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대처서 돋보인 한민족 지혜, 사태 후에도 빛나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과 유럽으로 빠르게 번지면서 지구촌 전체가 공포에 떨고 있는 중에도 우리 한민족은 지혜롭게 대처하고 있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확실히 그렇다.한반도 남쪽의 대한민국은 국경 통제나 입국 금지 같은 극단적 조처 없이 개방 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신속한 진단키트 보급과 드라이브스루(Drive through)·워크스루(Walk through) 같은 독창적인 검사법 도입으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비상식적인 일부 종교단체를 제외한 대다수 시민은 서로를 배려하는 성숙한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는 파탄이고 우리 경제는 망할 거라는 분들에게
‘이런 추석은 처음’이었다가, ‘이런 설이 처음’이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이런 불경기가 처음’입니다. 자영업은 대란, 중소기업은 몰락, 경제는 파탄이라고 하네요. 그런데 골프장은 손님이 넘쳐납니다. 회원권 가격은 오히려 올랐습니다. 7000만원이 넘는 현대차의 GV80은 10일 만에 2만대가 팔렸습니다. 벤츠는 더 잘 팔립니다. 지난해 7만8000대, 7조원어치가 팔렸습니다.(덕분에 우리 국민은 이제 K5보다 벤츠 E시리즈를 더 많이 탄다) 참 이상합니다.그런데 어렵고 망한다는 업종들 대부분이 재래업종들입니다. 치킨집에서 방직
언론서 더 많은 여성 전문가를 보고 싶다
50일넘게코로나19사태를취재하며보도하고있다.매일질병관리본부의브리핑을 보며미지의영역최전방에선정은경본부장의입을쫓는다.기자들이쏟아내는질문을꼼꼼히적어뒀다가군더더기없이설명하는그의모습은이미여러보도를통해호평을받은터다.국가적·세계적재난상황에서이를판단하고분석하며이끄는이가여성인 게 사뭇새롭게느껴진다고,이런여성의모습을볼수있어다행이라고동료기자몇몇과이야기를주고받곤했다. 취재하면서여성전문가를만날일은남성을만날기회에견주면아직도매우적다.당장언론에서여성전문가의목소리를얼마나마주하는지떠올려보라.그나마여성이슈를포함한시민사회계나문화예술분야를덜어내면그수는더욱줄어든다.정치·
10년 전과 달라진 게 없다
2010년 언론고시를 한창 볼 당시, 단골 논술 주제는 ‘뉴미디어 시대 언론의 역할과 과제’였다. 2020년, 기자가 하는 일은 10년 전 수습 티 풀풀 나던 때와 별반 차이가 없다.뉴스 소비 형태는 지난 10년간 무섭게 변했다. 신문과 TV 대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에서 궁금한 뉴스를 검색, 골라서 본다. 언론사는 치열한 데스크 회의 끝에 아이템과 순서를 정한다지만 이는 ‘기자 생각에 중요한 뉴스’ 서열을 매긴 것일 뿐이다. 필자 개인 유튜브에 “한국 언론의 문제가 무엇일까?”라는 영상을 올려 구독자 의견을 구했다. 100개가 넘는
미안하다고 말 해
50년 전 달 탐사를 떠난 아폴로 13호의 산소 탱크가 터졌을 때, 우주비행사들이 미국 휴스턴에 있는 NASA 관제센터를 향해 외쳤다. “Houston, We’ve had a problem(휴스턴, 문제가 생겼다.)”휴스턴에 문제가 또 생겼다. 이번엔 야구다. 2017년 월드시리즈 우승팀인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사인 훔치기’를 일삼았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불법엔 쓰레기통부터 카메라까지 온갖 수단이 총동원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 조사 결과 애스트로스 선수들은 외야 펜스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 상대 팀 사인을 간파한 뒤 타석에…
봉준호와 마틴 스코세이지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한국 영화 역사에 길이 남을 큰 잔치 뒤에는 거장 감독의 많은 명언이 남았다. ‘기생충’의 수상만큼 기쁜 일은 봉준호 감독의 작품과 발언들, 봉 감독이 헌사를 바친 많은 선배 거장들의 작품과 발언이 재조명되는 일이다. 국내 관객들도 함께 손에 땀을 쥐며 ‘오스카 레이스’를 응원하면서 자연스레 다양한 감독들의 명작이 알려지고 관객들은 더욱 풍요로워진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특히 봉 감독이 감독상 수상 소감으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명언을 언급하며 헌사를 바치자 스코세이지의
기상청을 위한 변명
“기상청도 체육대회 날 비 맞았다는데 뭐.”날씨 예보가 빗나갈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스갯소리다. 최고 기상 전문가가 모인 기상청 직원들이 체육대회 날에 비를 맞았다니 사실일까. 1994년 5월5일자 경향신문 기사 ‘기상청 비 피해 바꾼 행사날 또 비 내려 망신’에 따르면 1993년 10월과 1994년 5월 체육대회 때 비를 맞았다. “하필이면 우리 행사날 이렇게 비가 자주 오는지 모르겠다”는 관계자 인터뷰도 실렸다.날씨 예보가 와장창 틀리는 날이면 포털 사이트에는 불신의 댓글들이 쏟아진다. 여론의 뭇매도 피할 수 없다. 중계청,…
버핏의 투자, 페북의 지원
전설적인 투자자 워렌 버핏은 자신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헤서웨이의 주주총회에서 2012년부터 매년 작은 이벤트를 해왔다. 신문 던지기(newspaper tossing) 대회다. 약 10여 미터 떨어진 가정집 현관문 모형 앞으로 신문을 가장 정확하게 던지는 사람이 우승자다. ‘컴퓨터 두뇌’ 빌 게이츠도 사방팔방 신문 속지를 흩뿌리며 실패한 이 미션을, ‘신문배달 소년’이었던 버핏은 왕년의 실력을 뽐내며 완수하곤 했다. 주총에 이런 깜찍한 행사를 진행할 정도로 버핏의 신문 사랑은 유명하다. 어릴 적 투자 종잣돈의 원천이었기 때문만은 아니
전지적 검찰 시점과 불가지론 사이에서
‘조국 사태’ 이후 한국 저널리즘과 관련된 여러 질문이 공론장에 제기됐다. 그 중에서도 법조 담당 기자들에게 가장 큰 고민을 안긴 문제는 ‘수사 중인 사건 관련 기사를 어떤 관점에서 보도할 것인지’이다.지난해 12월 한국기자협회 등이 주최한 ‘조국 보도를 돌아보다’ 세미나에서 권석천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전지적 검찰 시점’의 문제를 제기했다. 권석천 논설위원은 피의사실 공표나 보도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검찰 취재가 그 자체로 문제는 아니다. 검찰 관점만으로 보는 것이 문제다. 전지적 검찰 시점은 국민의 알 권
2020 남북관계, 과감한 민간 교류로 정면돌파 해야
지난해 12월 초 북한이 ‘성탄선물’을 보내겠다고 한 뒤로 우리 국민은 매일 조심스럽게 택배함을 열어보는 심정으로 싱숭생숭한 연말을 보냈다. 선물은 없었고 2020년 새해는 그럭저럭 평온했다. 아무도 원치 않는 선물은 안 보내는 게 진짜 선물이다.나흘 간 열린 북한 조선노동당 전원회의 결정문에 23번 등장한 ‘정면돌파’를 놓고 해석이 분분했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새해 첫 공개행보로 비료공장을 방문함으로써 정면돌파가 자력부흥의 다른 표현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실어줬다. 풀어쓰자면 ‘미국과의 대화에만 매달리지 않고 사회주의 경제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