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숨통 옥죄어서는 안된다
요즘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제재 조치를 보고 있노라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제재의 잣대에 정치색이 짙게 묻어 있기 때문이다.방통심의위의 칼날은 현 정권의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에 대해 특히 날카롭다. 현 정권을 궁지로 몰았던 MBC PD수첩 등은 여지없이 방통심의위의 제재를 비껴가지 못했다.PD수첩 ‘광우병’ 편에 방통심의위는 여지없이 최고 중징계인 ‘시청자에 대한 사과’를 내렸다. 그 뒤 PD수첩은 각종 민형사 소송에서 승소를 거듭해 대조를 보이고 있
KBS 김현석, 고대영 기자를 말한다
김현석과 고대영. 여기 두 명의 ‘기자’가 있다. 나이 차이도 있지만 걸어온 길은 확연히 다르다. KBS가 두 사람의 인사를 두고 연초부터 논란에 휩싸였다.우선 김현석 기자를 보자. 김 기자는 2008년 한국기자협회 KBS지회장 겸 KBS 기자협회 회장을 맡았다. 2008년은 이명박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해다. MB정권 창조에 이바지한 인물들이 언론사마다 사장으로 줄줄이 낙하산 투하됐다. KBS도 예외가 아니었다. 감사원과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을 총동원해 정연주 전 사장을 쫓아냈다. 정 사장의 해임이 부당
종편·보도채널 선정 여론다양성 우려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31일 국내 미디어 업계의 지형을 바꾸는 종합편성(종편)-보도채널 사업자를 선정해 발표했다. 예측한 대로 종편은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보도는 연합뉴스가 선정됐다.새로 선정된 사업자는 ㈜시에스티브이(조선일보), ㈜제이티비씨(중앙일보), ㈜채널에이(동아), ㈜매일경제티브이(매경), ㈜연합뉴스TV(연합뉴스)이다. 이런 결과는 일부 전문가들에 의해 예견됐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하는 식으로 심사결과가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한국 미디어 업계에는 엄청난 규모의 재편이 예
방통위 ‘종편·지상파 몰아주기’ 도 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내년도 업무 계획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간접광고와 중간광고 등 광고 규제를 풀어 종합 편성과 지상파에 광고 재원을 몰아주겠다는 것이 방통위의 내년도 업무계획의 핵심이다.방통위는 또 국민의 건강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먹는 샘물과 의료기관 등 광고금지 품목의 빗장도 풀기로 했다. 간접광고 규제의 목적은 시청자들의 시청권을 보장하고 지나친 상업주의를 막아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이다. 그런데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에 기업의 로고가 찍힌 휴대전화나 의류, 자동차 등의 제품이 버젓이 노출되면 광고
김인규, 김재철사장은 ‘4대강의 진실’이 두려운가?
그들은 광주의 진실이 알려지는 것이 몹시 두려웠다. 전두환 정권은 피에 물든 광주를 “북의 지령을 받은 폭도들의 소요 때문”이라고 했다. ‘광주’는 언론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성역이자 금기였다. 하지만 손바닥으로 해를 가릴 수는 없는 법. 광주의 진실이 텔레비전 화면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니의 노래’라는 시사 프로그램이었다. 20여년 전 서슬퍼런 군사독재정권 때 일이다.이명박 정권은 4대강의 진실이 알려지는 것이 몹시 두려운가 보다. 4대강을 개발해야 가뭄과 홍
리영희 선생을 되새기며 옷깃을 여민다
반공과 냉전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던 시절, 현대사 인식의 혁명적 전환을 이끌어냈던 행동하는 지성 리영희 선생이 81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사상의 은사’ 리영희 선생은 생전 자신의 7할은 언론인이라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기자’라고 규정했다. ‘기자’ 리영희는 1961년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회의 의장의 미국 방문을 동행 취재하면서 동료 기자들이 박정희 외교의 성과를 선전할 때, 미국 측이 조속한 한·일 국교 정상화와 베트남 사태 협력을 촉구했다는 ‘
알권리 및 취재진 안전 조치를 촉구한다
연평도 지역이 북한군에 의해 폭격을 맞았다. 지난달 23일 오후 2시쯤, 북한군은 대한민국의 영토인 연평도 지역 해병대 막사와 민간주택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포격을 감행했다.이번 연평도 포격으로 해병대 군인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자 UN 협정 위반이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우리 군은 곧바로 국지적 도발에 대한 ‘진돗개 하나’를 발령해 전시상태에 돌입했다. 말 그대로 엄중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생생한 포격의 현장을 국민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인천 연안
‘프렌들리 프레스’로 변한 언론
서울 G20 정상회담이 화려하게 폐막되고 이명박 정부의 집권이 중반을 넘어서면서 그의 언론정책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언론에 친화적으로 접근하겠다며 ‘프레스 프렌들리’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는 그들이 비판하던 전임 노무현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언론통제정책에서 과연 얼마나 발전했을까.18일 보수적 시민단체인 ‘공영방송발전을 위한 시민연대(공발연)’ 세미나에서 나온 이명박 정부의 미디어 정책에 대한 평가는 의외로 ‘완전 실패&rsq
자본권력은 언론의 비굴함을 딛고 선다
삼성직원의 MBC 정보유출 사태는 대한민국 언론인들에게 커다란 자괴감을 던져주고 있다.지금까지 나온 MBC 감사 결과에 따르면 MBC 뉴스시스템에 오른 취재 정보가 내부인에 의해 외부로 유출됐는가 하면, 외부인이 보도국 뉴스 시스템에 접속해 장기간 내부 정보를 훔쳐 본 것으로 나타났다.경악스럽고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언론인이 자사의 정보를 외부로 빼돌리는 작태도 그렇거니와 한국의 대표 기업인 삼성의 불법적인 언론 정보 탈취에도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자본 권력에 한없이 약해빠진 한국 언론의 위상에 허탈감마저 든다. 내부 정
G20에 올인하는 정부와 비판 포기한 언론
한마디로 잔칫집이다. 세계를 이끈다는 20개 나라의 정상들이 서울을 찾았고, G20을 치르는 한국은 명실상부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듯하다. 그러나 ‘남의집 잔치’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G20 정상회의 준비를 위해 거의 모든 공무원들이 동원됐고, 도둑잡는 일선 경찰들까지 지방에서조차 모조리 올라와 5만명 경찰력이 행사에 투입됐다. 강남에서는 공무원과 시민들 5만명이 매일 아침 동원돼 거리 청소를 하고 있고, 서대문구는 회의기간인 11~12일 이틀 동안 냄새 날까봐 쓰레기 소각장 가동까지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