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사장의 MBC에 바란다
부당해고로 오랜 세월 힘겨운 시절을 보냈던 해직 언론인이 사장으로 선임되어 복귀하는 모습은 그야말로 극적이었다. 그는 2012년 평조합원으로 참여했던 ‘170일 파업’에서 뚜렷한 이유 없이 해고됐고, 이후 백종문 부사장은 ‘증거가 없지만 해고했다’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돼 파문을 일으켰다. 어쨌든 최승호 신임 사장은 지난 세월 해직 언론인이었고 MBC에 출입도 못하며 사실상 부랑인 취급을 당했던 인물이다. 그런 그는 사장으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나머지 해직 언론인 5명에 대한 복직 조치를 취했다. MBC 사측의 상고로 대법원에 2
포털, ‘요약봇’ 기사 훼손 새겨들어야
4년 전 야후가 당시 17세 소년 닉 달로이시오가 만든 뉴스 요약 애플리케이션 ‘섬리(Summly)’를 사들여 화제가 됐다. 인수가는 약 3000만 달러(330억원) 수준으로 추정됐다. 야후가 섬리를 사들인 것은 모바일에서 긴 글을 짧게 요약해주는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모바일 시대, 요약의 욕구는 본능에 가깝다. 독서율은 하락하지만 책 감상평을 들려주는 ‘북튜버’가 인기를 끈다. 긴 기사를 스크롤을 내려 끝까지 읽지 않는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끌기 위해 뉴스를 보기 좋게 요약한 카드뉴스 등의 포맷이 개발
비리 복마전 KBS 이사회부터 정상화해야
지난 24일 감사원은 KBS 이사진에 대한 감사를 벌여 업무추진비 2억여원이 부당하게 집행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원이 방송통신위원회에 KBS 이사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요구함에 따라 일부 이사 해임이나 이사연임추천 배제 등의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KBS 이사들의 업무추진비 부당집행 사례는 가히 충격적이다. 재직기간 2년 동안 사용한 업무추진비 2억5000여만원 가운데 87%에 해당하는 2억800만원이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거나 사적으로 쓰는 등 기본적인 회계규정조차 지키지 않았다. 수십 차례 집 근처 배달음식점에서 배달음식
감사원 감사가 적폐라는 KBS 이사장의 황당 주장
정상화의 길로 들어선 MBC가 공영방송 재건에 몰두하는 사이 3달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KBS 상황이 여전히 안갯속이다. 고대영 KBS 사장은 방송법 개정을 사퇴 조건으로 걸고 사실상 버티기를 하고 있고, 함께 퇴진 압박을 받아온 이인호 KBS 이사장은 공영방송을 지키기 위해 사퇴하지 않겠다는 궤변을 늘어놓으면서 자리보전에 나섰다.이인호 이사장은 지난주 입장문을 통해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 확보를 주장하며 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다. 파업 중인 노조에 ‘방송장악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는 새 정권의 홍위병’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가
사필귀정·만시지탄의 김장겸 해임
공영방송 파괴의 산 역사이자 증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김장겸 MBC 사장이 지난 13일 해임됐다. 방송문화진흥회는 이날 이사회를 소집해 김 사장에 대한 해임안을 의결했고, 당일 저녁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 해임안이 확정됐다.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72일간 총파업을 벌여온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오전 9시부로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그러나 보도부문의 경우는 김장겸 체제에서 선임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보직부장 등의 일괄사퇴를 요구하며 제작거부 형태의 쟁의행위를 이어갈 방침이다.우리가 올해 초 선임 당시부터 지적
뒷짐진 KBS, ‘언론 정상화’ 시대적 요구 직시하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어 고영주 이사장에 대한 불신임안과 이사 해임 건의안을 가결했다. 김장겸 MBC 사장 해임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방문진에는 김장겸 사장 해임결의안도 제출돼 있다. 이사회 참석 인원과 관계없이 이사 9명 가운데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권 이사가 찬성하면 안건이 가결된다. 소수 야권이사가 법원에 이사회 소집 무효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이사회 소집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김장겸 사장 해임은 사실상 시간문제다. 두 달 넘게 총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MBC가 정상화의 길로 한 발 내딛었다는
촛불이 만든 언론, 권력 감시자 거듭나야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연인원 1700만명이 참여, 권력을 사유화해 온 권력자를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시민들이 쫓아낸 촛불집회 1주년 시작을 즈음해, 주요 언론 매체들이 잇따라 그 의의와 한계를 성찰하고 있다. 헌법 1조가 상징하는 국민주권의 작동원리를 실감하게 해 준 시민혁명, 시민 개개인이 정치 참여의 효용성을 체득하게 해 준 민주주의의 학습장, 화석화된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한 계기 등 말의 성찬이 한창이다. 시민의 힘으로 불법을 저지른 권력자를 징치했다는, 목표
퇴진 이유 차고 넘치는데 왜 머뭇거리나
자진사퇴 분위기가 감지되던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다시 버티기 모드로 전환한 분위기다. 고 이사장은 어제 오후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잘못한 것이 없는데 물러날 이유가 없다. 자진사퇴할 의사가 전혀 없다”며 강경한 의사를 밝혔다. 고 이사장은 지난주 구 여권 추천 김원배 이사가 사퇴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진사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혀온 바 있는데, 태도가 다시 달라진 것이다. 우리가 누차 강조해왔다시피 고 이사장의 퇴진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는 감사로 방문진에 입성한 2012년 이후 줄곧 M
사장 임명동의제, 낡은 SBS와 결별의 시작
SBS 노조와 대주주가 지난 13일 ‘사장 임명동의제’에 합의했다. 대표이사 사장을 임명할 때 SBS 재적 인원의 60% 이상이 반대하면 임명을 철회하는 제도다. 또 편성, 시사교양 최고 책임자는 각 부문인원의 60%가 반대할 경우, 보도부문 최고책임자는 50%가 반대하면 임명할 수 없다. 노사는 이번 합의를 사회적으로 보증받자는 차원에서 연말 예정된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위원회에 합의문을 제출하기로 했다. 전례없는 사장 임명동의제는 공정보도 등 저널리즘 본령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간 윤세영 전 SBS 회장 일가는 자신들의
KBS 이사진 비리는 국민 기만 행위다
KBS 파업이 38일차에 접어들었다.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에도 직원들은 공정방송에 대한 열망으로 파업을 하루하루 이어가고 있다. 최근 드러난 KBS 이사진의 비리는 이런 상황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집회 중인 KBS 직원들 옆에서 손으로 ‘V자’를 그려 기념사진을 찍고, 집회 구호에 맞춰 리듬을 타는 등의 조롱 행위로 물의를 빚었던 강규형 KBS 이사가 이번엔 업무추진비를 유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이사가 지난 2년 동안 법인카드로 지출한 2500만원 가운데 537만원에 해당하는 액수다. KBS는 사규에 따라 이사직을 수행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