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주년 창립기념식 문창극 관훈클럽 총무 축사
작성자 : 사무국   작성일 : 2002-08-19 17:02:22
한국기자협회 38주년 기념식에 불러 주시고 이렇게 축사의 자리를 주신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저도 20여년 넘게 기자협회 회원이었고 매달 회비를 월급에서 공제 당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기자협회가 나를 위해 무엇을 해 주길래 이렇게 꼬박 꼬박 세금을 받아가나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결국 이렇게 축사하는 자리 값을 지불했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저는 우리 기자협회가 한국 언론을 위해 큰일을 해 주기를 바라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도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우리 기자협회가 해야 할 몇 가지 일을 나름대로 생각해 보았습니다.

먼저 요즘 우리 언론계가 겪고 있는 갈등과 내분 상황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픔니다. 우리는 비록 소속언론사는 달라도 서로를 선배, 후배로 부르는 전통을 갖고 있습니다. 이 전통은 우리가 소속회사를 넘어 함께 언론계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같은 목표를 갖고 함께 살아가는 동지라는 의식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언론계가 이 지경이 됐는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합니다. 세계 어디를 둘러봐도 언론끼리 이렇게 헐뜯고 싸우는 나라는 없습니다.

왜 우리는 이렇게 서로 미워하게 됐습니까? 이러한 분열은 무엇을,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저는 우리기자 협회가 이런 갈등을 해소시키는데 앞장 서 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서로를 존중하고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될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상대방의 생각에도 귀를 기울이는 관대함과 열린 마음을 가질 때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서로 마음속으로부터 상대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해 주는 겸손함을 가집시다. 언론계 스스로가 상대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국민을 향해 민주주의를 하라고 얘기를 할 수 있습니까.

저는 이상기 회장님을 비롯한 우리 임원진들이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언론계를 화합으로 이끌어 가실 능력이 있는 훌륭한 분들이라는 점을 믿고 있습니다.우리 다시 옛날처럼 선배, 후배를 부르며 우리의 언론계를 지켜 나갑시다.

저는 우리 기자협회가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제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기자협회는 언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과거 독재와 항거한 훌륭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면 어떤 때는 독재와 타협한 굴절의 역사도 함께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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