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탄압하는 MBC는 침몰하고 있다
지난해 MBC에서 벌어진 일이다. 뉴스데스크의 서로 다른 리포트에 방송된 ‘복수’의 취재원 육성이, 사실은 ‘동일 인물’인 것 같다는 제보가 기자협회와 노조에 전달되었다. 날짜와 기사 내용이 전혀 다른데도, 한 인물의 육성이 여러 인물의 육성인 것처럼 조작된 것 같다는 제보였다. 방송뉴스의 신뢰성 자체를 흔드는 중대한 의혹이다. 확인 결과 기자협회와 노조는 제보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 보도국을 향해 진상 파악을 촉구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감사에 나선 MBC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국의 1차 의뢰 결과 두
공영방송 개혁, 말잔치로 끝나선 안된다
19대 대선후보 등록이 끝나면서 그동안 두루뭉술했던 후보들의 공약도 점점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 정치의 낡은 패러다임을 깨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야 하는 선거인만큼, 어느 때보다 후보들이 제시하는 새로운 사회에 대한 비전과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무너져 존재감을 잃어버린 공영방송 역시 바로 세워야 할 시급한 영역 중 하나다. 다행스럽게도 대선 후보들은 공영방송 개혁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가 공동으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다섯 명의 대선 후보들은 모두 “공영방
언론개혁은 적폐청산 마중물이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언론계 안팎에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해직 언론인 복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시도가 파업으로 이어졌고,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를 외치며 공정성 투쟁을 벌였던 다수 언론인들이 부당하게 해고되거나 징계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유화된 공영방송은 감시기능을 잃고 대중의 신뢰에서 멀어지며 존재가치를 상실했다.5년이 지나 19대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도 이들 현안은 한 발짝도 개선된 게 없다. 노종면, 현덕수, 조승호 등 YTN 기자 3명은 지난 2008년 해고된 이후 3000일이…
조급증 버려야 디지털 전환 성공한다
중앙일보의 전면적 디지털 이행 선언에 언론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일보는 지난달 28일 디지털 혁신 설명회를 열고 콘텐츠 제작의 무게중심을 종이신문에서 디지털로 옮긴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자들은 지면이 아니라 온라인 중심으로 기사를 쓰고, 차장·부장급으로 이뤄진 라이팅에디터 10명이 온라인 기사를 가공해 지면에 싣고 있다. 다수 섹션면을 폐지하고 일부는 본지에 삽입하는 방식으로 종이신문 지면을 줄였다. 국내 언론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지난 2014년 뉴욕타임스 ‘혁신보고서’가 나온 이후 국내 언론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침몰한 언론은 언제 인양될 것인가
우리는 열심히 얼쩡거렸다. 진도체육관은 ‘유족 반 기자 반’이 되었다. 우리는 우르르 몰려다니며 세월호에서 막 구조된 학생들을 쫓아다녔다. 혹시 기사가 될 만한 멘트를 딸 수 있을까 해서 마이크와 녹음기, 취재수첩 등을 들이댔다. 생사의 고비를 막 빠져나온 이들에게 ‘심경’이라는 것을 물었다. 희생자 가족 주변도 마찬가지였다. 얘기되는 사연이 있을까, 나만 ‘물 먹고’ 있는 기삿거리가 있을까, 혹시 특종을 가지고 있나 하는 마음가짐으로 얼쩡거렸다. 욕 먹고 쫓겨나도 동료가 들어가면 또 슬그머니 따라 들어갔다. 영상을 확보해야 한다며
팩트체크가 가짜뉴스를 물리치는 시작이다
‘가짜뉴스(fake news)’와 ‘사실 확인(fact check)’은 대선 정국에 들어선 대한민국 언론이 직면한 가장 큰 과제다.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뉴스의 매개체로 자리잡으면서 진실과 거짓은 뒤범벅되고, 뭐가 검증된 ‘진짜 뉴스’인지 갸우뚱할 경우가 많다.실제 미국 대선기간에는 “프란체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 “힐러리 클린턴이 테러단체인 IS에 무기를 팔았다” 등의 가짜뉴스가 본격 대두되며 유권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심지어 가짜뉴스의 공유·반응·댓글 건수가 미국 주요 언론사가 생산한 진짜뉴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된 다음날 열린 20차 촛불집회. ‘공정방송’ 파업을 이끌다 해고된 이용마 MBC 해직기자의 연설이 우리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사회적 적폐를 청산하는 출발점은 검찰과 언론을 개혁하는 것”이라며, 검찰과 언론이 제 역할과 본분을 다했더라면 시민들이 추운 겨울, 차가운 광장에서 다섯 달 가까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야 대한민국이 바로 선다. 검찰과 언론이 바로 서는 것이 재벌, 관료, 노동의 문제 등 모든 사회적 적폐를 해결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고 강조했다.
언론이 국론분열을 조장할 텐가
‘광장이 갈라졌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뒤 박 대통령의 탄핵·구속을 요구하는 촛불집회와 탄핵에 반대하는 친박집회가 매주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한쪽은 촛불을 들고 탄핵을 촉구하고, 다른 한쪽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반대를 외치자 보수언론과 경제지들은 ‘촛불 VS 태극기 격돌’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를 부각시켜 보도했다. 똑같이 11명의 선수들이 공정하게 시합하는 축구경기처럼 마치 진보와 보수의 아이콘이 50:50으로 대결하는 모양새로 묘사한 것이다.비정상 상태인 공영방송도 마찬가지다. MBC를 비
MBC ‘비정상화 장본인’이 사장이라니
MBC 보도를 불신하게 만든 장본인이 사장에 임명됐다.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 김장겸 사장이 누구인가. MBC 막내기자들이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린 반성문에서 보도정상화를 위해 사퇴를 촉구한 인물이다. 막내기자들은 왜 그를 MBC를 비정상으로 만든 인물로 보았는가. 그의 과거 행적이 말해준다. 보도국장이던 2014년 세월호 유족을 가리켜 ‘깡패’라는 발언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최순실 게이트 정국에선 보도본부장으로서 축소·왜곡·편파 보도를 지휘하며 “MBC가 중심을 잘 잡고 있다”는 엉뚱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 비판
방송파괴 공범들이 사장 되도록 놔둘 것인가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가 23일 MBC 사장 선임과 주주총회를 강행한다고 한다. 방문진은 이미 지난 16일 MBC 사장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바 있다. 문철호 부산MBC 사장, 권재홍 부사장, 김장겸 보도본부장이 그들이다. 우리는 이미 방송문화진흥회와 MBC 사장에 지원한 후보자들 모두 현재 MBC를 파탄 지경에 이르게 한 공범으로서 사장에 응모할 자격도, 선임할 자격도 없음을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3명으로 압축된 최종 후보자 면면을 보니 더욱 기가 막힌다. 문철호 부산MBC 사장은 2012년 MBC의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