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청소년 20만명 시대
최근 10대 청소년들의 범죄 수준이 어른 뺨칠 정도라는 뉴스를 보았다. 마트에 들어와 금고를 통째로 들고 달아나거나, 휴대전화 매장에서 스마트폰을 20초 만에 싹쓸이하는 대담함은 그렇다고 치자.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 합의금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3년 간 1억원을 챙겼다는 10대들, 또래 소녀에게 성매매를 시킨 뒤 상대 남성을 협박해 돈을 빼앗았다는 10대들 이야기를 접하고 나면 무슨 성인 범죄 집단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섬뜩하다. 이들은 거의 대부분 가정을 떠난 가출 청소년이다. 놀랍게도 국내엔 이런 가출 청소년이 20만명이나 된다
게리 새모어 총장의 조언
게리 새모어 하버드대 벨퍼과학국제문제연구소 사무총장은 지난 20년간 한반도 안보상황을 지켜본 미국의 대량살상무기(WMD)전문가다. 1차 북핵위기 당시인 1993~1994년 미북 제네바 합의가 맺어질 때 미국 대표단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미국에서 영향력이 큰 외교협회(CFR)의 부회장을 거쳐서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발탁돼 백악관 WMD 정책조정관(차관급)으로 일했다. 지난 4년간 오바마 대통령이 WMD와 관련된 결정을 내릴 때 그를 보좌했었다. ‘핵 없는 세상’을 주창한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을 누구보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에 맞는 봄
북한 미사일 정국 등 한반도 긴장 상황에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한·중·일 동북아 3국 순방을 마무리했다. 최근 일련의 상황은 한반도 문제에 대한 미·중 두 나라의 자기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아니나다를까 미국 공화당의 매케인 상원 의원은 이번 사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의 위협이라기보다는 중국이라고 적시했다. 케리 장관이 중국에서 더 큰 대북 압박을 요구했으나 일단 미·중 양국이 ‘평화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함께 해결하자’는
진주의료원 노조는 왜 ‘강성 귀족’으로 공격받는가
새누리당 소속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처음 진주의료원 폐업 방침을 밝힌 2월26일에는 ‘지나친 누적 적자’가 원인이라고 했다. 그러다 4월3일 휴업을 발표하면서는 ‘강성 귀족 노조’로 탓을 돌렸다.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 귀족 노조의 병원이며 이를 위해 혈세를 낭비할 수는 없다.”진주의료원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6년 동안 임금 동결 상태다. 체불 임금 또한 일곱 달치를 넘는다. 대부분이 2000만~3000만원 빚을 졌으며, 대리운전 알바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빛의 속도’로 혁신되는 소프트웨어
예전에 미국 실리콘밸리의 페이스북 본사를 취재할 때였다. 이 회사 직원 한 명이 자신들에겐 크게 두 가지 과제가 주어진다고 했다. 첫째는 ‘스스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할 것’이고, 둘째는 ‘스스로 하기 싫은 일은 기계가 하도록 만들 것’이었다.페이스북의 요구는 단순하지만 강력했다. 이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못하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회사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는 페이스북 같은 직장에 다니기 위해서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참고 하는 대신,…
성접대 스캔들의 비극
하루 24시간은 크게 세 토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이 하루를 아무리 복잡하게 살지라도 3분의 1은 잠을 자고, 3분의 1은 일을 하며, 3분의 1은 생활을 한다. 그런데 잠을 자는 것과 일을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먹고 살기 위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하는 피할 수 없는 영역이다. 방정식으로 치면 고정 상수와 같다. 따라서 사람의 인생을 결정짓는 변수는 나머지 3분의 1인 ‘생활의 영역’이 된다. 이 영역을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색깔은 시간이 지나면서 확연히 달라진다. 어떤 사람을 판단하려면…
경제개혁 포기의 데자뷰
2002년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직후 캠프의 핵심인사들을 불렀다. 노 당시 당선인은 새정부 국정방향과 관련해 “정치·사회개혁을 반드시 하겠다”고 천명했다. 당시 자리를 같이한 인사는 “순간 경제개혁은 물 건너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결국 경제개혁을 주장한 인사들은 대부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배제됐다. 또 노 대통령은 얼마 뒤 “권력은 시장에게 넘어갔다”며 경제개혁 포기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2013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후회
최근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의 외아들이 정계에 입문한다는 뉴스를 들은 후, 2001년 그를 인터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부토 전 총리는 인터뷰를 위해서 만났던 외국의 지도자급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 중 한 명이다. 2001년 5월 2일 기자는 서울의 최고급 호텔에서 얼굴이 유달리 하얀 부토 전 총리와 악수했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화여대 강연을 위해 방한했었다. 영국식 악센트의 영어를 구사하는 그는 화려하고 당당했다. 그를 처음 봤을 때 ‘망명 중인 정치인이 어디에서 돈이 나서 이렇게 화려
평양의 악동들, 잘못된 만남?
역시 그답다. 북한의 새내기 지도자 김정은 말이다. 그가 미국 프로농구계(NBA)의 ‘악동’ 로드먼을 만났다. 서로 파안대소하는 대화 장면은 물론 포옹까지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미국 등 서방 사회는 김정은을 장거리 로켓과 핵을 갖고 불장난을 치는 악동으로 대해 왔다. 그렇다면 악동끼리의 만남이다. 농구 코트에서 로드먼의 일탈 행동은 익숙하다 못해 친근하다. 김정은과 서로 어긋맞긴 목과 손의 문신 자국이 뚜렷하다. 입, 코, 귀의 피어싱도 가관이다. 극은 극과 통한다? 아니면 유유상종인가? 로드먼은 세계 언론
민주주의 전당, 마산에는 ‘개 발에 닭 알’
민주주의 전당이 있다. 2001년 6월 28일 국회를 통과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법’에 건립한다고 돼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7년 대선 과정에서 광주에 짓겠다고 공약했고, 박근혜 현 대통령은 2012년 11월 28일 마산에 짓겠다고 공약했다.어쨌든 민주주의 전당을 마산에 두자는 얘기는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좋겠다. 마산이 독재를 물리치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적 사건인 3·15의거와 10·18부마민주항쟁의 고장이기는 하지만, 지금은 민주주의 또는 반독재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