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6을 즈려밟는 그대에게
세상이 변했고 앵글은 다종다양하다. 단일의 정치권력이 우산대 역할을 하고 사회의 줄기들이 임석상관을 향해 경례하듯 우산살 노릇을 하던 시대가 지나갔다. 언론이 지칭하듯 문화권력 기업권력 유통권력 인터넷권력이란 메타포까지 생겨날 정도로 권력은 분화되었다. 각 분야 자율의 구심점이 다양해진 것은 분명히 진보다. 여기서 가장 주목받는 공간이 한국 사회의 공론장인 언론이다. 언론권력 특히 메이저신문권력의 시대담론 및 전파력은 대단하다. 멀티미디어가 범람해도 의제설정 매체주도력은 아직 따라올 자가 없다. 한국의 모든 사안을 만기친람하며 공론
냉기류를 넘어 대화의 숨통 트자
마음이 풍요롭고 고운 단풍으로 아름다워야 할 가을이 몹시 스산하다. 날씨 탓만은 아니다. 북 핵실험에 이어 북 제재조치에, 한국과 미국이 선제 북 공격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는 외신에, 그리고 국정원과 검찰의 수사 중인 공안사건 보도에 더욱 움츠러든다. 마치 한반도의 역사시계가 수십 년 전으로 되돌려진 느낌이다. 이러한 냉기류를 뚫고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이달 14~15일 금강산에서 역사적인 남북 언론인들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사상 처음 열리는 이 남북 언론인 토론회에 언론계 안팎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다. 2000년 역
한반도에 전쟁은 피해야 한다
한반도는 다시 전쟁의 화염에 휩싸이고 말 것인가. 지난 9일 북한의 전격적인 1차 핵실험의 후폭풍이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아니 오히려 관련당사국간 조정을 거듭하면서 강도를 더해가는 느낌마저 든다. 유엔은 즉각 안보리를 열어 대북제재안을 결의했고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은 일본 한국 중국 러시아를 방문, 안보리 제재에 따른 각국의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요구했다. 중국의 탕자쉬안 특사는 미국과 러시아를 방문한데 이어 다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핵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세계가 북한의 제2차 핵실험을 막기 위해 긴박하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 불어넣자
지금 금강산은 북핵 파문속에서도 단풍이 울긋불긋 절정이라고 한다. 바로 이 금강산에서 다음달 중순 남북 언론인들이 분단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한다. 한반도에 드리워진 불안정한 북핵 실험 정국에서 2백여명의 남북한 기자들이 한자리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 마치 요즘 계절의 변화에 따른 아침저녁의 한기에 몸을 움츠리다가 밝은 가을 햇살 속의 색동옷 같은 단풍을 보는 듯한 기대감을 갖는다. 토론의 주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실천과 남북언론인의 역할이다. 6·15 남북공동선언이 무엇인
북핵보도 근거없는 추정 자제해야
국내 언론이 북한의 핵실험 강행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은 당연하다. 향후 추이와 전망에 대해 다각적인 심층보도를 내보내는 것은 언론의 마땅한 의무라고 할 것이다. 그러나 북핵 상황을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는 결정적 계기로 삼으며 위기를 증폭시키는 듯한 보도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 한국기자협회가 성명서에 밝힌 것처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한반도에 긴장이 조성된 것은 북한의 책임이 크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군사적 대응을 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 한반도가 또다시 국제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희생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김일
‘문광위 국감’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자
이번 국정감사는 우리나라 언론정책과 환경을 가늠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 같다. 10월 11일 문화관광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시작으로 영상물등급위원회(12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12일), 국정홍보처(13일), 언론중재위(16일) 언론재단(16일) 신문유통원(16일) 신문발전위원회(16일) 등의 국정감사 일정이 잡혀있다. 국정감사라는 게 항상 시작할 때는 모든 문제들을 밝혀내고 개선책을 내놓을 것처럼 기세등등하지만 끝나고 나면 남는 게 없는 허탈한 상황들이 자주 목격된다. 이번에는 정말 그러지 않길 바란다. 그러려면 우리언론의 역할이
수구세력의 시계는 거꾸로 도는가
수구세력이 바쁘다. 전시 작전통제권(작통권)을 둘러싸고 목소리를 한껏 높이고 있다. 성명도 발표하고 거리시위에도 참가한다. 검찰은 평검사 한 사람의 신문 기고문 때문에 바빠졌다. 옛것을 지킨다고 해서 ‘수구’이지만 좀체 세상의 변화를 내켜하지 못하는 것 같다. 변화에만 둔감하다면 별 문제다. 작통권에 대한 수구세력의 논리는 비약과 왜곡으로 가득 차 있다. 작통권을 환수하면 한·미 동맹이 깨진단다. 너무도 간단하다. 작통권은 이미 오래 전부터 한·미 두나라 사이에 논의됐다. 노무현 정부에
시사저널사태와 ‘삼성’
언론사는 무결점의 아성이 아니다. 기자도 전지적 판관이 아니다. 모든 기사의 관련자들은 그러기에, 자신들의 입장을 언론사와 기자에게 충분히 전달할 권리를 갖는다. ‘천부적’ 항변권이 보장되지 않는 한, 기사는 소송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운 좋게 소송은 피하더라도 당사자들의 충분한 의사표명이 결여된 기사는 한쪽으로 치우치기 쉽고, 좋은 기사가 되기도 어렵다. 삼성도 항변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항변도 ‘삼성이 하면 다르다’고 한다. 한 두번 삼성 거스르기를 시도했던 기자
이 가을날에 짖는 소리
20여 년 전 어느 날. 서울 서대문에 위치한 대학들의 학생들이 경찰과 대치하면서 시위를 벌였다. 독재정권의 끝자락을 겨냥한 지식 청년들의 몸부림이었다. 최루탄은 난사되고 지랄탄은 자욱했다. 야당은 침묵하거나 숨죽이고 있었다. 수천 명이 캠퍼스광장에 모여 시국선언문을 배포하며 시위를 해도 그 일은 단 한 줄의 기사에도 비치지 않았다. 신문 사회면 하단에 1단짜리 기사라도 나갔다면 그건 크나큰 용기였다.엊그제 서대문의 모 대학 가을학기 개강파티는 다채로웠다. 재즈 동아리가 신선한 공연을 하며 맵시를 뽐냈다. 뉴스를 탔다. 이처럼 세상
남북 언론인 토론회에 거는 기대
60여년 만에 남북 언론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이번 모임은 남북 분단이후인 1948년 남북연석회의 당시 전조선 기자대회가 열린 이후로 처음이라고 한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는 남과 북의 언론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남북언론인 토론회를 올해안에 개최키로 중국 선양에서 합의했다. 아직 평양이나 금강산에서 할지, 참석규모는 어느 정도로 할지는 더 논의해야지만 여하튼 남과 북의 기자들이 이 ‘난국’에 서로 얼굴을 맞대고 모임을 갖는다는 데 의의가 있다. 역사적 6·15 선언 이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