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국새를 삼켰는가

조정진 세계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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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말 국새사기사건이 터졌다. 대한민국 4대 국새의 제작단장을 맡았던 민홍규씨가 국새를 만들고 남은 금을 횡령했고 금도장을 만들어 정·관계 인사들에게 로비용으로 돌렸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600년 비전이라는 전통기술이 없으면서 전통기법으로 국새를 만든 것은 물론 국새에 버젓이 자기 이름을 새겨 넣었다는 의혹까지 추가됐다.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여론재판은 끝났다. 민홍규는 파렴치한 사기꾼이고 국가를 농락한 국사범이 돼 있었다.

국새사기사건이 터지기 전 무명에 가까웠던 그를 발굴해 특종 기사를 썼던 저자는 온갖 의혹에 연루된 그를 방송 뉴스를 통해 다시 만났다. 의문을 가진 저자는 그를 다시 취재했다. 휴직까지 하면서 관련 자료를 모으고 사람을 만나러 전국을 헤맸다.

취재 결과 민홍규는 진짜였다. 가해자는 오히려 따로 있었다. 그러나 언론은 오보를 바로잡지 않았다. 저자는 거짓 진술한 이들의 말만 듣고 근거 없이 기사를 쓴 언론, 수사한 경찰과 검찰, 재판부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기자로서 부끄럽다고 했다.  
-글로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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