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다음날 열린 20차 촛불집회. ‘공정방송’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이용마 MBC 해직기자의 연설이 우리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사회적 적폐를 청산하는 출발점은 검찰과 언론을 개혁하는 것”이라며, 검찰과 언론이 제 역할과 본분을 다했더라면 시민들이 추운 겨울, 차가운 광장에서 다섯 달 가까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는 것이 재벌, 관료, 노동의 문제 등 모든 사회적 적폐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국론분열을 조장할 텐가
‘광장이 갈라졌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박 대통령의 탄핵·구속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집회가 매주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한쪽은 촛불을 들고 탄핵을 촉구하고, 다른 한쪽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반대를 외치자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촛불 VS 태극기 격돌’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부각시켜 보도했다. 똑같이 11명의 선수들이 공정하게 시합하는 축구경기처럼 마치 진보와 보수의 아이콘이 50:50으로 대결하는 모양새로 묘사한 것이다.비정상 상태인 공영방송도 마찬가지다. MBC를 비
MBC ‘비정상화 장본인’이 사장이라니
MBC 보도를 불신하게 만든 장본인이 사장에 임명됐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김장겸 사장이 누구인가. MBC 막내기자들이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린 반성문에서 보도정상화를 위해 사퇴를 촉구한 인물이다. 막내기자들은 왜 그를 MBC를 비정상으로 만든 인물로 보았는가. 그의 과거 행적이 말해준다. 보도국장이던 2014년 세월호 유족을 가리켜 ‘깡패’라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선 보도본부장으로서 축소·왜곡·편파 보도를 지휘하며 “MBC가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엉뚱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 비판
방송파괴 공범들이 사장 되도록 놔둘 것인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3일 MBC 사장 선임과 주주총회를 강행한다고 한다. 방문진은 이미 지난 16일 MBC 사장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문철호 부산MBC 사장,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이 그들이다. 우리는 이미 방송문화진흥회와 MBC 사장에 지원한 후보자들 모두 현재 MBC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한 공범으로서 사장에 응모할 자격도, 선임할 자격도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3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자 면면을 보니 더욱 기가 막힌다. 문철호 부산MBC 사장은 2012년 MBC의 17
한 젊은 기자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는 2년차 젊은 기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무너진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몸도 정신도 너무 망가져서 더 이상 힘이 나질 않는다”고 유서에 썼을까.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두고 동료들은 신생 언론에 배타적인 출입처 장벽과 실적 압박이 낳은 참사라고 전했다.출입기자단의 카르텔이 앳된 기자의 청춘을 앗아갔다니 참담할 뿐이다. 부산에서 법원과 검찰을 출입하던 그는 법조기자단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자실 출입을 못했고, 브리핑은 물론이고 공소장, 판결문조차 제대로 제공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알음
MBC 파탄 공범들, 사장 응모·선임 자격 없다
“여러 매체가 왜곡·조작 방송을 하니 애국시민들이 미흡하지만 MBC만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이사회에서 한 발언이다. 고 이사장이 ‘애국시민’으로 지칭한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현실의 맥락에서 이들은 어버이연합, 박사모 등과 같은 소수 극우 집단을 의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광한 현 MBC 사장은 “중립성을 지키는 뉴스 기조가 시청률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자평으로 화답했다고 한다.그렇게 자랑스럽다니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전까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재벌 총수 살리려 특검 때리는 언론
‘탄핵 유탄…기업하기 두려운 대한민국’ ‘경제 파장보다 광장 정서 선택한 특검’ ‘3류정치의 덫…참 기업하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 특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주요 경제지들이 뽑은 제목이다. 사설 제목은 더 강경하다. ‘우리는 특검의 정당성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이재용 구속으로 승부보려는 박영수 특검의 집착’. 특검이 법치와 사법정의를 파괴했다는 논리를 펴며 공세에 나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소환된 직후부터 ‘경제위기론’을 부채질하며 불구속 수사 방향까지 제시한 이들 신문들은 특검법이 위헌적 법률이
경제권력에 종속된 언론들 반성하라
‘헤지펀드 공세강화에 국민연금 제 역할 할 때다’, ‘커지는 국민연금 백기사 역할론’, ‘국민연금, 투기자본 편에 서면 안 된다’, ‘미·일서 사냥 끝낸 헤지펀드 이제는 한국서 먹잇감 노려’, ‘투기자본 놀이터 된 한국, 경영권 승계기업 집중 표적’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논란이 뜨겁던 지난 2015년 주요 매체의 기사와 사설 제목이다. 경제지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은 합병안을 반대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는 ‘하이에나’로 규정했다.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연금
MBC 보도책임자들, 부끄럽지도 않나
관성화된 실천은 체제를 재생산한다. 재생산의 고리를 깨기 위해서는 관성화된 실천을 혁신해야 한다. 그러나 체제의 문법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실천이 어떤 면에서 관성화된 것인지 명확하게 관찰하기 어렵다. 또 어느 정도는 관찰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관성들이 어떻게 해서 형성·정착돼 온 것인지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바꾸고 혁신하자는 주장을 펼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어떠한 체제나 조직이든, ‘막내’라는 이들의 목소리, ‘젊은 구성원’이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중요하다. 이들은 체제의 문법에 덜 길들여졌기에 기존 구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자
정유년 붉은 해가 솟았다. 1000만을 넘긴 촛불은 거리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특권과 반칙을 몰아내자는 함성이 거리를 메웠다. 공정하고 원칙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광장에 넘쳤다.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진 구태에 몸서리친 시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기 시작했다. 언론도 촛불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오늘 우리는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언론회복 운동을 시작한다.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언론 스스로 권력으로 군림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반성문이다. 저널리즘 회복은 기자 바로서기다. 기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