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조지폐 논란에 관한 한국기자협회 입장
작성자 : 사무국   작성일 : 2006-02-16 16:52:29
북한 위조지폐 논란에 관한 한국기자협회 입장
제53회 기자포럼을 마치고

북한 위조지폐 논란과 미국의 금융제재 속에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가운데 열린 제53회 기자포럼은 이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찾아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 시사점들이 북한 위폐 논란을 진정시키고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이 재가동시키기 위한 해법 마련에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첫째, 북한이 달러 위조에 관여하고 있다는 증거는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 발제자가 제시한 미국 재무부 2003년 위폐 보고서에는 위폐 제조 또는 유통의 혐의를 받는 여러 나라들이 거명돼 있지만 북한은 언급조차 돼 있지 않으며 북한 위폐 문제 제기의 선봉에 섰던 버시바우 주한미국 대사와 인터뷰한 인터넷 언론사 관계자는 그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 지난 2월10일 김성진 재경부 국제업무정책관은 국회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달러위폐가 국내에서 유통된다는 사실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둘째, 북한이 위조 달러의 돈세탁 창구로 활용될 개연성이 제기됐다.

- 북한이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골동품이나 비밀 자료 등이 외부로 유출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제조된 위조 달러가 북한에 유입됐으며, 지금도 북한 주민들의 달러 선호로 인해 외부로부터의 위조 달러 유입을 차단하는데 필요한 제도적 장치가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 탈북자들과 연변지역 취재 경험이 풍부한 몇몇 토론자는 미 정보당국 등의 사주를 받은 일부 탈북자들이 ‘북한 위조 달러’ 수집에 동원되고 있으며 이들이 그 진위를 확인할 수 없는 이런 저런 자료들을 수거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셋째, 북한은 달러 위조의 증거는 없지만 위조 달러를 유통시킨데 대한 부분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토론자는 북한이 과거 다량의 달러를 외부에 유통시키다 문제를 일으킨 적이 있으며 특히 외교관 등 공관원들이 이들 달러를 유통시키다 주재국으로부터 추방당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달러 위조 여부를 떠나 유통상의 책임을 지고 관계자들을 문책해야 한다는 세간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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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한국기자협회는 북한 위조지폐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하루빨리 한반도 핵 문제와 평화정착 문제를 논의할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미국은 증거도 없이 북한을 달러 위조국가로 낙인찍고 이를 이유로 금융제재에 나서는 등의 과도한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

- 미국은 그동안 일방적으로 북한을 ‘범죄정권’으로 매도하면서 북한과 거래하는 은행들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동함으로써 이제 막 개혁개방에 나서는 북한 경제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으로 하여금 6자회담에 나올 것을 종용하는 것은 한 손으로 상대의 목을 조르면서 다른 한 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이 진정 한반도 평화정착과 핵 문제 해결에 관심이 있다면 북한의 달러 위조를 전제로 한 금융제재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

둘째, 북한은 위조 달러 유통의 부분적 책임을 지고 사태해결에 협조할 것을 촉구한다.

- 북한은 그동안 제기됐던 위조 달러 유통 및 외교관 추방 사건 등에 대한 경위를 밝히고 위조 달러 유통에 고의성이 확인되는 경우 관계자들을 문책하며 위조 달러 유통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제시할 것을 권고한다.

셋째, 언론은 사실 보도에 중점을 두고 일방적 주장을 전달하는 보도행태를 지양해 줄 것을 당부한다.

- 그동안 국내외 언론은 북한의 달러 위조 혐의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이고 단편적인 주장들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함으로써 마치 북한이 달러 위조에 관여하고 있는 듯한 여론을 조장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06. 2. 16.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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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위폐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제53회 기자포럼(2006.2.14/프레스센터)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재단이 공동 주최하고 6.15공동위남측언론분과위원회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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