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젊은 기자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
좋은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는 2년차 젊은 기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가슴이 무너진다.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몸도 정신도 너무 망가져서 더 이상 힘이 나질 않는다”고 유서에 썼을까.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두고 동료들은 신생 언론에 배타적인 출입처 장벽과 실적 압박이 낳은 참사라고 전했다.출입기자단의 카르텔이 앳된 기자의 청춘을 앗아갔다니 참담할 뿐이다. 부산에서 법원과 검찰을 출입하던 그는 법조기자단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기자실 출입을 못했고, 브리핑은 물론이고 공소장, 판결문조차 제대로 제공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알음
MBC 파탄 공범들, 사장 응모·선임 자격 없다
“여러 매체가 왜곡·조작 방송을 하니 애국시민들이 미흡하지만 MBC만 보고 있다.” 지난달 19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이사회에서 한 발언이다. 고 이사장이 ‘애국시민’으로 지칭한 이들이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현실의 맥락에서 이들은 어버이연합, 박사모 등과 같은 소수 극우 집단을 의미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안광한 현 MBC 사장은 “중립성을 지키는 뉴스 기조가 시청률 측면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자평으로 화답했다고 한다.그렇게 자랑스럽다니 한 번 물어보고 싶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전까지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재벌 총수 살리려 특검 때리는 언론
‘탄핵 유탄…기업하기 두려운 대한민국’ ‘경제 파장보다 광장 정서 선택한 특검’ ‘3류정치의 덫…참 기업하기 힘든 나라, 대한민국’. 특검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주요 경제지들이 뽑은 제목이다. 사설 제목은 더 강경하다. ‘우리는 특검의 정당성을 의심하기에 이르렀다’ ‘이재용 구속으로 승부보려는 박영수 특검의 집착’. 특검이 법치와 사법정의를 파괴했다는 논리를 펴며 공세에 나섰다. 이재용 부회장이 특검에 소환된 직후부터 ‘경제위기론’을 부채질하며 불구속 수사 방향까지 제시한 이들 신문들은 특검법이 위헌적 법률이
경제권력에 종속된 언론들 반성하라
‘헤지펀드 공세강화에 국민연금 제 역할 할 때다’, ‘커지는 국민연금 백기사 역할론’, ‘국민연금, 투기자본 편에 서면 안 된다’, ‘미·일서 사냥 끝낸 헤지펀드 이제는 한국서 먹잇감 노려’, ‘투기자본 놀이터 된 한국, 경영권 승계기업 집중 표적’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논란이 뜨겁던 지난 2015년 주요 매체의 기사와 사설 제목이다. 경제지를 비롯한 대다수 언론은 합병안을 반대한 글로벌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를 단기 수익에만 집착하는 ‘하이에나’로 규정했다. 삼성물산 지분 11.21%를 보유해 캐스팅보트를 쥐었던 국민연금
MBC 보도책임자들, 부끄럽지도 않나
관성화된 실천은 체제를 재생산한다. 재생산의 고리를 깨기 위해서는 관성화된 실천을 혁신해야 한다. 그러나 체제의 문법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실천이 어떤 면에서 관성화된 것인지 명확하게 관찰하기 어렵다. 또 어느 정도는 관찰하고 있다 하더라도 그런 관성들이 어떻게 해서 형성·정착돼 온 것인지 잘 알고 있기에, 그것을 바꾸고 혁신하자는 주장을 펼 용기를 내기가 쉽지 않다.그래서 어떠한 체제나 조직이든, ‘막내’라는 이들의 목소리, ‘젊은 구성원’이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중요하다. 이들은 체제의 문법에 덜 길들여졌기에 기존 구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자
정유년 붉은 해가 솟았다. 1000만을 넘긴 촛불은 거리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특권과 반칙을 몰아내자는 함성이 거리를 메웠다. 공정하고 원칙이 바로 선 나라를 만들자는 목소리가 광장에 넘쳤다. 박정희-박근혜로 이어진 구태에 몸서리친 시민들은 새로운 사회를 꿈꾸기 시작했다. 언론도 촛불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있다.오늘 우리는 ‘저널리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언론회복 운동을 시작한다. 권력의 감시자가 아니라 언론 스스로 권력으로 군림하지 않았는지 돌아보는 반성문이다. 저널리즘 회복은 기자 바로서기다. 기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 기
언론통제로 ‘권력의 가면’ 감추려하지 마라
“취재팀은 보도를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어떤 후회도 없다. 역사를 기록할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도 달게 받기로 했다. 권력은 영원하지 않고 시간은 진실의 편이라고 믿는다. 진실의 순간은 도둑같이 올 것이다.” 2014년 ‘정윤회 문건’을 보도했던 세계일보 박현준 기자가 지난해 3월 관훈저널에 기고한 글이다. 그의 ‘예언’대로 진실의 순간이 도둑처럼 찾아왔다. 정윤회가 아닌 최순실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정부의 온갖 부정과 부패가 드러났고,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당했다. 2년 전, ‘국정농단’을 밝혀낼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그러지 못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보도 멈출 수 없다
거짓은 정의를 이길 수 없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헌법을 유린한 대통령에 맞서 촛불을 켠 위대한 국민의 승리였다. 국회와 광화문 광장, 전국 방방곡곡에서 촛불을 든 시민들은 환호했다. 청와대 하늘을 향해 축포를 쏘아 올렸다. 청와대는 깊은 어둠에 휩싸였다. 대통령은 유폐됐고, 헌법재판소의 결정만을 기다리고 있다.우리는 1달 넘게 광장에 대통령을 소환했다.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박근혜 게이트로 명명하며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헌법수호의 약속을 팽개친 채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적시된 대통령은 자격
KBS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다
고대영 KBS 사장의 입에서 “답변하지 마!”라는 반말이 튀어나올 때 보다 확실해졌다. 지난 10월11일 국정감사장에서 나온 고 사장의 안하무인격 지시는 KBS 보도본부장이 보도총책임자가 아닌 사장의 명령을 따르는 존재에 불과하며 KBS에서 사장은 조직의 보스처럼 군림한다고 봐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걸 극명하게 보여줬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행동이 이 정도인데 KBS에서 어떨지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이래라저래라 노골적으로 간섭해도 ‘예스맨’이 돼버린 보도본부 수뇌부는 사장의 뜻에 동조하고 복종하지 않았을까. 그러면서 입바른
MBC는 도대체 어떤 언론사인가
4.2/3.7/3.7/3.3/5.9 그리고 4.0. 언뜻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인가 싶은 이 수치는, 지난주 내내 그리고 지난 월요일의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이다(TNmS 수도권 기준). 물론 시청률이라는 결과에는 여러 복합적인 변수가 개입되므로 단순히 특정 기간의 시청률을 뉴스 경쟁력 하락과 인과적으로 연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 사건 이후 3~4%대로 고착화되는 듯한 ‘MBC뉴스’의 시청률이 상징하는 바는 분명히 있다. JTBC를 위시한 종편 뉴스의 시청률이 급등하고 신문 구독자 수, 각 언론사의 페이지뷰가 급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