하며 “통일부의 경우, 업무보고에서 갖가지 남북 간 협력 사업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보고된 사업들이 실현되려면 남북 간의 합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의 남북 관계는 가까운 장래를 예측하기 어려울 만큼 불투명하다”며 “때문에 실현성을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1월20일자 한겨레 1면 사진 캡처.

용산 참사 6주기를 하루 앞두고 관련 사진을 1면에 실은 신문도 있었다. 한겨레는 참사 현장이던 남일당 건물과 주변 건물들이 모두 철거돼 빈터만 남아있는 모습을 1면 사진으로 전하면서 “2009년 1월20일 아침 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재개발 사업에 반대하며 농성하던 주민들을 강제 진압하는 과정에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숨지는 용산참사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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