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가 지난 4일 MBC의 삼성전자 관련 기사가 누락된 배경에 전 MBC 출신 삼성전자 간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본지 단독보도(20일자 7면)와 관련, 기사내용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MBC 노조(위원장 박성제)는 25일 발행된 노보에 보도민실위 보고서를 게재하고 “기사가 누락 된 것은 사실”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지만 이는 MBC 보도국 고위 간부를 지낸 대기업 임원이 건 여러 통의 전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민실위는 이날 노보에서 “삼성 기사가 누락된 4일 MBC 보도국 출신 삼성전자 고위 임원이 보도국 간부들에게 ‘1일자 본 기사에 이어 속보까지 MBC가 방송하면 내 입장이 어려워진다’는 취지의 전화를 여러 차례 걸어왔다”고 덧붙였다.
이는 본지가 20일자 ‘삼성전자 후속기사 왜 빠졌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제기한 ‘삼성간부 개입 의혹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해석된다.
노보는 “시간이 모자라 누락됐다는 보도국 책임자의 설명도 일리가 있지만 기사가 누락되는 과정에서 걸려온 대기업 임원의 전화는 오해를 살 소지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노보는 또 “MBC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고 외부 압력을 차단하기 위해 신중하고 냉정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기”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 보면 본 기사에선 실패했지만 적어도 속보에 관한 한 MBC 출신 인사를 데려간 효용성을 확인했다는 착각을 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언론개혁시민연대는 21일 홈페이지에 ‘삼성 이모 전무와 MBC보도국의 검은 거래?’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하고 “이번 기사 누락 건은 삼성 간부와의 끈끈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심증’으로 인해 조선일보에 첫 보도를 빼앗겼던 2년 전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유사”하다며 “이번 사건은 후속보도가 빠졌지만, 당시 사건은 아예 보도조차 못하고 있다가 조선일보가 터뜨린 뒤 보도했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정호윤 기자 jhy@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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