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시사저널 경영진은 편집권 유린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6-23 08:54:51
<성명서>

-시사저널 경영진은 편집권 유린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특정 기업체와 관련된 기사가 편집국장도 모르게 삭제된, 황당하고 상식을 벗어난 사태가 <시사저널>에서 벌어졌다. 문제가 된 기사는 ‘이학수 부회장 권력, 너무 비대해졌다’ 는 3쪽 짜리 삼성 관련 기사로 편집국장도 모르는 사이 광고로 대체되었다.

기사를 빼라는 경영진의 요구에 저항했던 편집국장은 이와 같은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고, 경영진은 이튿날 곧바로 사표를 수리해 버렸다고 한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기사를 날치기 삭제한 것도 모자라 이에 항의하는 국장의 사표를 즉각 수리한 것은, 삼성의 압력에 굴복해 편집국장을 몰아낸 편집권 강탈 사태”라며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시사저널> 편집국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지난 2월 8천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했을 때 ‘어떤 목소리든 겸허하게 귀 기울여 듣겠다’던 삼성 그룹의 대국민 호소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는데, 비판적인 기사 하나를 막아 보겠다고 그룹의 고위 인사가 분주히 움직이고, 그로 인해 결국 유력 주간지의 편집국장이 언론사를 떠나야 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시사저널>에서 벌어진 삼성 기사 삭제 사태는, 날로 위세를 더해가는 자본 권력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광고로 언론을 길들일 수 있다는 거대 자본 삼성의 오만한 태도가 한 치도 변하지 않았음을 이번 사례를 통해 확인한다.

광고를 무기로 편집권을 유린하려는 재벌의 외압으로부터 편집국을 지켜주기는커녕, 항의하는 국장을 앞장서 몰아낸 <시사저널> 경영진의 행태도 놀랍기 그지없다. 우리는 <시사저널> 경영진의 부당한 편집권 유린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번 사태가 어떻게 마무리되는지 냉정히 지켜볼 것이며, <시사저널> 기자들과 함께 편집권을 수호하기 위해 끝까지 함께 갈 것임을 천명한다.

2006년 6월 22일
한국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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