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해외파견 교환학생 성적 조작 실태
기획보도의 출발은 의심이었습니다. 해외파견 교환학생들이 AI 편집 프로그램으로 성적표를 위조해 학점을 인정받고, 1000만원에 달하는 교내외 장학금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기존에 목격했던 한국 사회의 다양한 성적 위조와 다른 형태였기 때문입니다. 교류대학이 많고, 해외 대학별로 성적표를 발급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단순 성적 조작 사례를 전하는 데에서 멈추기보단, 왜 이런 성적 조작이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일어나는지,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지 고민했습니다.두 달여 이상 의심을 두고 취재한 결
[이달의 기자상] 4·3 폭발사고 보고서 '장난감의 비극'
제주 기자라면 대부분 제주의 큰 아픔인 43을 공부하고 해마다 무얼 취재할지 고민합니다. 매년 43 특집을 하면서 수많은 과제와 직면하게 됐습니다.이 가운데 이번에 주목한 건 43 당시 군경이 버리고 간 폭발물을 장난감인 줄 알고 갖고 놀다 희생된 아이들이었습니다. 끔찍한 사건이었지만, 직접적인 피해가 아니다 보니 이들은 그동안 피해 조사 대상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숨진 형제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는 건 국가가 아닌 유족 개인의 몫이었습니다. 이마저도 43특별법이 정한 43 기간을 지나 숨졌다는 이유로 희생자로 인정되지 못한 사례도
MBC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 출국길 동행 취재 큰 파장
제403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8개 부문에 60편이 출품됐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시기라 총선 후보들을 검증한 기사들이 많았다. 치열한 토론 끝에 5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의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진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 피의자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의 출국금지 조치에도 주 호주대사로 임명돼 출국한 사실을 보도했다. 특히 이 전 대사의 출국길을 동행 취재해 파장이 컸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단독 기사라는 평가와…
[이달의 기자상] 이종섭 출국금지·대통령실 통화
이게 가능한 일이야?상식적인 의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수사를 받고 있는 사람이 국가를 대표해 대사직을 맡을 수 있는가? MBC 법조팀은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외압 의혹의 정점이었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대사 임명을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전 대사의 출국 금지와 피의자 입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했고, 여러 출처를 검증한 끝에 임명 당시 출국 금지 상태란 사실을 보도할 수 있었습니다.MBC 법조팀은 수사 외압 의혹이라는 사건의 본질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왜 이렇게 무리한 조치가 반복 됐는지, 윗선의 개입은 없었는지
[이달의 기자상] 12대 88의 사회를 넘자
10회에 걸친 본지 12대 88의 사회를 넘자 기획에는 각 회차마다 기사를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이 1명씩 등장합니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가명을 사용했지만, 모두 실존 인물입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한 것은 이들의 삶이었습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저희 특별취재팀(정한국조유미김윤주김민기한예나양승수 기자)은 그 지난한 이중구조 속에서 근로자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것을 참아내고 있고, 또 그래도 살기가 좀 낫다고 느낄 때는 언제인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우
[이달의 기자상] 구멍 뚫린 과적단속시스템 고발
과적 화물차 하면 떠오르는 말인 도로 위 흉기. 처음엔 참신한 표현이었지만 너무 자주 쓰이다 보니 요즘은 상투 어구가 됐습니다. 과적 사고가 그만큼 자주,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국은 단속을 계속하고 있고, 언론도 관련 기사를 쏟아냈지만 사고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딘가에 우리가 모르는 근본적인 허점이 있을 터였습니다.취재팀이 주목한 것은 과적 단속 검문소였습니다. 국토부에서 운영하는 과적 검문소들은 물류 단지를 중심으로 한 번쯤은 지나치도록 꽤 촘촘히 배치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과적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검문소가 제
[이달의 기자상] 제94회 한국어능력시험 암표상 사태
퇴근 후 무거운 몸을 침대로 끌고 와 누워 우연히 중국의 한 유명 SNS(샤오홍슈)에 접속했습니다. 켜자마자 보였던 키워드는 제94회 한국어능력시험과 대학 졸업을 못 하게 생겼다. 다행히도 기자는 중국어를 공부했던 터라 글쓴이가 쓴 글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큰 궁금증에 취재 아닌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글쓴이와의 대화를 통해 사정을 들어보니, 한국어능력시험을 보지 못해 졸업을 못하게 됐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예약제로 시험 신청이 가능한 한국어능력시험. 이른바 암표상(황니우)들이 시험장 자리 수백여 개를 예약, 선점한
[이달의 기자상] 좌표찍기 시달린 공무원 사망 사건
무거운 제보를 접했습니다. 민원에 시달린 젊은 공무원의 죽음이었습니다. 이어 취재한 내용은 더 무참했습니다. 김포시청에서 포트홀 보수공사 업무를 담당하던 고인의 신상이 인터넷 카페에 노출된 것도 모자라,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비난과 모욕의 타깃이 됐던 것입니다. 첫 보도부터 좌표찍기란 용어를 붙였습니다. 익명 뒤에 숨은 다수의 폭격에 시달리다 공무원이 숨진 것은 그동안 알고 있던 악성민원의 무게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이후 보도 방향은 악성민원 문제를 큰 줄기로 잡고, 나아지지 않는 공무원들의 근무 여건을 짚기로 했습니
[이달의 기자상] 양문석, 대학생 딸 사업자 대출로 아파트 빚 갚아
얼마 전 끝난 총선에서 양문석 당선인의 사업자 대출은 총선을 뒤흔드는 논란이었습니다. 시작은 양 당선인 딸이 11억원을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 받았다는 내용이었지만, 대학생들이 어떻게 거액의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지, 어떤 종류의 대출이었는지가 언론사들 취재 경쟁을 통해 하나하나 벗겨지면서 사건 실체는 드러났습니다.양 당선인의 대학생 딸이 사업자 대출로 11억원을 받았다는 것은 여러 언론이 취재해 보도한 내용이었습니다. 거기에 저희 취재진은 사업자 대출로 받은 돈으로 아파트 빚을 갚았다는 점과 은행 사후 점검 때 양문석 측이 허위 서
MBC '쿠팡 블랙리스트' 보도… 웹사이트 따로 만들어 접근성 높인 방식, 큰 호평
제402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모두 10개 부문에 50편이 출품됐다. 우수한 기사가 많아 6개 부문에서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특히 KBS전주와 전주MBC가 지역 취재보도부문과 지역 기획보도 방송부문에서 각각 수상해 눈길을 끌었다.취재보도1부문에서는 MBC 쿠팡 블랙리스트 16,450명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2개월에 이르는 기간 동안 꼼꼼한 취재로 기사 완성도를 높였으며 보도 후 여파가 현재까지 지속되는 등 영향력 측면에서도 돋보이는 기사라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웹사이트를 따로 만들어 리스트업된 사람들이 직접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