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에 내 몰린 기자를 보호하라
수습기자 시절 술자리에서 선배들이 들려준 취재활동은 그 순간 모든 것이 감동과 흥분이었다. 더욱이 위험스런 현장에서 아슬아슬한 취재기를 들을 때는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리고 기자생활 내내 금과옥조처럼 마음 속에 품어왔던 것이 ‘용기 있는 기자’였다.그렇게 현장을 누볐던 동료·선배기자들이 어느 날 너무나 허무하게 세상을 등지고 그나마 살아남은 유족들이 겪는 고통의 소리가 들릴 때는 스스로 작아지고 침잠해 질 수밖에 없다.위험지역 취재를 나설 때 “왜 당신이어야 하느냐”는 가족들의 항의에 “기자니까”라고 당당하게 대답하면서도 내심 세
국정홍보처 존폐 논란을 보며
요즘 정치권이 국정홍보처의 존폐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이 논란은 정부의 정책을 놓고 벌이는 설전이 아니라 정부의 특정 기구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과 이 기구를 존속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 있다는 점에서 여타 정치적 논란과는 성격이 다르다. 이번 논쟁은 국정홍보처의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행위를 취했다는 점에서 매우 구체성을 띠고 있다. 우선 국정홍보처 폐지론의 논거를 보자. 한나라당의 정종복 의원을 대표로 하는 폐지론자들은 “국정홍보처가 본연의 임무인 국정을 홍보하는 활동을 하는 게 아
한국의 기자, 아시아의 기자
나라밖에서 한국은 어떤 이미지로 다가올까. 외신기자의 앵글에 잡히는 한국의 첫 인상은 붉은 머리띠 두른 노사분규, 남북대치의 판문점, 광화문 주변의 반미시위 등이 주류를 이뤘다. 요즘 외신사진에 등장하는 한국의 모습은 변했다. 외신이 전 세계로 타전하는 뉴스의 내용물이 긍정적으로 변했다. 국내적 갈등이 점화되는 이슈중심에서 밝고 활기찬 생활테마로 이동하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붉은 악마’ 디지털 세대를 시작으로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을 내놓는 정보통신 신제품 행렬은 한국을 세계 IT문화를 선도하는 시발점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홍 前회장은 언론인답게 처신해라
언론인은 언론윤리를 준수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 그러지 못한 언론인은 스스로 언론사를 떠나는 것이 낫다. 떠날 때는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를 구해야 한다. 그게 떠나는 자신은 물론 남은 언론인에게도 떳떳한 모습이다. 언론인 홍석현. 그는 지난해 ‘미디어 오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2위에 올랐고, X파일 사건이 세상에 파문을 던진 직후인 지난 9월 ‘시사저널’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10위안에 들었다. 주미 대사로서 홍 씨의 경력은 X파일 사건으로 보잘것 없는 것
국감보도, ‘검증의 규율’ 세우라
지난 9월 27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는 한국전력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촛불을 켜고 진행하는 이벤트를 선보였다. ‘전기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서’가 이벤트의 기획 의도라고 하지만 그 동기의 순수성 여부를 떠나 이른바 촛불 국감은 몇 가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우선 전깃불과 마이크를 끄고 촛불로 국정감사를 하는 것이 과연 국정감사 본래의 목적에 걸맞는 행위이냐 하는 점이다. 국정감사는 국정 운영과 관련, 국회가 감사 행위를 통해 견제권을 행사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정책 대안을 도출하고 입법권을 바람직하게 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인터넷신문과 기존신문의 공존
뉴미디어시대 인터넷신문이 새로운 통합매체로 급부상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달과 인터넷 보급에 힘입어 이미 세계 50대 엘리트신문과 미국의 1백대신문 중 98곳이 인터넷신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의 7백50개를 포함해 세계적으로 3천5백개가 있으며 그 수는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 인터넷신문은 뭘까. 신문법에 따르면 그것은 정보처리능력을 가진 장치와 통신망을 이용하여 정치·경제 등에 관한 보도와 논평 및 정보를 전파하기 위하여 간행하는 전자간행물을 말한다. 인터넷신문의 대표주자인 오마이뉴스는 그 영향력이 기존매체에 비해
연합 미주총국 개설 ‘기대반, 우려반’
연합뉴스가 오는 12월 국내 언론사 가운데 최초로 미주총국을 개설할 예정이어서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용어마저 생소한 연합의 미주총국은 특파원을 비롯 영문뉴스 카피 리더와 행정 보조직원을 포함 총 9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연합의 이러한 방침은 현재까지 외국에 특파원을 한 명도 파견하지 못하고 있는 일부 종합 일간지나, 많아야 10명 내외의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는 다른 언론사, 특히 최근 들어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한 일부 언론사들이 해외 취재망을 대폭 축소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것이어서 다른 국내 언론사들의 부러움을 한꺼번
‘유족지원기금’ 만들어 보자
“여러분, 제가 인사도 없이 갑자기 떠나 놀라셨죠? 죄송합니다. 이 곳에 와보니 그 곳에서 제가 너무 앞만 보고 살았었다는 회한이 드는군요.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했던 게 아쉽습니다. 여러분, 시간이 있을 때 사랑하십시오.” 이 달 초 서울신문 조승진기자가 우리 곁을 떠났을 때 동료기자는 추모사를 통해 고인이 된 조기자의 회한과 남겨진 사랑에 대한 여한을 이렇게 대변해 주었다. 모두가 가슴이 젖어들며 울었다. 짙어만 가는 가을. 만추가 옷깃을 세우게 하기도 전에 비보가 잇따라 날아든다. 따스함과 예리함을 함께 버무려…
X파일과 언론보도
X파일 공개 여부를 놓고 한국 사회의 갈등은 여전하다. 언론 관련 시민단체에서는 매주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X파일 공개를 촉구하는 촛불시위를 열고 있으며, 국회 법사위에는 X파일 특별법과 특검법 안이 동시에 상정돼 열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그동안 X파일 공개와 관련한 우리 사회의 갈등 양상에 대해 언론은 이렇다 할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올해 초 X파일을 처음으로 입수한 MBC는 보도 여부를 놓고 멈칫거리는 태도를 보였으며, 대부분의 언론사들도 X파일의 실체를 제대로 추적하는 보도를 내놓지 못했다.X파일 관련 도청수
기협 콜로키엄에 거는 기대
‘JAK 1030 콜로키엄’ 이게 무슨 소린가? 암호문 같은 이름을 들고 한국기자협회가 이야기마당을 펼쳤다. 콜로키엄 colloquium은 우리말로 토론회를 뜻하고, JAK는 한국기자협회의 영문 약자라고 한다. 1030은 오전 10시 30분에 시작한다는 의미란다. ‘JAK 1030 콜로키엄’은 그러니까, 한국기자협회의 회원 기자들에 의한, 기자들을 위한, 기자들의 이야기마당이다. 오전 10시 30분이면 하루 중 가장 활력이 넘치는 시간. 이때 기자들이 모여서 ‘우리끼리’ 나눠야 할 이야기가 무엇일까. 직업의 특성상 남의 이야기를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