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 앨리스와 MBC
문화방송은 2011년 7월 13일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 특정인, 특정 단체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지지 또는 반대하거나 유리 또는 불리하게 하거나 사실을 오인하게 하는 발언이나 행위로 인해 회사의 공정성이나 명예와 위신이 손상되는 경우”에는 고정출연을 제한하겠다는 사규를 확정했다. 사회에서는 이를 그 취지와 연관시켜 소위 “소셜테이너금지법”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문화방송의 위 사규는 특정 소셜테이너를 출연시키지 않겠다는 아집을 노출시킨 것 이외에도…
손을 많이 타는 뉴스가 특종이다
수 년 전 돈 탭스코트의 ‘위키노믹스’는 필자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클레이 셔키 교수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라는 저서와 함께 ‘위키노믹스’는 뉴스미디어가 어떻게 변할 것인지에 대한 훌륭한 통찰을 담고 있었다. 탭스코트가 이번에는 ‘매크로 위키노믹스’를 내놓았다. 아예 한 장을 할애해서 뉴스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그 장의 제목부터가 매우 직설적이다. ‘신문의 종말과 새로운 뉴스의 등장’이다. 부제로 &lsqu
괴이한 방송은 권력의 얼굴
1987년 초 ‘박종철 사건’은 우리 정치와 민주화에 자취를 남겼다. 지적하는 이는 별로 없지만 박종철 사건과 관련보도는 우리 언론, 특히 방송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지닌다. 다만 아무도 본격적으로 말하지 않아 이를 지나치고 있다. 요즘 언론, 특히 방송보도와 괴이한 방송사 결정에 대한 불평불만이 여기저기에서 나오는 것을 보면 이를 복기하고 짚어야 할 필요를 느낀다.박 군 사건의 1보는 당시 석간인 중앙일보 1월 15일자 2판에 처음으로 나왔다. 그런데 사회면 왼쪽 상단 만화 옆에 조그맣게 2단으로 나왔다.…
분노하라!
출간 7개월 만에 2백만 부를 돌파하며 프랑스와 전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분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레지스탕스 출신의 인권·환경 운동가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가 화제다. “불법체류자들을 차별하는 사회, 이민자들을 의심하고 추방하는 사회, 퇴직연금제도와 사회보장제도의 기존 성과를 새삼 문제 삼는 사회, 언론 매체가 부자들에게 장악된 사회, 국가의 최고 영역까지 금권의 충복들이 장악한 사회, 금권이 전에 없이 거대하고 오만해진 사회, 은행의 주주와 경영진이 고액…
트루맛쇼
어느 날 ‘트루맛쇼’의 감독이라는 분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첫 통화에서 그는 영화에 대한 이야기보다 그의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동안 펼쳐 놓았다. 1인 미디어와 관련된 표현의 자유에 새 세상을 꼭 열어 보고 싶다던 그의 꿈. 듣기에도, 상상하기에도 꽤 근사했다. 하지만 영화를 너무 잘 만들었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내부고발자의 존재 자체가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일까. 한 지상파 방송국은 영화 개봉 1주일을 앞두고 급하게 이 영화에 대하여 상영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였다.지상파, 트루맛쇼 가처분 신청하지만 이 상영
소셜 네트워크는 쉽다?
소셜 네트워크는 쉽다. 맞는 말이다. 계정만 만들면 금방 시작할 수 있으니까.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했다. 녹록지 않은 일이었다. 홈페이지를 전문으로 개발해주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던 이유다.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는 계정만 만들면 된다. 이미 구축돼 있는 플랫폼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그것도 스스로 독자를 찾아나서 직접 대화를 나누는 플랫폼이다. 홈페이지처럼 독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구조가 아니다. 매우 효율적이다.소셜 네트워크에 진입하는 데 필요한 건 이메일 계정 뿐이다. 이메일
마음 속 보도지침
땡전뉴스와 보도지침이 공식으로 지배하던 1980년대 중반, 나는 1년여 뉴스데스크의 단신모음 코너인 ‘보도국입니다’를 맡았다. 독자들이 신문 맨 아래 1단부터 봤듯이, 시청자들은 땡전을 피해 오후 9시15분 이후 뉴스를 보기 시작해 보도국 코너와 이어지는 김동완 통보관의 날씨예보를 열심히 봤다. 이 코너에는 보도지침에서 1단이나 노비디오로 처리하라는 기사, 곧 국민 마음의 톱뉴스와 중요기사가 대부분 처리됐다. 그 덕택에 나는 진짜 뉴스를 전하는 ‘새끼앵커’로 각인돼 출입처에서 “
‘나는 가수다’ 잔혹한 게임규칙을 바꿔라
MBC 우리들의 일밤 ‘서바이벌-나는 가수다’ 열풍이 뜨겁다. 매주 방송 될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하는 가수들의 공연은 어느 콘서트나 음악프로그램보다 시청자들을 감동에 빠뜨린다. 나 역시 ‘나가수’의 팬이다. 임재범, 박정현, 김연우, BMK 등 나한테는 낯설던 가수들의 가창력에 놀라고 그들의 열렬한 지지자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해 한 가지 가시지 않는 의문이 있다. “왜 꼭 꼴등을 탈락시키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었는가?” 하는 의문이다.시청자들의
쥐그림 판결
“세계가 대한민국을 주목합니다”라는 문구 밑 청사초롱이 그려져 있던 밋밋하던 G20포스터에 어느 한 대학강사가 그려 넣었던 낙서. 한 손으로는 청사초롱을 들고 있던 근엄하게 생긴 쥐는 작년 가을 G20 행사를 국가 치적으로 강조하던 행정부 수반을 직접적으로 연상시키는 모습이었다. 우연히도 G20의 G와도 비슷하지만, 쥐 낙서를 보던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대담하게도 쥐로 변한 대통령 이미지가 떠올랐을 것 같다. 어느 가을밤 공공 안내문에 찍힌 이 낙서들은 누군가로부터는 범국가적인 행사에 심했다는 비난을 받거나
방송사, 빗장을 열면 기회가 생긴다
어느 방송사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뉴스미디어에 관한 강연을 갔을 때 얘기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 응답 시간이 되자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던 한 담당자는 대뜸 “SNS를 이용해서 프로그램 시청률을 올리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나의 대답은 이랬다. “정말 답답합니다. 온통 꽁꽁 닫아 걸어놓고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좋겠다? 시청률을 올리려면 ‘오픈’하세요.”무슨 말일까? 국내 방송국들은 빗장을 꽁꽁 걸어 잠그고 있다. 자체 제작한 프로그램을 자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